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4.29 17:28최종 업데이트 24.04.2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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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결과, 언론인 출신 초선 국회의원 당선자는 총 12명이다. 더불어민주당 5명, 국민의힘 4명, 국민의미래 2명, 조국혁신당 1명인데, 윤석열 정부의 언론 장악 논란이 지속된 만큼 언론인 출신 초선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도 이목이 쏠린다. 

그중 OBS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대외협력 담당관을 지낸 이훈기 전 기자를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봤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인천 남동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했다. 


이훈기 당선자는 '방송 3법 재입법'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제·검열 행위 관련 법 개정' 등을 22대 의정활동의 화두로 제시했다. 다음은 이 당선자와 나눈 일문일답. 

언론인 출신 초선 국회의원의 '시급 과제'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인천 남동을 국회의원 당선자. ⓒ 이영광

 
- 22대 총선에서 당선된 지 2주가 지났습니다. 어떻게 보내셨나요?

"선거운동할 때보다 더 바빴어요. 아침에 당선인사를 출근인사처럼 하고요. 주민분들 아침 행사 등에 새벽같이 인사 드리고, 남동을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면서 계속 만났습니다. 일대일로 만나 고맙다고 인사드리니 좋은 반응을 주셨어요.

저는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고 정권심판 프레임이 아주 강해서 이번같은 총선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 큰 흐름에서 지역구에서 저도 당선됐다고 생각해요. 유권자들에겐 '현실적으로 너무 살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내 삶을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위기감이 있다고 봤습니다.

지금 정권을 믿고 가다가는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절박함 그리고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이 후진국으로 가는 것 같은 위기감에 대해서 국민께서 '이건 아니다'라고 판단하신 거죠. 그래서 저는 민주당의 승리나 저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승리와 남동을 주민들의 승리라고 생각해요."

- 기자 출신이라 국회에서 언론문제에 집중하고 싶을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제가 기자 출신이고, 영입인재로 들어온 것도 언론몫으로 들어왔어요. 당연히 언론 문제에 집중해야 하는데요. 지금 가장 시급한 건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죠. 대통령이 과거 거부권을 행사한 방송3법은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관련 있어요. 당장 MBC는 8월에 이사진이 개편되면 KBS처럼 정권에 장악당할 수 있습니다. 방송3법 재입법하는 게 가장 시급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1호 법안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 정부 들어) 통제기구와 검열기구로 전락했는데 관련 법을 촘촘히 보고 개정해야 될 사안을 빨리 파악하고 입법하고 정책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YTN 국정조사를 빨리 해야 할 것 같아요. 일단 세 가지를 지금부터 준비해서 국회 개원하면 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 지금 문제가 되는 게 방심위의 징계잖아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지금 같은 구조에서는 검열 기능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방심위가 검열 기구로 전락했잖아요. 그리고 기본적인 규제는 필요하지만, (방심위는) 모든 보도 내용에 대해 검열하고 있습니다. 이건 너무 잘못됐죠. 빨리 법적 보완을 해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언론 말고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제가 과거사위원회 한 2년 반 있어서 인권 분야에 관심 있어요. 최근 들어 우리 사회의 인권 상황이 후퇴했습니다. 언론은 제 전문분야니까 여릿ㅁ히 하되 인권분야도 관심을 갖고 의정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민주당이 인권 정당으로 거듭나는데 제가 견인차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인권분야에서 제가 가장 관심 있는 건 '국가폭력에 대한 인권 피해'입니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 문제 역시 관심이 있습니다. 관심만 가지고 있으면 아무것도 될 것이 없죠. 진정성을 갖고 입법도 해야 합니다. 그런 역할을 언론분야와 더불어 하고 싶어요."

"조국혁신당, 과거 민주당-정의당 관계보다 긍정적 효과 가능"
 

지난 25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비공개만찬 후 회동 사진을 공개했다. ⓒ 조국혁신당 제공

 
- 이번에 범야권이 192석을 얻었습니다. 200석 넘지 못한 게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사실 200석 못 얻은 게 아쉬울 수 있죠. 하지만 국민들이 엄청나게 (야권에) 힘을 실어줬다고 생각해요. 국민들이 200석 넘게 몰아주면 더 좋을 수 있겠죠. 그렇지만 야권도 더 고민하고 노력하라는 국민들의 마음이 표로 나온 게 아닌가 싶어요."

