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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관련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남욱 변호가 지난 2023년 3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대장동 개발 관련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남욱 변호가 지난 2023년 3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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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에 대장동 개발업자 남욱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많이 했지만, 결정적으로 "유동규와 김만배를 통해서 들은 게 전부"라는 한계를 보였다.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 관련 사건(배임, 뇌물 등)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6일 또 남 변호사를 증인으로 불렀다. 사흘 전(23일) 공판 검찰 주신문에 이은 변호인 측 반대신문이었다.

공판 초반 이 대표의 변호인 측은 남 변호사에게 이 대표를 만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 이재명을 개인적으로 직접 만난 적 있나.
"한 번 있다."

- 언제인가.
"2010년 6월, 초선 시장이 되기 직전에 대장동에 선거운동을 하러 와서 대장동 마을 주민들하고 저하고 마을회관 평상에 앉아서 20~30분 대화했다. 그때 한 번 보고 인사했다."

- 여러 사람이 모여서?
"그렇다. 한 열 명 정도."

- 그때 무슨 얘기를 했는가.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대장동 사업을 하겠다고 말했던 걸로 기억한다."

- 유동규를 모를 때 같은데, 이 사건에서 문제되고 있는 이재명의 진술과 행동 등은 전부 유동규를 통해 들은 것인가.
"나는 유동규 아니면 김만배 통해서 들은 게 전부다."

- 유동규와 김만배 통해서 들었다고 정리하면 될까?
"그렇다."

남 변호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건넨 것에 대해서도 "(유동규가) 선거 때문에 돈이 필요하다고 하니 돈을 줬다. 명절 때도 주고, 필요하다고 해서 준 적도 있다"면서 "당시 유 본부장이 같이 쓴다고 말했고, 나는 그걸 정진상 실장과 김용 의원이라고 인지했다"라고 말했다. '같이 쓰는 사람들의 이름을 유 전 본부장이 직접 언급했냐'는 질문에 남 변호사는 "그렇다"면서 "어느 순간부터 언급을 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 3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사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출석하는 유동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 3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사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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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잡은 이재명 "이해가 안 돼서 물어본다"

오전부터 남 변호사의 증언 내용을 듣고 있던 이재명 대표는 오후 3시께 직접 마이크를 잡고 질문을 던졌다.
 
- 이재명 "내가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상해서 몇 가지 물어보겠다. 유동규가 시장한테 (위례 관련 사업방식을) 보고하고 좋아했다고 말했다는데, 이미 당시는 (성남)시의회가 반대를 해서 재정을 조달할 방법이 없어서 도시공사가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공동으로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모두가 아는 공지의 사실이었다. 그런데 증인이 이걸 만들어서 제안했더니 유동규가 좋아했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은 2014년 성남시장 재선을 앞둔 이 대표 공약이었다. 이 대표는 공공개발로 추진하려 했으나 당시 성남시의회 과반을 차지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반대 등에 부딪혀 진행되지 못했다. 결국 이 대표는 2013년 5월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개발' 공약 포기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후 성남시는 사업을 재추진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민관합동 방식을 이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과정이 당시 익히 알려진 내용인데, 뒤늦게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로부터 제안을 듣고 재선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좋아했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는 취지의 질문이었다.
 
- 남욱 "대표님 말은 무슨 뜻인지 안다. 다만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과 실제 그것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사업이 다시 진행돼 시 혹은 성남도개공이 이익을 얻으면 그 수익으로 시장님이 원하는 임대아파트 만들게 되면 어쨌든 재선에 유리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재판부 "100억 유동규에 주겠다고 한거냐"... 남욱 "워딩은 그렇다"

이 대표 측은 남 변호사가 진술한 소위 '100억 전달 계획' 발언에 대해서도 질문을 거듭했다.

변호인은 "'민간 개발업자가 위례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유 전 본부장에게 100억 원을 주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이 대표가 구체적으로 관여한 게 있냐"면서 "우리는 이 대표가 직접 관여했다는 내용을 찾지 못했다"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남 변호사는 "우리(대장동 개발업자들)가 최초에 (유동규에게) 사업 방법을 제안했고 '100억 정도 수익이 날 건데 필요할 때 쓰라'고 말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은 두 차례 시장님(이 대표)한테 보고 드렸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시장님께서 오케이 하셨다며, '진행해봐라', '너희 마음대로 해봐라'라고 말했다고 들었다"라고 답했다.

재판부도 2013년 8월 30일 녹취록이 재판정에 제시되자 남 변호사를 향해 "100억 유동규에게 주겠다고 한거냐"라고 물었고, 남 변호사는 "워딩은 그렇다"라고 인정했다.

현재 이 대표는 2010~2018년 성남시장 시절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민간 사업자들에게 사업정보를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줘 이익 7886억 원을 얻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황이다. 민간업자에게 유리한 사업 구조를 설계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성남FC·백현동 배임·뇌물 등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성남FC·백현동 배임·뇌물 등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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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재명, #남욱, #유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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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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