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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나운종합사회복지관은 군산시에서 위탁을 받아 응급안전안심서비스사업을 하고 있다. 응급안전안심서비스는 독거어르신들과 중증장애인 집에 소방서로 연결되는 전화(ICT)와 화재경보기 등을 설치하여, 위험한 일이 일어날 경우 119소방서에 직통으로 연결해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게 도움을 주는 서비스이다. 나는 3년 가까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로 이루어진 응급관리요원 한 사람 당 두 달에 한 번 방문으로 장비를 정비하고, 한 달에 한 번 이상 전화로 안전 확인과 상담을 한다. 응급서비스 시스템을 통해 매일 3번 이상 모니터링을 하면서 장비 이상과 활동 미감지가 있을 경우 수시로 안전 확인을 한다.
  
2020년도 응급안전안심서비스는 신규 200명과 구 장비 교체 100대가 이루어졌다. 보건복지부에서는 2021년 사업단을 통해 군산 지역에 신규 800명을 보급하고 설치하기로 하였지만, 사업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먼저 시행한 ICT 장비의 오작동 등을 해결하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이루기 위해서 고심하고 연구하는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에 21년 사업의 신규 설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용자의 서비스 종결 등으로 장비가 한두 대 나올 때만 20년도 장비를 설치할 수 있었다.

21년 2월부터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받을 대상자를 모집하고 홍보하였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받고 있는 홀로 사는 이용자 중에 응급서비스가 꼭 필요한 대상을 생활지원사의 신청으로 모집했다. 보호자가 읍.면.동 주민센터나, 장애인 활동지원기관에서 신청을 하고 직접 유선을 통해 접수를 해 주시는 분들 가운데 모집이 이루어졌다.

일찍 서비스 신청을 한 가정에서 계속 전화가 온다. 언제쯤 설치가 이루어지는지 궁금해서 전화를 했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빨리 안 해 준다고 나 죽으면 해 줄 거냐고 화를 내는 어르신들도 있다. 그럴 때는 다른 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확인하고,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도 확인한다. 가까운 행정동의 돌봄서비스기관 전화를 안내해서 어르신들의 화를 조금은 식혀드리고 전화를 끊기도 한다.
  
2022년 6월 18일부터 21년 사업단이 1차 설치를 시작하였다. 설치가 시작되기 한 달 전부터 응급관리요원(사회복지사)은 분주하고 바쁘다. 설치 날은 함께 긴장하고 설레기까지 한다.
  
응급안전안심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각 기관에서 서비스를 신청해 주었지만, 설치 시작 한 달 전부터 신청자의 이력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준인 65세이상 독거, 기초 수급, 차상위, 기초연금, 중증장애인인지 확인하고 비상 연락망을 확인한다.

ICT 장비는 심장박동까지 체크 하기 때문에 인공 심장 판막 수술을 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게이트웨이 장비 안에서 심장을 체크 하는 센서가 없는 것을 따로 보급해야 한다. 인공심장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20년 사업단 장비에는 센서 연결부위만 빼고 설치하면 되었는데, 21년 사업단 장비는 다른 부품인지 센서가 처음부터 빠져서 따로 나온다고 한다.
  
반복해서 설명해서 어르신이 장비를 사용할 수 있게 전달한다.
▲ 장비교육하는 모습 반복해서 설명해서 어르신이 장비를 사용할 수 있게 전달한다.
ⓒ 서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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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2월부터 서비스 신청을 했던 어르신들은 내가 무엇을 신청했는지도 모를 때가 있다. 우리 같은 젊은 사람도 일주일 전에 무엇을 했는지 생각 안 나는데, 1년 전에 신청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응급관리요원은 미리 전화해서 응급서비스가 무엇인지부터 설명을 하고 이해를 시킨다.

"그게 뭔디?"
"아버님 아플 때나 불이 났을 때 누르면 119 소방서로 바로 연락이 가서 소방관 아저씨가 바로 달려와서 병원에 모시고 가요."


설명을 하고 이해를 시킨다. 설치 전날에는 빠른 설치를 위해서 미리 전화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같은 행정동끼리 묶어서 설치 기사님께 전달해야 한다. 동쪽에서 한 군데 하고 서쪽으로 가는 시간 낭비를 막기 위해서 계속 전화한다. 전화하는 도중에도 정확히 무엇인지 몰라 설치를 거부하시는 분들도 있고, 설치하러 간 현장에서 설치를 거부하시는 분들도 있다.

