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구서 1천여 명의 시민들이 운집한 가운데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대구 첫 시국미사가 봉헌됐다.
 대구서 1천여 명의 시민들이 운집한 가운데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대구 첫 시국미사가 봉헌됐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7일 저녁 7시 30분, 1960년 2.28학생의거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구 2.28기념공원. 시작 성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윤석열 퇴진", "일본 핵폐기수 해양투기 결사 반대" "일본영업사원1호 윤석열 탄핵", "약자는 안전하게 강자는 정의롭게", "화해협력 평화정착" 등등의 피켓을 든 1천여 명의 대구경북 시민들이 운집했다.

이내 사제복을 입은 천주교 신부 70여 명이 제일 안쪽 가운데 차려진 제대에 착석하기 위해서 맨 앞에 십자가를 든 기수 사제를 시작으로 천천히 걸어서 입장했다.

정의구현사제단 2.28기념공원에서 첫 대구 시국미사 봉헌
 
시민들이 양옆으로 도열한 가운데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미사 봉헌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시민들이 양옆으로 도열한 가운데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미사 봉헌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70여 명의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들이 미사 봉헌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70여 명의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들이 미사 봉헌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대구에서 처음으로 봉헌되는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역사적 첫 미사가 거행되는 순간이다. 이 보수의 도시 한가운데를 천천히 그리고 엄숙히 걸어들어오는 신부들의 행렬은 마치 노도(怒濤)와도 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 박수를 치는 사람, 환호를 지르는 사람, 감동의 눈시울을 붉히는 사람 등 다양한 반응을 접할 수 있었다. 

보수의 성지로 알려진 대구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진보적 종교인들이라는 평가를 받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이 봉헌하는 기도회인지라 근래 보기 드문 인파가 몰려든 것이다.

1천여 명의 신자와 대구시민사회 활동가, 그 회원 그리고 다양한 계층의 일반 시민들까지 2.28 중앙무대를 중심으로 반원을 그리며 도열한 가운데 대구 삼덕성당 원유술 주임 신부의 주례로 미사가 봉헌됐다.
  
삼덕성당 원유술 신부의 주례로 대구시국미사가 봉헌됐다.
 삼덕성당 원유술 신부의 주례로 대구시국미사가 봉헌됐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삼덕성당 원유술 신부의 주례로 대구시국미사가 집전되고 있다.
 삼덕성당 원유술 신부의 주례로 대구시국미사가 집전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원유술 신부는 "윤석열을 참 좋아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말고 국가에 충성하라! (그 말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국가가 검찰 조직이다. 검찰 조직에 충성을 다하고 있다"라며 "그는 모두를 죄인으로 취급하고 있다. 아니면 적으로,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 민주노총도 모든 단체들도 적으로 몰아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런 후 "사람에게 충성하지 아니하고 국가에 충성한다는 그 국가가 또 누구인가? 김건희, 장모 그들을 위해서 대통령이 된 듯하다. 거기에 충성하고 있다"라며 "이제는 실망과 좌절, 분노를 주고 있다. 그 분노는 윤석열 퇴진으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들이 연단에 앉고 1천여 명의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김영식 신부가 강론을 하고 있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들이 연단에 앉고 1천여 명의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김영식 신부가 강론을 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강론에 나선 김영식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천주교안동교구 사제)는 "탓 탓 탓, 남 탓, 전 정권 탓, 괴담 탓, 반국가세력 탓만으로는 결코 우리 주권자의 정신을 짓밟고 속일 수는 없다"라고 강조한 뒤 "5년짜리 대통령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참 겁이 없다. 이 혹한의 시대도 지나갈 것이다. 자격 상실 윤석열의 퇴진이 곧 평화다. 물러나지 않으면 탄핵하는 것이 곧 평화다"라고 말했다. 

사제단은 이날 발표한 특별 시국 성명을 통해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지 이제 15개월이 되었다. 임기 60개월 중 4분의 1일이 지났는데, 우리는 이미 너무 고단하고 고통스럽다"라고 밝힌 뒤 "윤석열 정부에는 측은히 여기는 마음도, 부끄러워하는 마음도, 양보하는 마음도,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마음도 없으니, 지금 이곳에 정치가 부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저들에게는 상대 진영에 대한 미움과, 국민을 피(彼)와 아(我)로 가르는 분열의 책동만이 있다"라고 비판했다.
 
