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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문화제 기간 동안 금강 공주보 수문을 닫아 담수하면서 펄밭으로 변해버린 공주 고마나루.
 백제문화제 기간 동안 금강 공주보 수문을 닫아 담수하면서 펄밭으로 변해버린 공주 고마나루.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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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문화제 개최를 위해 금강 공주보의 수문을 닫은 결과, 모래톱이 사라지고 펄이 쌓여 악취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1일 금강 고마나루 인근을 모니터링한 결과, 모래톱이 사라지고 그 위에 10cm~20cm 높이의 펄이 쌓여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충남 공주시는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된 제68회 백제문화제를 위해 9월 23일부터 10월 15일까지 23일 동안 환경부에 요청, 공주보 수문을 닫았다. 공주보 수위를 끌어올린 뒤 금강에 유등과 부교, 황포돛배 등을 띄우기 위해서다.

그동안 환경단체들은 '공주보 수문을 닫으면 흰수마자와 흰목물떼새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환경이 파괴되고, 모래톱이 사라져 모래톱에 사는 수많은 수생생물이 죽게 된다'며 공주보 담수를 반대해 왔다.

더 나아가 이러한 주장에 공주시는 해마다 '내년에는 수문을 닫지 않고 백제문화제를 치르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약속해놓고 때만 되면 수문을 닫아왔다. 환경단체들은 공주시의 이러한 약속파기와 생태계 파괴를 환경부가 매년 승인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백제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축제장 곳곳에서 '죽음의 문화제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캠페인을 펼쳤던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수문이 열려 금강 수위가 내려간 지난 21일 금강을 찾아 변화된 생태계 모니터링에 나섰다.

단체들은 '적게는 10cm에서 많게는 20cm의 펄이 고마나루 전체를 덮었다'며 '시민들이 맨발로 거닐 던 모래밭은 사라졌고, 출입구부터 무성한 잡초가 가득했으며, 펄로 인한 악취가 진동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6월 가뭄을 이유로 공주보를 담수하면서 펄밭으로 변했던 고마나루가 수문 개방 이후 장마와 태풍 등으로 인해 모래가 다시 쌓이면서 서서히 회복되고 있었으나, 겨우 3개월 만에 또 다시 펄밭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금강 공주보 수문을 닫기 전 고마나루 모래톱(왼쪽)과 백제문화제를 위해 23일 동안 수문을 닫았다가 수문이 개방된 후 펄밭으로 변한 고마나루.
 금강 공주보 수문을 닫기 전 고마나루 모래톱(왼쪽)과 백제문화제를 위해 23일 동안 수문을 닫았다가 수문이 개방된 후 펄밭으로 변한 고마나루.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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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들은 "백제문화제를 위한 공주보 담수로 고마나루 모래톱은 생명이 살기 어려운 펄밭으로 변했다"며 "환경부와 공주시는 이에 대해 각성하고 후속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 "공주보 담수로 인한 문제는 고마나루에 한정되지 않는다"며 "백제큰다리 하류 하중도와 곳곳의 작은 모래섬이 사라지면서 새들도 모습을 감췄다. 유속이 정체되면서 흰수마자와 같은 유수성 어종들도 자취를 감췄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과 생명을 죽이는 이런 방식의 문화제는 '죽음의 문화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울러 "금강의 생명들과 함께 공존하는 문화제를 기획해야 한다"며 "금강에 발을 담그고, 모래톱에서 모래놀이를 하는 방식의 금강생태문화가 연계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강과 모래톱은 모든 시민들은 물론, 그곳에 깃들어 사는 모든 생명들과 공유하는 공유재산이다. 또 우리가 지키고 보전해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원"이라고 강조하면서 "공주시와 환경부는 공주보 개방상태에서의 백제문화제를 준비하라"고 덧붙였다.

태그:#공주보, #금강, #공주보담수, #백제문화제, #고마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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