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5일 오전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열린 “2023년 미얀마 봄혁명 완수를 위한 한국대회-영화 상영회”
  5일 오전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열린 “2023년 미얀마 봄혁명 완수를 위한 한국대회-영화 상영회”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묵념에 이어 미얀마 국가(國歌)부터 불렀다. 5일 오전 경남 창원시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열린 "2023년 미얀마 봄 혁명 완수를 위한 한국 대회-영화 상영회"에 참석한 미얀마·한국 시민들이 그랬다.

이날 한국 대회는 경남미얀마교민회, 경남이주민센터, 경남이주민연대회의, 창원민예총, 미얀마연방민주주의승리연합이 공동으로 마련했고, 아웅묘우 경남미얀마교민회 부회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미얀마에서는 2021년 2월 1일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고, 이태동안 온갖 학살과 인권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은 33년 징역형, 윈밋 전 대통령은 12년 형을 선고 받았으며, 정치범 수감자는 1만 3000명이 넘는다.

경남미얀마교민회 등 단체가 정치범지원협회(AAPP)의 자료를 인용해 밝힌 현황을 보면, 사망자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원 67명과 보건의료인 83명, 청소년 1059명, 여성 414명, 아동 274명을 포함해 2894명이고, 사형수 143명, 전쟁 난민 200만 명, 전투기 공격에 의한 사망 주민 460명 등이다. 지금까지 국내 전쟁은 9000여 회, 군부가 불태운 집은 3만 5000여 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웅묘우 부회장은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 2년이 지났다. 2021년 2월 1일 새벽, 군부가 탱크로 민주 정부를 전복하면서 미얀마 민주주의 시계는 멈추었다"며 "그러나 곧 미얀마 전역에서 시민 불복종 운동과 무장 투쟁이 들불처럼 번졌다"고 했다.

그는 "나라 밖에서도 호응이 잇따랐다. 특히 경남에 거주하는 우리 미얀마인 공동체는 그해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74회에 걸쳐 일요시위를 이어오며, 한국 시민들에게 미얀마 상황이 얼마나 긴박한지, 쿠데타 정권이 얼마나 잔인무도한지,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주의 열망이 얼마나 굳센지 알려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미얀마 봄혁명은 활짝 피지 않았고 봄혁명을 완수하기 위한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쿠데타 2년이 3년, 4년, 5년이 되도록 놔둘 수는 없다. 쿠데타 2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미얀마 봄 혁명을 위해 대열을 정비하고 각오를 다지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위쑤따 찟따수카 사원 지도법사(미얀마연방민주주의승리연합 고문),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가 인사말을 하면서 계속 투쟁을 결의했다.

이철승 한국미얀마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발언을 통해 "군부가 주한미얀마대사관을 통해 탄압을 노골화하면서, 오늘 많은 동료들이 참여하지 못해 섭섭하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 여권 만료 기간이 지나도 한국 체류 자격을 주었다. 더 체류하기 위해서는 대사관에 가서 여권 연장 조치를 받아야 하는데, 군부가 대사관에 이주노동자들한테 여권 연장 조치를 해주지 말라는 지시를 하고, 특히 집회 참여자들한테는 불이익이 크게 간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도 이 자리에 참여한 분들은 개인은 물론 가족의 생사 문제까지 고민해야 하는데 참여하게 되어 존경스럽다"며 "해가 뜨기 전에는 아주 칠흑 같은 어둠이 닥쳐오고, 지금 터널 속을 지나고 있지만 터널 너머에는 밝은 빛이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피땀이 모아져 여러분의 나라에 봄 혁명의 결실을 맞이하길 바란다"고 했다.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대표가 연대사를 했고, 창원민예총 회원들이 공연했다.

경남미얀마교민회 등 단체는 "꽃이 피지 않은 미얀마의 봄, 오고야 말 미얀마의 봄"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여전히 군부는 권력을 장악한 채 미얀마 시민에게 참혹한 학살을 저지르고 삶의 터전을 돌이킬 수 없이 무너뜨림으로써 쿠데타를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며 "사철 꽃이 피고 그 꽃보다 화사하게 웃는 사람들이 사는 미얀마의 봄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으며, 고통스러운 겨울은 기약 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미얀마 내 학살 등 상황을 설명한 이들은 "군부 쿠데타는 자국민의 생명권 박탈과 시민의 유혈을 담보로 지속되고 있다"며 "그런데도 우리는 더 이상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말할 수 없으며, 미얀마인들에게 목숨을 버리라고 요구할 수 없다. 우리는 미얀마인에게 민주적 미얀마 연방공화국의 미래를 위해 피를 흘릴 것을 요구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경남이주민센터 등 단체는 "지금 이 순간에도 미얀마 어느 지역에서는 천금보다 귀한 목숨이 스러지고 있다. 세계시민이여, 쿠데타 세력에 절망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목숨을 바쳐 쿠데타 세력에 맞서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그들을 통해 용기를 내자. 너와 나, 당신과 우리, 전 세계인은 모두 봄 혁명을 열망하는 미얀마인이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쿠데타 정권은 당장 퇴진하고 미얀마 헌정질서 회복에 참여하라", "국제사회는 미얀마 시민의 생명권 보호를 위해 군사 개입 등 특단의 대책을 추진하라", "전 세계시민은 미얀마 시민의 고통을 함께하고 미얀마 시민의 민주 회복 결의에 연대하라"고 촉구했다.

또 참가자들은 다큐멘터리 영화 <오직 자유로울 때, 회향할 것이다(WE WILL SHARE THE MERIT, ONLY AFTER WE ARE FREE)>를 감상했다.

이 다큐는 코미디언 출신인 세인디, 아웅떠 감독이 미얀마 태국 접경지대의 시민방위대 활동과 쿠데타 정권의 방화로 난민이 된 사람들을 찍은 영상이다.

35분짜리 영상을 본 참가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 참가자는 "가슴이 뭉클하다. 미얀마인들이 왜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쿠데타 정권과 싸우려고 하는지 그 의미를 알겠다"고 말했다.

세인디, 아웅떠 감독은 영상 회의 프로그램인 '줌'으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5일 오전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열린 “2023년 미얀마 봄혁명 완수를 위한 한국대회-영화 상영회”
  5일 오전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열린 “2023년 미얀마 봄혁명 완수를 위한 한국대회-영화 상영회”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5일 오전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열린 “2023년 미얀마 봄혁명 완수를 위한 한국대회-영화 상영회”
  5일 오전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열린 “2023년 미얀마 봄혁명 완수를 위한 한국대회-영화 상영회”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태그:#미얀마, #군부쿠데타, #봄혁명, #한국미얀마연대, #경남미얀마교민회
댓글4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