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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성이 유튜브에 내보내고 있는 한국어 욱일기 홍보 광고. 조회수가 170만을 넘었다.
 일본 외무성이 유튜브에 내보내고 있는 한국어 욱일기 홍보 광고. 조회수가 170만을 넘었다.
ⓒ 유튜브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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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최근 욱일기를 홍보하는 한국어 유튜브 광고를 낸 데 이어 후쿠시마 관련 광고를 잇달아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일 정부의 유튜브 홍보는 전부터 이뤄져왔지만, 유료 광고로까지 게재한 것은 한국에 보수 정부가 들어서는 것에 맞춰 한일간 갈등 현안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을 바꿔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일본직격] 헉, 난데없는 욱일기 광고... 일본의 유튜브 침략 작전?

일 외무성은 이달 중순 이후 유튜브에 한국어로 된 욱일기 홍보 영상을 광고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 영상은 다른 9개국 언어 버전과 함께 지난해 10월 일본 외무성 유튜브 채널에 올려졌던 것들이다.

31일 오전 현재 한국어버전은 조회수 172만을 넘어섰으며, 영어 버전 역시 584만을 기록하고 있다.

이 영상은 "욱일기는 수백년 전부터 내려운 일본의 전통 문양", "많은 나라가 욱일기 문양을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다", "한국도 G20행사 로고에서 욱일기 문양을 사용했다"는 등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특히 이 영상이 광고로 제작돼 한국의 유튜브 콘텐츠에도 무차별 노출되자, 이용자들은 "갑자기 한국어로 욱일기를 옹호하는 내용의 광고가 떠서 너무 놀랐다" "보고싶지 않은 내용이어서 불쾌했다" "광고를 보지 않기 위해 유료서비스 가입을 심각히 고민중" "즉시 유튜브 측에 항의메일을 보냈다" 등 반발했다.
 
유튜브에 실린 일본 외무성 광고를 본 한국 네티즌들의 댓글. 깜짝 놀랐다는 반응 일색이다.
 유튜브에 실린 일본 외무성 광고를 본 한국 네티즌들의 댓글. 깜짝 놀랐다는 반응 일색이다.
ⓒ 유튜브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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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비만보다도 적다"

그러나 일본 외무성의 한국어 광고는 이에 그치지 않고 있다.

유튜브 이용자들에 따르면, 며칠 전부터 욱일기 광고와 함께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관련 일본 측 입장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광고가 뜨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가 확인한 결과, 현재 후쿠시마 사고 관련 일 외무성이 유튜브에 띄우고 있는 영상은 2종류다

이중 '후쿠시마의 안전과 복구 과정'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부터 10년, 복구 재생을 위해 지금도 폐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노력으로 부지내 96%에서 방호복 없이 작업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한 영국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삼중수소를 포함한 '처리수'(오염수를 일본 정부가 부르는 이름)가 방류되면 곧 희석되기 때문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도시에 거주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또는 비만보다도 훨씬 적다"라며 일본 입장을 옹호했다.

지난 2021년 4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보관중인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을 ALPS(다핵종제거설비)로 정화한 다음 2년 후 바다로 방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방사성 물질 가운데 삼중수소는 ALPS로 걸러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일본의 식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대응'이란 제목의 영상은 "일본이 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성실히 대응한 결과 이미 55개 국가와 지역 가운데 50개 이상이 사고 이후 도입한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를 해제 또는 완화했다"며 "일본은 일본산 식품의 방사성 물질 검사를 매우 엄격한 기준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 미 식품안전국(FDA)가 후쿠시마산 식품에 대한 수입규제를 완전히 해제했고 캘리포니아에서는 일본 음식점에서 후쿠시마산 소고기를 제공하고 있다며 미국인 출연자들이 일본산 소고기 '와규'를 극찬하는 모습을 내보냈다.
  
일본 외무성이 유튜브에 내보내고 있는 후쿠시마 홍보 광고의 한 장면. 한 외국인 출연자가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역설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이 유튜브에 내보내고 있는 후쿠시마 홍보 광고의 한 장면. 한 외국인 출연자가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역설하고 있다.
ⓒ 유튜브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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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영상 억지로 보게 하는 폭력... 우리도 대응 영상 만들어야"

이에 대해 한일문제 전문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일본 정부가 유튜브에서 자국 입장을 홍보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광고까지 하는 것은 이용자들이 보고 싶지 않은 내용을 억지로 보게 하는 폭력"이라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특히 욱일기 홍보영상에 대해서 "욱일기는 1870년에 일본 왕실문양을 본따 일본 육군이 처음 만든 만큼 수백 년의 역사라는 말은 거짓말이며, 해외 많은 나라가 욱일기를 본딴 깃발을 사용한다는 주장도 우연히 비슷한 모양일 뿐이지 전혀 관련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욱일기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우리도 반론 영상을 만들어 일본 정부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한편, 외교부는 이 영상들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욱일기는 주변 국가들에게 과거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는바 일본 정부가 겸허한 태도로 역사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관련 영상에 대해서도 "오염수 방류 문제는 주변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 및 해양 환경과도 연관되는 사안인 바 국제사회와의 소통하에 투명하고 국제사회 기준에 부합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욱일기, #유튜브광고, #일 외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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