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 "이명박 대통령은 죽음을 가져다주었다"

저녁 7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사제단 주최로 '용산참극과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한 시국미사'가 열렸다. 이날 사제단 시국미사는 지난해 촛불시위 이후 처음이다. 이날 미사에는 유가족 5명과 사제단 신부 100여명을 비롯해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진보신당 심상정·노희찬 공동대표가 참석하였고 시민 500여명이 함께했다.



김영식(안동교구) 신부는 격앙된 목소리로 "프로메테우스는 이 세상에 불을 가져다주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죽음을 가져다주었다"고 토로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맞습니다"를 외치며 김영식 신부의 말에 공감을 표했다.



김영식 신부는 또 용산참사의 희생자 5명의 이름을 소리 높여 불렀다. 희생자의 이름 끝에는 일일이 '열사'라는 호칭을 붙였다. 김 신부는 "공권력의 이름으로 이 세상을 불시에 하직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을 이름을 하나하나 외친다"며 "이명박 정부의 잔혹하고 무지막지한 모습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깨닫게 해준 그분들을 우리는 열사라고 부르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무책임한 처사에도 비판을 가했다. 김 신부는 "구청장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싸움을 '생떼거리'로 비하하고 정부는 경찰특공대를 파견해서 철거민을 짓밟았다"며 "그럼에도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다른 정책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신부는 "국민의 밥상에 독이 든 고기를 올리고 교육의 현장을 시장으로 만들어 아이들이 경쟁으로 몰려고 하며 고등학교 교사들의 목을 쳤다. 또한 4대강 정비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대운하를 강행하려고 한다"며 "1%는 살찌게 하고 99%는 사지로 떠밀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막 시작하려고 할 때 숭례문이 불탔다. 이제 1년을 정리하는 시점에 대통령과 정부는 철거민을 불태워 죽였다"며 "남은 4년이 지금과 같다면 대통령과 정부를 마음속에서 지워버리자"고 호소했다.



시국미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일일이 김 신부의 말에 "맞습니다", "옳소" 등을 외치며 공감을 표했다. 시민들은 봉헌성가 '광야에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아침이슬'이 울려 퍼지자 머리 위로 촛불을 들고 좌우로 흔들며 촛불 물결을 만들었다.

ⓒ박정호 | 2009.02.02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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