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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분과위원회 청문회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연설하고 있다.
 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분과위원회 청문회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연설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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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의 지상전에 반대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일부 중단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8일(현지시각)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이스라엘이 스스로 방어할 수단을 갖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 라파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맥락에서 단기적 안보 지원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이 전쟁터에 있는 민간인을 책임지고 보호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라파에 중대한 공격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해왔다"라며 "우리는 상황을 평가한 결과 고폭발성 탄약(high payload munitions) 1회분 수송을 일시 중단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네타냐후, 확실히 멀어지고 있어"

앞서 미국 언론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주 이스라엘에 지원할 폭탄 선적을 일시 중단했다며 잇달아 보도했고, 오스틴 장관이 이를 직접 확인한 것이다.

선적이 중단된 폭탄은 2천 파운드(약 900㎏) 폭탄 1800개와 500파운드(약 225㎏) 폭탄 등 1700여 개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틴 장관은 "라파와 같이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는 더 작고 정밀한 무기가 필요하고, 우리는 이스라엘이 더 정확한 작전을 수행하기를 원한다"라며 "2천 파운드 폭탄은 많은 부수적 피해를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앞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라면서도 "다만 미국은 이스라엘이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절대적으로 헌신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140만 명에 달하는 가자지구 피난민들이 집결해 있는 라파에서 지상전을 벌일 경우 막대한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라파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근거지라고 주장하며 지상군 투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미국이 무기 지원을 중단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무기 지원 중단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관계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도 "미국과 이스라엘 간에 새로운 긴장 관계가 생겼다"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무기 지원 중단 결정, 매우 실망"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이 수행했던 작전의 방식과 민간인의 피해, 그리고 너무 많은 피란민이 좁은 지역(라파)으로 몰려든 사실을 고려할 때 라파에서의 지상전이 민간인들에게 무엇을 의미할지에 대해 우려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의 작전이 향후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구호품 전달에 미칠 영향도 걱정된다"라며 "이에 따라 우리는 단기적 지원의 1회분 수송을 중단했고, 다른 것들도 살펴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밀러 대변인은 "우리는 이스라엘 안보와 방어에 헌신하고 있다"라며 "단기적인 지원 중단을 미국의 장기적인 이스라엘 안보 지원 공약과 연관 짓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아예 중단할 것으로 생각하진 않지만, 일부 지원을 보류하기로 한 결정은 매우 실망스럽다"라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하마스를 소탕하려는 이스라엘 군사 작전의 파트너로 볼 수 없다"라며 "(미국은) 이스라엘이 아니라 하마스를 압박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태그:#미국, #이스라엘, #가자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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