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법...

가스발전,

12년 후에는 작별해야 합니다

기후위기 대응을 하고자 한다면
가스발전은 2034년까지 퇴출되어야 합니다

지금부터 남은 시간은 고작 12년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새 가스발전소를
더 짓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정말 퇴출해야 할 발전소를
더 짓는 것 밖에 방법이 없을까요?

가스발전과 작별할
단계별 로드맵을 제시합니다.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하는 가스발전 확대

  기후 위기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세계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이내로 제한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입니다.   기후 목표 실현의 최우선 과제는 발전부문의 탈탄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때지 않고도 전기를 만들 수 있는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대체제가 이미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전기가 탈탄소화 되면 산업, 운송, 건설 등 다른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에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발전 정책이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면 믿어 지시나요? 정부는 올해 1월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제주도에 600MW의 신규 가스발전을 짓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재생에너지 도입에 가장 앞장서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를 100% 활용하지 못하고 바람이 좋아 전기 공급이 많을 때에는 재생에너지 출력을 제한 하는 실정이죠. 그런데 여기에 가스발전소를 더 짓겠다는 것입니다. 신규 가스발전은 재생에너지 출력을 더 심화시키고 제주도의 ‘2030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달성을 방해할 것입니다.

이런   가스발전 건설은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석탄발전소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용량의 가스발전소로 다시 건설하려는 계획이 전국적으로 28기(14.1GW)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석탄발전으로 한차례 몸살을 앓았던 대표적으로   경상남도에서는 하동석탄발전과 삼천포석탄발전이 신규 가스발전으로 대체  될 예정입니다.

가스발전 101기는 전국 곳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2030년 100% 재생에너지를 목표로 하는 제주

재생에너지보다 가스발전을 더 많이 확대?

이미 석탄으로 한차례 홍역을 앓은 경남

석탄발전 폐지 후 동일 용량의 가스발전 건설 예정
인구가 가장 많은 수도권,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스발전소가 밀집

2034년,
파리협정 1.5℃목표에 부합하는 가스발전 퇴출연도



정부의 이런 가스 발전소 확대 정책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기온 상승폭을 1.5℃로 막겠다는 파리협정의 약속과 양립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독일 기후정책 연구기관인 클라이밋 애널리틱스(Climate Analytics)와 한국의 기후 연구단체 기후솔루션의 공동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가 1.5℃ 달성에 동참하려면 가스발전소를 2034년까지 모두 꺼야 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연구진은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고, 2100년까지 전 지구적인 탄소중립을 달성하면서, 지속가능한 이산화탄소 제거(CDR) 기술 수준 등을 반영하는 경로 21가지를 찾았는데요. 그 가운데 기후 영향과 실행 가능성에서 가장 최적으로 선정된 경로를 보니   2034년까지 모든 가스발전을 포함한 모든 화석연료 발전을 퇴출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  입니다.

또 미국의 기후 연구기관인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Global Energy Monitor)는 지난해 11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석탄발전소를 가스발전소로 전환하면 가스발전소에서 나오는메탄 배출량이 이산화탄소 저감량을 상쇄시켜 기후목표 달성을 돕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방해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더군다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입 가스(LNG) 가격이 급등하면서 우리 가스비가 크게 오른 것처럼   가스에 의존하는 발전은 경제성도 떨어집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1년 밝힌 탄소중립(net zero) 시나리오에서 한국과 같이 경제적으로 발전한 선진국은 2035년까지 발전부문의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연합뉴스

