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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기자회견을 중계하는 NHK 방송 갈무리
 미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기자회견을 중계하는 NHK 방송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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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일관계 개선을 연일 강조했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기시다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소통을 지속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재단을 만들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 대신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한국 내 구체적인 움직임에 하나하나 언급하는 것은 삼가겠다"라면서도 "작년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나온 합의에 따라 양국 외교 당국이 노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쌓아온 우호 관계에 근거해 한일 관계를 건전한 형태로 되돌리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한국 정부와 계속해서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해나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강연에서도 "최대한 신속히 한일 간 현안을 해결하고 양국 관계를 건전한 형태도 되돌리고 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강제동원 피해 배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양국 관계 회복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은 한국 측이 내놓은 해결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본 언론과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 내 강한 반대 여론 탓에 신중한 전망을 하고 있다.

"북한·중국 때문에 일본 안보 엄중해져"

기시다 총리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도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은 유럽과 인도·태평양 안보가 불가분 관계라는 것"이라며 "동·남중국해에서 무력으로 현상 유지를 변경하려는 중국의 시도와 북한의 핵·미사일로 일본의 안보 환경이 갈수록 엄중해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세계 각국 정상에게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강한 심각성을 전달했다"라고 했다.

또한 "중국에 대해서는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면서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라면서 "공통의 과제에 대해서는 협력하며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정해진 계획이 없다"라고 답했다. 

이날 그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일본의 반격 능력 보유와 방위비 증액 등 안보 정책의 대규모 전환에 관해 설명하고, 전면적인 지지를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는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에 대한 비전을 내놓을 계획이라면서 "전 세계는 지난 77년간 어떤 핵무기도 사용하지 않은 역사를 쉽게 여기지 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G7이 법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수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가 미국에 굴종하고 있다. 할복만이 그의 명예를 되살릴 수 있다'고 비난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전날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것에 대해 "기시다 총리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무기를 사용했던 미국에 참회를 요구하는 대신 수행원처럼 행동하고 있다"라며 "일본에 돌아가 할복해야만 수치를 씻어낼 수 있다"라고 맹비난했다.

태그:#한일 관계, #기시다 후미오, #강제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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