미사 중간 중간에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사 중간 중간에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대구경북대전환연대(준) 소속 김문주 교수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대구경북대전환연대(준) 소속 김문주 교수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이어 "대구는 한말에는 의병운동, 일제강점기에는 항일운동과 국채보상운동의 가장 중요한 거점이었으며, 해방기에는 민족의 역사를 실천으로서 고민했던 '10월항쟁'의 도시였다"라고 회상한 뒤 "부패한 권력을 비판하고 권력의 폭력에 저항했던 야도(野都)로서의 대구는 이제 실종되고, 오직 영남 출신 기득권 정치집단의 기만과 오만에 온전히 포획되어 정치적 조롱과 혐오의 섬으로 전락한 땅이 된 지 오래이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절망하지 않으며, 우리의 촛불을 다시 든다. 소수가 무력한 것은 권력에 순응하고 있을 때이다. 개와 돼지는 백만, 아니 천만이어도 개와 돼지일 뿐이지만, 비판의 촛불을 드는 우리는 적지만 결코 소수일 수 없다. 작은 물결이 거센 노도(怒濤)를 만들어내듯이, 소수가 전력을 다한다면 거스를 수 없는, 아니 거역할 수 없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천명했다. 

이어 "한국사회의 전 영역이 처참하게 붕괴되고 있다. 159명의 죽음에도 어떤 책임도 느끼지 않는 10·29 이태원 참사, 일본 정부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 대응, 몰상식과 몰염치의 양평고속도로, KBS·MBC·EBS 공영방송 이사진 동시 해임 시도, 국제적 망신이 된 잼버리대회 등 끝없는 반동과 참사가 줄을 잇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폭거와 무능, 그리고 자의적인 통치행위를 묵과하는 것은 우리의 공동체를 불덩이에 몰아넣는 일이며, 우리의 미래를 폐기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1천여 시민이 함께 윤석열 퇴진을 외치고 있다.
 1천여 시민이 함께 윤석열 퇴진을 외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신자들의 기도에 나선 구미참여연대 김서영(레지나) 운영위원은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 사회적 참사 희생자들, 특히 세월호 참사와 10.29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오니,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의 은총을 베풀어 주시고, 오직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유가족들의 애원을 들어주시어, 하루빨리 진상규명이 이루어지게 하시고, 최근 장마와 폭우, 폭염으로 돌아가시고 피해입은 분들과, 학교 현장에서 고통받는 교사들이 하루속히 회복되도록 위로하고 도우소서"라고 기도했다.

또한 대구환경운동연합 황규이(율리아) 운영위원은 "기후위기로 공동의 집 지구가 훼손되고, 뭇 생명들과 인류가 생존의 위협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로 아이들의 미래가 사라지고 있습니다"라며 "우리 지역 낙동강은 녹조로 죽어가고, 금호강 또한 개발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당신의 창조물이 더 이상 집단 이기주의에 파괴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생태질서보존을 위한 노력에 더 헌신하고 실천하도록 도우소서"라고 기도했다.  

이어 미사를 마치면서 송년홍 신부(정의구현전국사제단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는 공지사항을 통해 "이번 기도회에 대구 신부님들이 다섯 분만 오면 좋겠다고 하느님께 빌었는데 열 분이 넘게 오셨다. 원유술 신부님과 복사를 맡아주신 신부님들에게 특히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교구로부터 탄압을 받을까 )걱정은 좀 되지만 어찌하겠나, 2차 시국기도회를 준비해주시면 좋겠다. 그때는 서문시장에서 꼭 하자"라고 밝혀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와 웃음을 자아냈다. 
 
사제단이 앞장 서고 1천여 시민들이 도열한 가운데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동성로로 행진하고 있다.
 사제단이 앞장 서고 1천여 시민들이 도열한 가운데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동성로로 행진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미사를 모두 마친 참가자들은 2.28기념공원을 시작으로 대구의 젊음의 거리인 동성로를 한바뀌 돌며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보수의 성지라 불리는 대구 도심 한폭판에서 울려퍼지는 윤석열 퇴진 구호에 많은 이들이 낯선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젊은 청춘들은 박수 치며 열렬히 호응해왔다.

한편, 이날 대구시국기도회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대구시국미사추진위원회, 윤석열심판대구시국회의, 대구경북대전환연대(준)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미사 참여자들이 대구 동성로를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미사 참여자들이 대구 동성로를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이날 40여 명의 수녀님들도 미사에 참여한 후 함께 행진에 나서고 있다.
 이날 40여 명의 수녀님들도 미사에 참여한 후 함께 행진에 나서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대구경북에서 모인 1천여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동성로를 행진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모인 1천여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동성로를 행진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미사를 마친 후 사제들과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대구 동성로를 행진하고 있다.
 미사를 마친 후 사제들과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대구 동성로를 행진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


태그:#대구시국미사,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윤석열 퇴진, #대구2.28공원, #대구 동성로
댓글16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