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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YTN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 당시의 김백 현 YTN 사내이사.
 2008년 YTN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 당시의 김백 현 YTN 사내이사.
ⓒ 전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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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해직 사태의 핵심 인물이 YTN 이사로 다시 복귀했다. 

29일 서울 마포구 YTN 사옥에서 열린 YTN 제31기 주주총회에서 김백 YTN 전 상무와 김원배 YTN 전 국장대우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마동훈 고려대 교수와 안창호 변호사, 이연주 창의공학연구원 부원장, 비상무이사로는 김진구 현 유진기업 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이번 주총은 YTN의 최대주주가 유진기업(유진이엔티)으로 바뀌고 처음 열리는 주총으로, 선임된 이사는 모두 유진 측이 추천한 인물들이다. 

이중 차기 사장 선임이 유력한 김백 이사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절 YTN 이사 등으로 재직하면서 YTN 해직 사태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김 이사는 유튜브 등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국민 우려를 비과학적이라고 하고,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를 '언론 스토킹'이라고 비호하는 등 친정권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왔다.

"과거 나쁜 악당들이 돌아오고 있다"
 
29일 YTN주주총회가 열리는 YTN 사옥 로비에서 전국언론노조YTN 지부가 김백 사장 선임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맞은편에선 보수 성향 YTN 방송노조가 현재 YTN경영진 퇴진을 외쳤다.
 29일 YTN주주총회가 열리는 YTN 사옥 로비에서 전국언론노조YTN 지부가 김백 사장 선임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맞은편에선 보수 성향 YTN 방송노조가 현재 YTN경영진 퇴진을 외쳤다.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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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선임 의결에 앞선 주주토론에선 김백 이사의 선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고한석 전국언론노조 지부장은 "김백씨는 보도국장, 상무 자리를 차지하면서, YTN '입틀막' 해서 신뢰도를 떨어뜨린 장본인"이라면서 "YTN 나가서 한 일은 뭔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국민 우려를 비과학적이라고 폄훼하고, 김건희 명품백 논란을 스토킹이라고 하면서 윤석열 정권 비호에 앞장 섰다. 그런 인물이 어떻게 이사가 될 수 있나"라고 했다. 

고 지부장은 이어 "유진그룹은 30% 조금 넘는 지분으로 사내이사를 선임한다고 한다, 이건 다른 주주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면서 "유한한 권력에 기생하는 정치권력 나팔수를 사내이사로 앉힌다면 기업 가치가 추락할 것"이라며 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한동오 YTN 공정보도추진위원장은 "유진이엔티는 이사 보수를 늘리면서 설명도 안했다, 사장을 내쫓기에는 시간이 촉박하고 지분 30%로 좌우하려다 보니 급박하게 이사 보수를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김백은 YTN 해직 사태 책임이 있다, 돌발영상 폐지하고 반대 사원들을 지방에 내려보내는데 일조했다, 이런 이사들을 YTN 이사에 꽂으면 보도가 망가질 것은 명확하다"고 했다. 

나연수 YTN 우리사주조합장은 "기업 가치를 볼 때 펀더멘탈에 투자하라고 한다. YTN 펀더멘탈은 맨파워에 있다"며 "YTN을 사랑하는 직원들이 눈물 흘리고 있고, 조합원들이 일할 의욕을 잃고 긴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흑자전환 이런 상황에서 펀더멘탈이 가능할까"라고 말했다. 

우리사주조합원이자 YTN 소속 한 직원은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과거 나쁜 악당들이 다시 돌아오는 상황이다, 2008년부터 많은 상처를 남긴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미디어 전문가가 그렇게 없나"라며 "'흙탕물'을 우리 손으로 다 끄집어 낼 수 있다, 하지만 깨끗해지지 않을 것이고, 그 흙탕물을 모두 퍼내고 새 술을 담으려면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사보수한도 10억으로 증액... 우리사주조합원은 '집단퇴장'

이날 선임된 이사들은 기존 이사가 자리를 지키는 상황에서 추가 선임됐고 이사보수한도액을 기존 6억에서 10억으로 증액했다. 이날 한 주주가 "지난해 회사가 적자를 냈는데, 이사 보수 한도를 이렇게 많이 늘리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고, 유진 측은 "이사 증원에 따른 것"이라고만 답했다.

추가 설명하라는 주주들의 요구가 빗발쳤지만, 유진 측은 더이상 해명을 하지 않았다. 유진 측 관계자는 총회 의장에게 "반대 의견으로 생각하고 표결해달라"고 요구했고, 결국 보수 증액 한도 역시 의결됐다. 
 
YTN 우리사주조합이 김백 이사 선임 등에 항의하며 집단 퇴장하는 모습
 YTN 우리사주조합이 김백 이사 선임 등에 항의하며 집단 퇴장하는 모습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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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한도가 의결되자 YTN 우리사주조합원들은 집단 퇴장했다. 이상엽 언론노조 YTN 사무국장은 "이 부당한 의결을 계속 두고볼 수 없다, 퇴장하자"고 했고, 유진 측을 향해선 "지금까지 어떻게 부당하게 기업을 운영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는 YTN이다. 만만하게 보지 말라"고 했다. 

이날 주총에 앞서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 소속 조합원 20여명은 주총이 열리는 1층 로비에서 '권력 나팔수 거부한다', '권력비호 사내이사 기업가치 훼손한다', '무자격 사장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같은 공간 보수 성향 YTN 방송노조 측도 '우장균 사장 퇴진'을 외치며 맞불 시위를 했다. YTN 지부 조합원들이 김백 이사 선임 비판 발언을 하려 했지만, YTN 방송노조 조합원들이 '우장균 사장 물러나라'는 등의 구호를 끊임없이 외치면서, 제대로 끝맺지 못했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29일 YTN사옥에서 '권력나발수 김백 퇴진'을 외쳤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29일 YTN사옥에서 '권력나발수 김백 퇴진'을 외쳤다.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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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이날 주주총회가 끝나자 YTN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백씨는 '이명박근혜' 정권 당시 언론장악 부역자로 꼽히는 인물"이라며 "박근혜 정권 이후 노사 합의로 설치한 백서에 김 전 상무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 분향소 설치를 저지하는 내용을 다룬 돌발영상 아이템을 질책했고 그후 돌발영상이 폐지됐다, 극우 언론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 1기 이사장도 역임했다"고 했다. 

공동행동은 이어 "이런 김백씨가 YTN에서 무슨 짓을 벌일지는 뻔하다, 권력을 비판하는 YTN을 입틀막하고 정권의 나팔수로 개조하려 할 것"이라며 "김백씨는 윤석열 정권 언론장악의 상징이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김백 퇴진은 물론 부적격 자본 유진 그룹을 퇴출하는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태그:#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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