막상 홀로 사신다고 해서 신청을 받았는데, 가면 배우자나 가족이 있어서 설치가 안 되는 경우, 애완동물을 키워서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애완동물이 있는 집은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한다. 어르신의 체온을 체크하고 심장박동을 체크 해야 하는데, ICT 장비가 애완동물의 움직임을 체크하고 애완동물의 심장박동을 체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르신이 정말 위험한 순간 활동미감지가 아닌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시스템에서는 위험 감지를 전달해 주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설치가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돌아서야 하는 사회복지사나 설치 기사 마음도 좋지는 않다.
  
설치가 완성되면 시스템을 확인하고 어르신의 댁내와 시스템, 소방서 시스템에 잘 연결이 되었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한다. 시스템에 정확하게 등록을 잘했다고 했는데도, 소방서에서는 전화번호가 안 보인다고 할 때도 있고 주소가 다르다고 할 때도 있다.

계속 수정하고 바르게 연결하기 위해서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소방서에서 출동 시 주소나 전화번호 오류로 인해 시간을 낭비하고 정말 어르신이 위급했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여러 가지 오류수정 등 현장과 사무실의 응급관리요원(사회복지사)은 손발이 척척 맞아서 해결해야 한다.

설치 후에는 장비를 활용하는 방법을 계속 설명해야 한다. 어르신 집에서 5번 이상은 설명을 해 드리고 온다. 그래도 어르신들은 모른다고 하신다. 사무실에 들어와서도 전화를 해서 설치가 잘 되었는지 확인하고 설치기사님이 친절했는지, 사용설명을 잘해주었는지 확인하고 또 다시 설명을 시작한다.
 
아플 때 빨간 것 누르고 잘못 누르면 초록색 취소 눌러요.
▲ 게이트웨이  아플 때 빨간 것 누르고 잘못 누르면 초록색 취소 눌러요.
ⓒ 서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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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해도 자꾸 까 먹어."
"어머니 아플 때 빨간 것 119 써 있는 것 누르고 아프다고 말하면 돼요. 잘못 눌렀을 때는 그것 초록색 취소 누르시면 돼요."

"어머니 아플 때 무슨 색 누른다고요?"
"그거 빨간 것."

"잘못 눌렀을 때는 무슨 색깔 누른다고요?"
"아 그거 새파란 것."

"아고 잘했어요. 어머니 아플 때 무슨 색 누른다고요?"
"그거 새파란 것."

"아고 어머니."


처음부터 장비 활용하는 설명은 다시 시작된다. 작동이 원활하게 돌아갈 때까지 긴장의 연속이다.

6월 1차 설치 대수는 135대가 이루어졌다. 계획한 장비 보급이 157대였는데, 설치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사업이 이루어져서 장비 보급이 늦어지기도 하고 설치를 거부하시는 어르신들도 있고 약속한 날 부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설치가 135대 설치되었다. 신규 800명 중 135대가 설치되고 남은 신규 665대와 교체 132대는 1차 2차를 나눠서 7월에서 9월 사이에 이루어질 계획이다.
 
화장실에 부착한 응급호출기 넘어졌을 때 손이 닿는 곳에 부착후 응급호출을 누른다.
▲ 응급호출기 화장실에 부착한 응급호출기 넘어졌을 때 손이 닿는 곳에 부착후 응급호출을 누른다.
ⓒ 서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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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가 완료된 댁내에는 안전 확인과 시스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한다. 시스템과 장비가 불안정할 때는 활동 미감지가 나타나면 집에 방문한다. 현장에 가서 게이트웨이 이상이 나타날 때는 사업단 AS팀이나 시스템관리자와 전화 통해서 해결할 때도 있고 그것도 안 될 경우는 고장 신청하고 돌아서야 한다.

빠르게 해결해 드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뒤로하고 어르신과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서는 나를 위해 문 앞에서 밝은 미소로 손을 흔들어 주는 어르신들도 있고, 차 타고 출발할 때까지 나와서 보고 손을 흔들어 주시는 어르신들이 있다. 더운 날씨도 잊을 만큼 고맙고 이런 나의 일에 보람을 느낀다.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받고 있는 어르신들은 실제 응급상황 시 빠르게 움직여주는 소방서와 응급서비스가 효자 중에 효자라고 말한다. 어머님, 아버님 아프지 말고 늘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게요.

덧붙이는 글 | 기자의 개인 블로그 등에 올릴 수 있습니다.


태그:#응급안전안심서비스, #ICT, #응급관리요원, #사회복지사, #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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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좋아서 아이들과 그림책 속에서 살다가 지금은 현실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현실 속에서는 영화처럼 살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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