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제주 해군기지가 있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고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저는 노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라고 말했다. 2022.2.5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제주 해군기지가 있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고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저는 노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라고 말했다. 2022.2.5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수사'를 언급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보복 망언"으로 규정하며 윤 후보를 맹비난했고, 부산의 민주당 소속 광역·기초의원들은 집단 성명까지 발표했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보도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건가'라는 질문에 "해야죠. 해야죠. (수사가) 돼야죠"라고 말하며 이른바 '보복정치' 논란에 불을 댕겼다.

윤 후보는 '수사가 정치보복으로 흐르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자기네 정부 때 정권 초기에 한 것은 헌법 원칙에 따른 것이고, 다음 정부가 자기네들의 비리와 불법에 대해선 한 건 보복인가"라고 반문했다. 

야당의 대선 후보가 선거 국면에서 '문재인 정부 적폐 수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자 후폭풍이 이어졌다. 갈등을 부추기는 위험한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5일 제주 해군기지가 있는 강정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는 말을 한 이후 상황이라 더 논란이 됐다.

먼저 청와대에서 "부적절하고 불쾌하다"라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이례적으로 대선 후보 발언에 대응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아무리 선거이지만 서로 지켜야 할 선이 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긴급성명서'를 냈다. 우상호 선대총괄본부장은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정치보복을 한다는 우려가 현실로 확인됐다"라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보복의 칼 겨누는 것은 망국적 분열과 갈등의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추가 논평을 통해 윤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발언을 인용하며 "부부가 공포정치를 예고했다"라고 규탄했다. 

민주당 원로 인사인 이해찬 전 당대표는 이재명 후보 소통플랫폼인 '이재명 플러스'에 올린 글에서 윤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 비극에 일조했다고 주장하며 "정치보복을 입에 담아버린 이상, 이번 대선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참담한 일을 막는 대선이 되어버렸다"라고 개탄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의 인터뷰에 대해 "듣기에 따라서는 '정치보복을 하겠다'로 들릴 수 있는 말씀이어서 매우 당황스럽고 유감스럽다"라는 의견을 표시했다.
 
9일 <중앙일보> 인터넷판에 실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인터뷰 <尹, 집권시 문 정부 적폐청산 묻자 "해야죠, 해야죠, 돼야죠"> 기사.
 9일 <중앙일보> 인터넷판에 실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인터뷰 <尹, 집권시 문 정부 적폐청산 묻자 "해야죠, 해야죠, 돼야죠"> 기사.
ⓒ 중앙일보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이들이 노 전 대통령 비극 언급한 이유

퇴임한 노 전 대통령을 압박했던 검찰 수사를 기억하는 부산에서는 윤 후보의 사죄를 요구하는 입장문이 나왔다. 민주당 소속 광역의원·기초의원 일동은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겨누었던 정치검찰의 무자비한 칼날을 기억하고, 그 칼날에 노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민의 염원인 국민통합의 가치가 한순간에 짓밟히는 것을 목도했다"라며 "그런데 윤석열 후보 스스로가 정치보복을 입에 담았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윤 후보를 향해 "평생 통제 불가한 특권적 검찰권력을 휘둘러왔던 한 명의 오만한 대선후보에 의해 짓밟히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라며 '망언 철회'를 촉구했다.

부산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인 박인영 민주당 시의원은 <오마이뉴스>에 "부산시민의 기억 속에는 고향에 돌아와 평범하게 여생을 마무리하려던 노 대통령이 검찰의 무자비한 칼날에 쓰러져갔던 모습이 아프게 각인돼 있다"라면서 "(윤 후보가)본인이 얻을 표만 생각하면서 국민을 갈라치고 있다. 섬뜩하다"라고 발끈했다.

그러나 비판이 쏟아지자 윤 후보는 원론적인 답변이라고 받아쳤다. 그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정순택 대주교 예방을 마친 뒤 "새 정부가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전 정부 일이 시차가 1년, 2년, 3년 지나며 적발되고 문제 된다. (이후) 정상 사법시스템에 따라서 이뤄지게 돼 있다는 원론적인 말씀을 최근 인터뷰에서도, 늘 제가 똑같은 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부적절' 입장에 대해서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문제 될 게 없다면 불쾌할 일이 없지 않겠느냐"고 반박했다.

태그:#윤석열, #적폐수사, #노무현, #문재인
댓글1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