국내 가스발전 101기 퇴출순서

하지만 우리나라 가스발전을 2034년까지 다 꺼야 한다면   어떤 순서로 어떻게 끄는 게 합리적  일까요? 과연 그런 로드맵을 세울 수 있을까요? 독일 클라이밋 애널리틱스와 기후솔루션은 이를 주제로 이어지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연구진은 ‘비용 중심 시나리오’와 ‘건강 중심 시나리오’ 두 가지를 바탕으로 전국 101기 가스발전 퇴출의 최적 로드맵을 도출하였습니다.   비용 중심 시나리오  는 경제성에 초점을 맞춘 시나리오로 경제적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운영 비용이 비싸고 노후화된 발전기부터 퇴출하는 게 맞다고 가정한 것입니다. 운영 비용, 가동 시작 연도, 열 생산 여부,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 효율성 등의 요소를 감안해 발전소에 1점에서 5점 사이 점수를 매겼습니다. 이 시나리오에 의해 비교적 최근에 건설된 발전기는 나중에 퇴출됨으로 초기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건강 중심 시나리오  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 영향이 큰 발전기부터 퇴출하여 사회 전체 편익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시나리오입니다. 대기오염물질, 효율성, 운영 비용, 가동 시작 연도, 기술 순서대로 고려하였습니다. 즉, 단위 발전량(MWh) 당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발전기와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더 많은 가스 연료를 소비하여 효율성이 낮은 발전기들이 이 시나리오에 따라 우선적으로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분석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퇴출해야 할 가스발전기 숫자는 18기  에 달합니다. 이 가스발전기들은   대부분 수도권과 제주도에 위치  하죠.





건강 + 비용 종합 기준 퇴출경로

총 101기 43GW
△ 수도권 : 28.5 △ 강원 : 1.3 △ 충청지역 : 4.7 △ 호남지역 : 3.2 △ 영남지역 : 5.2 △ 제주 : 0.3 (단위: GW)

2023 ~ 2026
66기 23GW 퇴출

- 분당복합, 목동열병합, 인천복합, 파주열복합, 영월복합, 보령복합, 군산복합, 부산복합, 울산복합, 제주복합 발전소 등
△ 수도권 : 13.7 △ 강원 : 0.4 △ 충청 : 1.8 △ 호남 : 2.4 △ 영남 : 2.0 △ 제주 : 0

2027 ~ 2030
23기 14GW 퇴출

- 서울복합, 동두천복합, 파주문산복합, 명품오산열병합, 세종열병합, 당진복합, 광양복합 발전소 등
△ 수도권: 4.0 △ 강원: 0.4 △ 충청: 0 △ 호남: 0.9 △ 영남: 1.2 △ 제주: 0

2031 ~ 2034
12기 6GW 퇴출

- 안산복합, 신평택, 위례열병합, 율촌복합, 영남파워, 대구그린파워 발전소 등

 한국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의 계획상 가스발전 비중 경로입니다.

 파리기후협정의 1.5℃ 목표 달성  에 부합하는 가스발전 비중 경로입니다.

가스발전 퇴출, 기후위기 대응에 필수적

1.5℃기후목표 달성을 위해 가스발전은 2034년까지 완전히 퇴출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정부 정책은 2050 탄소중립 달성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 입니다. 우리나라의 미래 전력 계획의 가장 최신판이라 할 수 있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6년에도 여전히 전체 발전 가운데 9.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는 가스발전량을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하다가 마지막 6년 사이에 급격하게 줄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런 전환 경로는 온실가스 감축을 더디게 만드는 것 외에도   비용 측면에서 부담을 늘립니다.   계획을 세우고 서서히 감축하는 게 아니라 막바지에 갑자기 감축을 하겠다는 것은 벼락치기 공부처럼 큰 부담을 주는 것이지요. 지금 제주도에 새로 짓겠다는 가스발전소가 그런 부담의 일종입니다. 게다가 가스발전소를 짓는 데는 큰 비용이 듭니다. 예를 들어 1GW 발전소는 약 1조 2000억원에 달합니다. 길어야 10년 쓰고 철거해야 하는 좌초자산이 될 수 있는데, 그런 데에 이런 큰 돈을 부어야 할까요?



 가스 발전  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12년입니다.
환경적, 경제적 차원에서
가스발전이 아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시작되어야 합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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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기후솔루션 손가영 연구원 / 조규리 연구원 / 권오성 언론팀장
도움말 : 기후솔루션 김민지 연구원 / 김원상 언론 담당 / 이세라 커뮤니케이션 총괄 / 장연남 제작팀장 / 정유진 디지털커뮤니케이션 팀장
제작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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