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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장 인근에 붙여진 현수막
 사격장 인근에 붙여진 현수막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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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 대천 공군사격장을 두고 공군과 주민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대천 공군사격장은 대천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해 있다. 사격장 근처에 살고 있는 갓바위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11월 22일부터 "사격장을 폐쇄하라"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농성도 벌써 다섯 달이 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양승조 충남지사가 갓바위 마을 천막 농성장을 찾았다. 이날 보령시민사회는 양지사에게 입장문을 전달하고 "공군 사격장을 폐쇄할 것"을 주문했다.

'해수욕장사격장 폐쇄를 위한 보령범시민대책위원회(아래 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양승조도지사는 공군사격장을 폐쇄하는 정치력을 발휘하라"고 주문했다.
 
양승조 충남 지사에게 입장문을 전달하고 있는 김영석 전 보령농민회 대표
 양승조 충남 지사에게 입장문을 전달하고 있는 김영석 전 보령농민회 대표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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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는 "갓바위 마을은 12년전 '대천해수욕장 암 마을'로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됐다"며 "당시 역학조사에서 주민들의 암 발생 원인이 군부대가 원인이라고 확인할 수 없다는 미온적인 결과만 발표했다. 그 이후 군 당국과 행정당국의 무책임한 방관은 오늘 주민들의 결사적인 농성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의 대다수가 사격과 포성에 귀가 멀어 서로간의 대화도 듣지 못하고 신경질적이며 싸우듯이 일상을 살고 있다"며 "더구나 37가구 주민중 28명이 암으로 사망했고, 현재도 8명이 투병중이다"라고 했다.

공군 사격장은 대천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해 있다. 여름 휴가철이나 주말에는 공군이 사격을 하지 않고 있다. 관광객들은 대천해수욕장 인근에 공군사격장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갓바위 마을 주민들은 수시로 사격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위원회는 "성능이 개선되고 고도화된 사격의 소음은 주민들이 생업에 종사하다가 깜짝 놀라 넘어지는 등 공포의 삶이 일상이 되고 있다"면서 "오랜 투병과 삶의 고통을 견디지 못한 주민들이 이제 생의 마지막을 이런 지옥에서 살 수 없다며 사격장과 목숨을 바꾸겠다고 마지막 삶을 사격장 폐쇄에 목숨을 걸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영석 전 보령농민회 대표는 "충남도와 보령시는 사격장과 평화로운 해수욕장 둘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주민들은 보상도 필요 없고 사격장을 즉각 폐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대천(보령) 공군 사격장은 1960년대 미군에서 사용했다. 이후 대한민국육군을 거쳐 지난 1991년 공군방공포병사령부로 소속이 바뀌어 관리돼 오고 있다. 공군 사격장과 주민들의 갈등은 10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사격장 주변의 갓바위마을 주민들은 공군사격장으로 인한 소음피해와 환경오염 등을 호소하고 있다(관련기사 :  "남편 사망, 나도 암" 대천해수욕장 마을 덮친 비극).

지난 2020년 보령시와 충남도 공군이 상생협약까지 체결하며 갈등을 봉합하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태그:#보령 갓바위 마을 , #대천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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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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