방탄소년단의 신곡 'Butter'

방탄소년단의 신곡 'Butter' ⓒ BIGHIT MUSIC

 
방탄소년단이 현지 시간 5월 23일 오후(한국시간 24일 오전) 열린 2021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s)에서 톱 듀오/그룹, 톱 셀링 송 등 등 4개의 부문을 수상했다. 방탄소년단의 쾌거를 9시 뉴스에서 접하는 것도 이제는 제법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올해에도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들의 한계를 넘어섰다. 지난해 8월 'Dynamite'를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면 올해에는 그래미 어워드에 후보로 올랐고, 단독 공연자로 나섰다. 오랜 전통을 가진 음악 잡지 '롤링스톤'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컴백과 동시에 낭보를 전한 방탄소년단은 새 앨범 역시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지금, 이들이 대면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은 어느 때보다 아쉽게 느껴질 만한 일이다.
 
'다이너마이트'와 무엇이 다를까?
 

방탄소년단이 신곡 'Butter'를 발표했다. 'Butter'는 최초 공개 이후 21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 뷰를 기록하는 등, 방탄소년단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팝스타 중 하나라는 사실을 확실히 했다. 'Butter'는 'Dynamite' 이후 두 번째로 내놓는 영어 곡이다. 동시에 'Butter'는 'Dynamite'의 낙관적이며 무해한 분위기 역시 계승하고 있다. 미국의 학부모들이 유독 열광했던 지점이 그대로 이어지는 셈이다.
 
티져 영상에서 공개되었듯이, 곡은 둔중한 베이스 리듬으로 시작된다. 많은 팬들은 이 부분에서 퀸(Queen)의 히트곡 'Another One Bites The Dust'를 떠올리기도 했다 (발매 직전 방탄소년단이 퀸의 노래를 샘플링했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지만, RM은 신곡 발표 기념 기자 회견에서 샘플링과 오마주는 없었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미니멀한 구성으로 시작해, 브루노 마스(Bruno Mars)와 프렌치 하우스를 연상시키는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점층적으로 더해진다.
 
'Dynamite'와 마찬가지로 해외 시장을 겨냥한 팝송이라는 점은 변함없지만 차이점은 있다. 'Dynamite'에서는 랩 파트가 거의 없다시피 했고, 래퍼 라인(RM, 슈가, 제이홉)들의 비중이 덩달아 크게 줄었다. 그러나 'Butter'에서는 랩의 비중이 커졌다. 비트가 전환되면서 등장하는 슈가의 랩이 곡의 분위기를 뒤집고, 곡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것도 제이홉과 RM의 몫이다. 많은 멤버들의 색채를 살렸다는 것이 특장점이다.
 
전설에 대한 존경, 그리고 긍정을
 
 그룹 방탄소년단(왼쪽에서부터 진, 지민, RM, 슈가, 뷔, 정국, 제이홉)

그룹 방탄소년단(왼쪽에서부터 진, 지민, RM, 슈가, 뷔, 정국, 제이홉) ⓒ BIGHIT MUSIC

 
'Dynamite'는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 밴드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 등 영미권 문화 인물들을 가사에 녹여내면서 해외 팬과 방탄소년단의 거리를 좁혔다. 이러한 시도는 'Butter'에도 등장한다. 도입부의 가사('Smooth like butter, Like a criminal undercover')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Smooth Criminal'을 연상시킨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Dynamite'의 뮤직비디오, 멜론뮤직어워드 등에서 마이클 잭슨에 대한 존경심을 춤동작으로 드러낸 바 있다.
 
'Butter'는 '제 2의 마이클 잭슨'으로 불렸던 팝스타 어셔(Usher) 역시 소환했다. 가수 어셔(Uhser)와 '안내원(Usher)을 중의적인 표현으로 사용하면서 어셔의 대표적인 히트곡인 'U Remind Me'와 'U Got It Bad'를 언급했다. 어셔는 2000년대를 풍미한 팝스타로서, 21세기 퍼포먼스형 아티스트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준 존재다. 방탄소년단의 지민 역시 여러 차례 그를 우상으로 뽑아왔다. 전설에 대한 존경심의 표시는 해외 청자들의 열광을 키우기에 충분한 요소다.
 
'Don't need no Usher To remind me you got it bad'
네게 푹 빠져들었다는 걸 굳이 알려줄 필요는 없어
- 'Butter' 중

 
2020년 초, 펜데믹 직후 발표되었던 < MAP OF THE SOUL 7 >에서 방탄소년단은 내면의 자신을 대면하고 고뇌하는 모습을 그렸다. 'Black Swan'과 슈가의 'Interlude : Shadow'가 대변하는 것은 슈퍼스타가 뒤로 숨겨 놓았던 불안이었다.
 
그러나 'Dynamite'를 기점으로, 이들은 전보다 더 여유롭고 경쾌한 이미지를 연출하고자 한다. 그것은 결국 팝송을 부르는 보이밴드의 모습이다. 거대한 세계관 속에서 움직이던 기존의 모습을 원했던 팬들이라면 실망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Butter'는 바로 지금, 방탄소년단이 지향하는 지점을 명확히 하는 곡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 BTS 버터 BU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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