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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수문이 개방되고 모래톱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공주보 수문이 개방되고 모래톱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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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을 타고 온 모래들이 바람에 날리면서 멋진 그림을 그려 놓았습니다.
 강물을 타고 온 모래들이 바람에 날리면서 멋진 그림을 그려 놓았습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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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2020년에 찍은 국가명승지 공주 고마나루 앞의 모래톱 모습이다. 공주보 수문이 닫혔을 때 이곳은 물속으로 수장됐고, 바닥에 시궁창 펄이 쌓였다. 하지만 2018년부터 수문을 개방한 뒤 펄이 사라지고, 고운 모래톱이 다시 쌓였다. 주말이 되면 시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와서 즐기면서 과거 '금은모래톱'의 명성을 되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과 23일 만에 기적 같은 일이 악몽으로 뒤바뀌었다. 아래 사진은 최근 공주 백제문화제를 기간 동안 벌어진 충격적인 변화이다. 공주보 수문을 닫아둔 결과이다. 환경부는 공주시가 백제문화제 진행을 위해 한 공주보 담수 요청에 따라 오는 9월 23일부터 10월 15일까지 담수를 결정했다.
 
백제문화제 기간 동안 공주보 수문을 닫아두어서 고마나루가 시궁창 펄밭이 됐다.
 백제문화제 기간 동안 공주보 수문을 닫아두어서 고마나루가 시궁창 펄밭이 됐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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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환경운동연합은 24일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고마나루 모래톱이 처참한 펄밭으로 변했다"면서 "작게는 10cm에서 크게 20cm를 넘는 두께의 펄이 고마나루를 덮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또 "방문객들이 맨발로 모래를 밟으며 산책하고 물가에서 휴식을 누렸던 곳이, 출입구부터 무성한 잡초로 가득했고 강에 가까워질수록 악취가 진동했다"면서 "지난 6월 가뭄 구실로 공주보를 담수해 펄밭으로 변한 고마나루를, 개방 이후 강우 등으로 모래가 덮어주고 회복되기 시작하고 단 3개월 만"이라고 밝혔다.
백제문화제 기간 동안 공주 고마나루에 작게는 10cm에서 크게 20cm를 넘는 두께의 펄이 쌓였다
 백제문화제 기간 동안 공주 고마나루에 작게는 10cm에서 크게 20cm를 넘는 두께의 펄이 쌓였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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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담수는 매년 백제문화제 때마다 문제가 제기됐다. 환경부는 지난 2021년 백제문화제 기간 전후 완전 개방 시와 수위 상승 시, 1차 2차 수위 저하 시의 공주보 대표지점에 대한 어류, 저서동물 생물상, 군집 및 건강성 지표 등과 금강·정안천 합류부의 흰수마자 등 멸종위기종 어류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당시 조사 결과 "급격한 수위 상승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악영향은 뚜렷이 나타나며 수위 저하 이후에도 그 영향이 지속되고 있어, 수위 상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두 단체는 성명을 통해 "공주시는 이와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2018년부터 '수문개방 상태 문화제 개최'를 약속했지만 올해로 네 번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환경부는 매번 공주시의 생떼를 들어주면서 기준없이 수문 운용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제문화제 기간 동안 공주보 수문을 닫아서 생긴 고마나루 펄밭
 백제문화제 기간 동안 공주보 수문을 닫아서 생긴 고마나루 펄밭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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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특히 "공주보 담수로 인해 백제큰다리 하류 하중도와 곳곳에 드러났던 작은 모래섬과 같은 쉼터가 사라지면서 새들도 모습을 감췄다"면서 "유속 정체되면서 흰수마자와 같은 유수성 어종들도 자취를 감췄고 이런 방식의 문화제는 '죽음의 문화제'에 다름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금강을 죽음으로 몰아넣으면서 유등을 설치하는 것이 백제문화제의 핵심일 순 없다"면서 "금강에 발을 담그고, 모래톱에서 모래놀이를 하면서 금강의 생태와 문화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고, 밤에 화려하고 크게 반짝하는 축제도 있지만, 낮부터 자연에 들어 오래 기억에 남는 축제로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강과 모래톱은 모든 시민들은 물론, 거기 깃들어 사는 모든 생명들과 공유하는 공유재산이고, 보전해서 후손들에게 물려 주어야 할 자원"이라면서 "환경부는 기준이 없는 반복적인 수문 운용을 중단하고, 철저한 사후모니터링을 통해 회복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태그:#고마나루, #공주보, #백제문화제,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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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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