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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간부 등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국정원 동원 노동탑압-공안통치 부활 윤석열 정권 규탄 민주노총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간부 등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국정원 동원 노동탑압-공안통치 부활 윤석열 정권 규탄 민주노총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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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앞으로 온 영장을 보면, (사무실에서 가져갈 압수품은) 간부 1인이 사용한 책상과 캐비닛 정도입니다. 아주 좁아요. 앞에 깔아 놓은 책상 크기입니다. 그걸 집행하겠다고 경찰 700명이 동원됐어요. 경찰은 오전 9시 35분에 들어왔는데 조선일보에선 오전 9시 6분에 속보가 나왔습니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19일 '노동운동 탄압, 공안통치 부활 획책하는 국정원·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전날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민주노총 간부 1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과정에서 겪은 일들을 전했다. 

제주도본부장 "내가 결정한 일을 가지고 북한지령이라니..."

국정원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민주노총 사무총국의 한 간부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 수원지법으로부터 지난 16일 영장을 발부 받아 압수 수색을 진행했다. 민주노총 사무실이 있는 건물 일대에 에어매트와 사다리차 등을 설치하고 대규모 경력을 배치하는 등 압수수색 시점 현장 일대는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관련 기사 : 국정원부터 공정위까지 '노조 때리기'... "미행도 했다" https://omn.kr/22ekl).

18일 상황에 이어 19일 오전 경찰이 건설현장 불법행위 수사를 이유로 한국노총, 민주노총 8개 사무실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동계는 정부 차원의 탄압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전날 압수수색 당시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의 '대놓고 수사' 방식이 의아했다고 전했다.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18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평화쉼터에 주차된 차량을 압수수색 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제주서도 국보법 위반 관련 압수수색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18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평화쉼터에 주차된 차량을 압수수색 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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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위원장은 "자신을 드러내는 걸 극도로 꺼리는 국정원은 스스로 등판에 국가정보원이라고 크게 붙이고 홍보하듯 민주노총 사무실을 들이닥쳤다"면서 "당사자와 변호인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영장 내용을 유포하고 근거 없는 이야기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영장 유효 기간은 1달로, 1월 16일부터 2월 16일까지였는데 왜 하필 명절을 앞둔 18일이었겠나"라면서 "명절 밥상에 무능 정권이 안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공안 분위기를 요깃거리가 되는 것을 노린 것이라 본다"고 했다.

민주노총 법률원장인 정기호 변호사는 압수수색 대상이 특정 개인에게 한정돼 있음에도, 공개된 장소를 이용해 한 조직을 향한 대대적 수사를 벌이는 듯한 모습을 표출한 것은 절차 상 공정한 모습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보여주기 위한 쇼"를 위한 영장 집행이었다는 주장이다.

정 변호사는 "국정원은 신변 확보를 위해 혐의 대상인 분을 집에서부터 미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신체 압수수색은 사무실에서 상당히 떨어진 서대문역 쪽에서 이뤄졌다"면서 "이렇게 많은 경찰을 동원할 필요도 없었고, 사다리차와 에어매트리스 또한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영장에 적시된 혐의 사실도 함께 언급했다. 정 변호사는 "영장 속 혐의 사실은 대부분 2017년 사건들이고, (혐의 대상) 4명이 상호 연락한 적도 없다는 게 국정원에서도 인정이 되고 있다"면서 "결국 (윤석열 정부가) 화물연대 등 노동계 탄압으로 일부 지지율이 오른 것을 보고 진행한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깔린 압수수색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간부 등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국정원 동원 노동탑압-공안통치 부활 윤석열 정권 규탄 민주노총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간부 등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국정원 동원 노동탑압-공안통치 부활 윤석열 정권 규탄 민주노총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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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현직, 전직 간부들이 압수수색을 당한 보건의료노조와 민주노총 제주도본부의 입장도 함께 나왔다. 임기환 제주도본부장은 특히 국정원이 혐의점으로 짚은 '간첩 활동' 의심 정황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임 본부장은 "민주노총 제주본부 4.3통일위는 본부장인 제가 저의 책임으로 관장하는 조직이다"라면서 "국정원이 북한 지령에 의해 이행됐다는 지난해 진보 후보 지지 기자회견은 조합원의 민주적 의사결정으로 본부장인 내가 기획하고 집행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국정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나를 압수수색하고 가둬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반문이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국정원이 오전 9시에 들이닥쳐 한 간부의 사무공간을 압수수색하고 숙소로 이동해 저녁 8시 30분까지 장장 11시간 30분간 압수수색을 했다"면서 "공안몰이 노조탄압의 신호탄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5.1 노동절 총궐기와 7월 총파업 투쟁을 예고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오늘은) 건설노조에 대한 압수수색을 곳곳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불법과 부조리가 넘치는 건설 현장에서 최소한의 안전과 질서를 위해 노력하는 건설노조를 탄압하는 것은 토건 자본의 불법 착취를 보장하는 행위"라면서 "이 같은 폭주를 막기 위해 민주노총은 흔들림 없이 싸우겠다"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간부 등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국정원 동원 노동탑압-공안통치 부활 윤석열 정권 규탄 민주노총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간부 등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국정원 동원 노동탑압-공안통치 부활 윤석열 정권 규탄 민주노총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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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민주노총, #국정원, #경찰, #윤석열, #공안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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