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바라본 신한은행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 전경

밖에서 바라본 신한은행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 전경 ⓒ 유준상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그것도 은행에서 야구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팝업 전시가 열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8월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리그 타이틀 스폰서인 신한은행과 함께 KBO 리그 4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물과 굿즈, 그리고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팝업 전시회를 오픈한다"고 알렸다.

KBO는 지난 7월 성수동에서 성황리에 마친 조인혁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 팝업스토어 전시물과 굿즈들을 활용해 신한은행과의 팝업 전시회를 준비했다. 해당 전시는 서울 중구 시청역 9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신한은행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에서 1일(목요일)부터 16일(금요일)까지 16일간 진행된다. 

전시 첫날 분위기를 담기 위해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현장을 방문한 팬들이 전시돼 있는 굿즈를 살펴보는 중이다.

현장을 방문한 팬들이 전시돼 있는 굿즈를 살펴보는 중이다. ⓒ 유준상

 
첫날부터 야구 팬들의 발길 이어져

기자가 방문한 시각은 낮 12시 30분, 점심시간이 되면서 거리를 오가는 많은 직장인이 부쩍 늘어난 시간대였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신한은행으로 향했다. 불과 전시를 하루 앞두고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온오프라인에서 입소문을 탄 덕분에 전시 첫날부터 많은 야구팬들이 전시 공간을 찾았다.

호기심에 잠시 방문한 팬도 있었고 전시가 열린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방문한 팬도 꽤 많았다. 김인태(두산 베어스)의 원정 유니폼을 가방에 챙겨온 한 두산 팬은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

1층에는 성수동 팝업스토어서 전시됐던 물품과 더불어 현장 이벤트 경품으로 준비된 박용택, 김태균(이상 KBSN스포츠 해설위원) 두 레전드의 사인 배트가 눈에 띄었다. 그 옆에는 10개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사인볼이 팬들을 맞이했다. 2층 상상갤러리에서는 디지털 미디어로 'KBO 레전드 40인'에 선정된 선수들의 그림이 송출되고 있었다.
 
 신한은행, 리그 공식 엠블럼이 새겨진 기념구와 김태균 해설위원의 사인 배트

신한은행, 리그 공식 엠블럼이 새겨진 기념구와 김태균 해설위원의 사인 배트 ⓒ 유준상

 
이번 행사 기획에 참가한 신한은행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 관계자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현장에 방문한 팬들의 안내를 돕고 있던 이 관계자는 "저도 야구를 좋아해서 지난 7월 성수 팝업스토어 당시 두 차례 방문했던 기억이 있다. 첫날부터 (이번 팝업 전시를) 알고 찾아와주신 분이 많아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성수동 팝업 스토어가 남긴 진한 여운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한 관계자는 "이번에는 (지난 성수동 팝업스토어와 다르게) 굿즈를 판매하진 않는다. 당시 '완판'이 됐다고 하더라. 굿즈 물량이 10월에 들어온다고 한다. (굿즈) 구매를 생각하고 오신 분들도 계실 텐데 저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1층에 마련돼 있는 포토존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1층에 마련돼 있는 포토존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 유준상

   
계속 변화를 시도하는 KBO에 박수를

7월에 개최됐던 성수동 팝업 스토어를 생각하고 간 팬이라면 조금은 실망할 수 있다. 관계자의 말처럼 굿즈 구매가 불가능하고 전시돼 있는 굿즈의 종류도 적은 편이다. 디지털 미디어로 볼 수 있는 콘텐츠 역시 매주 월요일 레전드가 선정될 때마다 발표되는 그림이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이라는 공간이 가진 틀을 깨고 야구 팬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시도는 매우 신선하다. 2018년부터 리그 타이틀 스폰서로 KBO와 동행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그동안 다양한 마케팅으로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젊은 세대의 반응도 뜨거웠다.

신한은행 측은 "앞으로도 KBO의 타이틀 스폰서로서 다양한 방법으로 야구팬과 소통하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KBO와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연장한 신한은행의 계약 기간은 내년까지다.
 
 야구팬이 2층에 있는 상상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는 'KBO 레전드 40'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야구팬이 2층에 있는 상상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는 'KBO 레전드 40'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 유준상

 
야구 팬들의 니즈나 젊은 세대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KBO의 움직임도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 특히 올해 '팬 퍼스트'를 강조해왔던 허구연 총재가 취임한 이후 젊은 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려는 진심이 팬들에게 제대로 와닿았다고 볼 수 있다.

3시간이 넘는 경기를 다 챙겨보는 팬들도 있는 반면 핵심적인 장면만 보거나 경기 이외 즐길거리를 찾는 팬도 점점 많아진다. 그동안 KBO는 이러한 팬들의 의견에도 귀를 닫고 있었지만 변화의 필요성을 체감한 이후 좀 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려고 시도하는 중이다. 변화가 지속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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