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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25일 창원시청 브리핑실에서 창원천, 남천에 대한 준설 반대 기자회견을 연 뒤 시장실 앞 통로에서 "창원 사대강사업 당장 중단하라"며 항의하고 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25일 창원시청 브리핑실에서 창원천, 남천에 대한 준설 반대 기자회견을 연 뒤 시장실 앞 통로에서 "창원 사대강사업 당장 중단하라"며 항의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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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표 시장과 기업인, 기업 관련 유관 기관장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창원국가산업단지 50년 미래의 비전이 뱃길 조성을 위한 창원천‧남천 준설이라는 말인가. 그리고 산단 내에 '쇼핑센터'와 '어린이집' 등 복지시설 확충이라니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정책 발표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경남 창원특례시가 창원국가산단 지정 50년을 맞아, '글로벌 디지털‧문화 산단'을 미래 전략으로 제시하며 도심 하천인 창원천‧남천의 준설과 뱃길 조성 계획을 밝히자 환경단체인 창원물생명시민연대가 반발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25일 창원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시는 재해를 빙자한 깜깜이 창원천 준설 재검토하라"며 "홍남표 시장은 대대적인 수생태파괴 토목공사 창원천 남천 뱃길 조성 준설은 입에도 담지 말라"고 주장했다.

앞서 홍남표 시장은 지난 23일 '창원국가산단 50년 미래 비전'을 발표하면서 "산단 내 폐공장 등을 활용해 복합 문화 공간과 쇼핑센터를 조성하고, 공동 직장 어린이집 등 복지시설도 확충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있는 산단으로 변모를 시도한다"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 함께 했던 구자천 창원국가산단50주년발전협의회장은 "창원천과 남천을 준설하여 바닷물을 끌어들여 시민과 노동자들이 배를 타고 마산만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여름철 대비 준설공사... "생태계 파괴" 지적도

최근 창원시는 지난 2023년 태풍 때 창원천 범람 위기가 있었다며, 여름철 우수기에 대비해 준설 공사를 추진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위기 시대, 홍남표 창원시장의 생태환경정책은 시대를 역행하는 기후와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정책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라며 "사실상 창원국가산단의 미래 50년 비전이 아니라 창원국가산단 해체 방안을 발표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창원시민의 자랑, 국가 해양 보호구역 마산만 봉암갯벌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할 수도 있는 창원시장의 발표가 있었다"라며 "마산만 기수역에서 퇴적과 침식을 반복하는 봉암갯벌을 유지하는 근원은 창원천과 남천에서 자연스럽게 흘러 내려오는 물과 토사의 힘"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창원천과 남천의 하류 강바닥을 준설하면 깊어진 수심에 자정능력이 사라진다.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수질오염과 생태계 파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산만 관련해서는 "창원국가산단과 마산수출자유지역, 한일합섬의 폐수 때문에 오염으로 생명이 사라진 마산만과 하천을 살려내기 위해 30여 년의 세월이 필요했다"라며 "시민들은 마산만과 하천을 살려내기 위하여 학생들과 함께 악취를 뿜어내는 하천과 봉암갯벌을 조사하고 폐수 무단 방류를 감시하는 활동을 30여 년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결과 마산만의 수질이 개선되고 해양생물의 지표종인 잘피군락이 살아나고 연어가 산란을 위하여 찾아오는 하천이 됐다"라며 "법정보호종인 수달과 기수갈고동이 마산만과 하천에 기대어 산다. 그리고 마산만과 하천 사이에 위치하고 멸종위기종 붉은발말똥게가 서식하는 봉암갯벌이 해양 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시민들은 마산만 주변에 산책을 즐기고 봉암갯벌에서 연간 수만 명의 어린이들이 철새, 칠게, 말똥게 등 갯벌 생물들을 관찰하며 신기한 체험을 한다"라며 "그런데 창원천‧남천 강바닥의 흙, 모래, 돌, 수생식물을 모조리 걷어내고 죽음의 하천을 만들어 바닷물을 끌어들여 하천에서 마산만을 오가는 배를 띄우겠다는 것은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구는 감소하고 쇼핑몰 구매에서 인터넷 구매로 이동하여 지금 있는 쇼핑몰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라며 "또 쇼핑몰을 지으면 다른 곳의 상권을 몰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라고 덧붙였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홍남표 시장의 대책 없이 터트리는 창원국가산단 미래 비전은 기업인들의 먹튀를 방조한다는 오해를 자아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홍남표 창원시장은 현재 진행 중인 창원천 준설을 재검토하고 뱃길 조성과 창원천 남천 준설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창원국가산단 미래 전략과 관련해, 하루 전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논평을 통해 "'쇼핑센터 설립' 등을 운운하는 것은 창원국가산업단지를 제대로 유지,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라, 공단 땅값을 올려서 그나마 창원국가산단에 있는 기업을 밖으로 나가라고 부채질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라고 지적했다.  

태그:#창원천, #남천, #창원물생명시민연대, #홍남표, #창원특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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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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