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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지역화폐 예산 삭감에 반발하는 부산지역 10여개 소비자, 시민, 소상공인 단체들이 29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지역화폐 예산 삭감에 반발하는 부산지역 10여개 소비자, 시민, 소상공인 단체들이 29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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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국고지원금 중단을 밝히면서 지역화폐가 파행 위기 상황에 놓였다. 부산시 등 일부 지자체는 국비 삭감에도 현재의 지원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소비자·시민단체는 특단의 대책을 압박했다. 국회에서도 하반기 쟁점이 될 전망이다.

존폐기로 지역화폐, 정부 "더는 지원 못해"

지역화폐는 지역경제 선순환을 위해 지역 내에서만 사용하는 대안화폐를 말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국비를 전액 삭감하면서 존폐기로에 서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표한 내년 예산에서 지역화폐에는 한 푼의 금액도 배정하지 않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역화폐 사업을 더는 지원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지자체 고유사무에 속하고, 지원은 코로나19에 따른 한시적 정책이었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한마디로 국비에 기대지 말고 지방정부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화폐 예산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부족분을 지방정부가 모두 감당하긴 어렵다. 이는 부산도 예외가 아니다.

더 커진 재정부담에 부산시는 난감한 표정이다. 정부 지원이 줄고 이용액은 증가하면서 시는 추가경정예산까지 투입했다. 충전 한도와 캐시백 요율은 기존 50만 원·10%에서 30만 원·5%로 낮췄다. 국비가 완전히 삭감되더라도 부산시는 동백전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 관련 부서 관계자는 29일 전화통화에서 "내년 동백전 예산을 유지하기 위해 검토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 답변을 하고 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 답변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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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단체는 이같은 상황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같은 날 부산시청 광장을 찾은 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 부산개인택시조합, 부산경실련, 부산참여연대 등 10여 개 단체는 지역화폐 예산 논란에 강하게 항의했다. 이들 단체는 "지역위기 상황에서 동백전은 경제 살리기의 대안으로 역할을 해왔다"라고 정부 입장에 반발했다.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은 지역화폐가 지역발전과 연계돼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정창식 부산녹색소비자연대 대표는 "(수도권과 달리) 지역은 문을 닫느냐 마느냐 하는 상황인데, 지원 중단은 (정부의) 균형발전 감각이 하나도 없다는 말과 같다"라고 비판했다.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 역시 "지역화폐는 상인뿐만 아닌 지역 경제와 시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도한영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도 추 장관 등의 설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국가 전체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삭감한다는 데 이는 지역화폐의 효과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동백전이 거둔 성과를 제대로 봐야 한다는 것이 부산경실련의 주장이다. 이날 광장에 모인 이들은 동백전 축소가 아닌 확대를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하반기 쟁점화, 축소·삭감이냐, 유지냐, 확대냐
 
윤석열 정부의 지역화폐 예산 삭감에 반발하는 부산지역 10여개 소비자, 시민, 소상공인 단체들이 29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동백전 확대하라" 윤석열 정부의 지역화폐 예산 삭감에 반발하는 부산지역 10여개 소비자, 시민, 소상공인 단체들이 29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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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동백전의 발행액은 올해 상반기만 1조 3300억 원. 연말까지 규모는 2조 6천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가입자 숫자는 100여만 명으로, 부산시민 3명 중 1명이 동백전을 사용하고 있다. 부산연구원은 지난 2021년 연구보고서에서 "예산투입 대비 2.56배의 소비창출 효과를 거뒀다"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지역경제 활성화 분석 자료'에서 송지현(인제대)·손지현(신라대) 교수도 지역순환 효과를 1조 2672억 원, 부산의 경제편익은 5155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와 전혀 다른 지역화폐 엇박자 정책은 하반기 주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부산시의회는 내년도 시 예산 수립 과정에서 동백전의 지속 방향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는 지난 19일 부산경실련과 지역화폐 문제의 해결방법에 대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거대야당이 자리한 국회 역시 이 사태를 가만히 놔두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당적 대응을 예고했다. 하루 전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지역화폐 삭감을 "서민지갑 털어 부자곳간 채우기"로 규정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저비용 고효율이 입증된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해 막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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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동백전, #부산지역화폐, #윤석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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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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