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하 감독 포항의 원클럽맨 박태하 감독이 2024시즌 포항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 박태하 감독 포항의 원클럽맨 박태하 감독이 2024시즌 포항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5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 강호 포항 스틸러스(이하 포항)은 최근 해마다 핵심 선수들이 빠져나갔다. 그럼에도 '기동 매직'에 힘입어 꾸준하게 상위권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4년에는 김기동 감독과 동행할 수 없다. 그의 빈자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채우느냐가 올 시즌 포항의 주요 숙제다.

박태하, K리그 첫 감독 도전

김기동 감독이 2019년 지휘봉을 잡은 후 포항은 4위, 3위, 9위, 3위에 이어 지난시즌 2위로 마감했다. K리그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수준으로 팀을 업그레이드 시킨 것은 김기동 감독의 역량 덕분이었다.

단기 토너먼트에서도 강했다. 202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지난해 전북을 제압하고 10년 만에 FA컵 정상에 올랐다. 매 년 선수 이탈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김기동 감독은 K리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지도자로 발돋움했다.

그래서 이번 2024시즌 포항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김기동 감독이 떠난 빈자리는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포항은 새 사령탑에 '원클럽맨 레전드' 박태하 감독을 선임했다. 박태하 감독은 1991년 포항에서 프로 에 데뷔한 뒤,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포항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01년 선수생활을 마감한 박태하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포항에서 코치를 맡은 바 있다. 한국 대표팀, 서울 수석 코치를 거쳐 중국의 옌벤 푸더, 중국 여자 B팀 감독을 지휘한 뒤 포항 지휘봉을 잡게됐다. 17년 만에 감독으로 친정팀 포항에 돌아왔다. K리그 감독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태하 감독은 지난 5일 동계 전지훈련 도중 제주 빠레브호텔서 열린 미디어 캠프에서 "큰 변화보다는 안정 속에 변화를 줄 계획이었다"라며 "선수들이 전술에 대한 이해도, 내가 원하는 전술에 대해 빨리 녹아드는 느낌이 들었다. '저만의 축구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스쿼드 개혁 단행...김기동 그림자 완전히 지울까

포항은 감독 교체뿐만 아니라 선수단 변화도 크다. 김승대(대전하나시티즌), 심상민(울산), 제카(산둥 타이산), 하창래(나고야), 알렉스 그랜트(톈진 진먼후)가 포항을 떠났고, 박승욱(김천 상무)은 군 복무를 위해 자리를 비웠다. 대부분 지난 시즌 포항에서 핵심으로 뛴 자원들이다.

올 겨울 허용준이 임대에서 원 소속팀 포항으로 복귀했고, 임대생이었던 오베르단을 완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밖에, 조르지, 아스프로, 조성준, 이동희, 어정원을 영입하며 보강을 마쳤다.

그리고 외국인 공격수 완델손에게 주장을 맡기는 결단을 내렸다. 포항 구단 역사상 첫 외국인 주장이다. 과거 임시로 외국인 선수가 주장을 맡은 경기는 있었으나 이번처럼 정식 주장은 완델손이 처음이다.

박태하 감독의 올 시즌 목표는 ACL 진출이다. 그는 "선수들이 많이 떠났지만 지금 있는 선수들도 굉장히 소중하다. 전임 감독 시절의 경기력을 생각할 시간이 많지는 않다. 우리가 가진 자원을 능력을 끌어내야 한다. 포지션마다 경쟁을 하고 있다"며 "쉽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ACL까지는 올라가고 싶다"고 각오를 보였다.

포항은 지난 15일 전북과의 2023-24 ACL 16강 1차전에서 이번 시즌 첫 공식전을 치렀다. 박태하 감독은 4-4-2 포메이션에서 조르지-이호재를 최전방에 두고, 완델손-윤석주-한찬희-김인성을 미드필드, 어정원-아스프로-박찬용-신광훈을 백포로 구성했다. 이날 포항은 전북에 0-2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후반전 보여준 경기력은 충분한 희망을 갖기에 충분했다.

과연 박태하호가 김기동의 그림자를 지우고 또 다시 비상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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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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