- 조국혁신당이 12석 얻은 건 어떻게 보세요?

"저는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민주당이 목소리는 못 내는 의제에 대해 (조국혁신당이) 목소리를 내췄기 때문에 국민의 숨통이 트였다고 봅니다. 과거 민주당-정의당 관계보다 훨씬 긍정적이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느 구도가 아닌가 싶어요."

- 22대 국회가 제일 처음 할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민주당에 의석을 많이 준 것을 '정권심판'이라고 하는데요. 가장 큰 의미는 민생을 챙기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민주당도 민생에 대해 실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을 다시 또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때문에 이번 국회에서 민주당이 제일 먼저 할 건 민생을 챙기는 것이 될 것 같아요."

- 이재명 대표가 전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주자고 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요?

"그 정책은 상당히 좋다고 생각해요. 그 정책이 코로나 때도 처음에 효과를 봤죠. 지원금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거잖아요. 선거운동 때 보니 가게에 손님이 없어요. 물가가 올라서 소비자가 소비를 안 하는 것이거든요. 저는 소비가 심리적인 것도 있다고 봅니다. (지원금 정책이 시행되면) 돈을 지역에서 쓰는 것이니까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비 심리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전 '25만 원 지원금'이 상당히 필요하고 좋은 정책이라고 봅니다. 지금 정권은 하는 정책이 아무것도 없잖아요."

- 지원금 지급 반대 논거 중 하나가 '돈 풀면 물가가 오른다'는 거잖아요.

"지금 악순환의 연속입니다. 제가 경제를 잘 알진 못하지만, 민생회복지원금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사람들의 마음도 풀어주는 게 저는 훨씬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큰 액수가 아닐지 몰라도 심리적으로는 상당히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적극 찬성이에요."

- 또 다른 쟁점 사안으로 '채 상병 특검법' 언제 처리되는지를 두고도 이야기가 많아요.

"저도 아직 의원 역할을 한 적은 없고, 내부 논의에 들어간 적이 없어서 이야기하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그런데 21대 국회에서 마무리를 짓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 법안이 국민적으로 상당히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니까요. 새 국회가 구성되면 원구성 같고 또 줄다리기를 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법안 처리에)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총선 치르고 '원팀' 된 민주당, 강력한 리더십 발휘 환경 조성됐다"

- 민주당이 곧 원내대표를 뽑죠. 원내대표 선거 상황은 어떻게 보나요? 

"박찬대 전 최고위원 쪽으로 (여론이) 많이 가는 분위기인데 저는 자연스러운 흐름인 것 같아요. 얼마 전까지 민주당에 내분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많이 있었잖아요. 보수언론이 과잉 보도해서 상당한 갈등 구도를 만들고, 민주당을 흔들기도 했는데, 저는 민주당이 이번 총선 결과로 원팀이 됐다고 생각해요.

이 원팀이란 것이 정당의 당연한 구도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과거에는 당을 분열시키거나 대표를 끌어내리자는 목소리를 보수언론에서 확대 재생산해서 당을 흔드는 경우가 있었어요. 22대 국회에서는 그런 구도가 없어지고, 이번 원내대표 선거나 당대표 선거도 새로운 흐름에서 민주당 리더십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 그런데 민주당이 한 목소리만 내는 게 좋을까요?

"다양한 목소리는 저 같은 영입인재들이나 초선들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인물들이 다양하고 더 개혁적인 목소리를 반드시 내야 합니다. 저도 낼 것이고요. 과거에는 건강한 목소리보다 무슨 이견처럼 보이는 게 많았잖아요. 큰 틀의 목표는 같이 하고, 그 과정에서 건강하고 다양한 목소리, 더 개혁적인 목소리가 반영되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죠. 이재명 대표의 재선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나오던데.

"이건 민주당의 흐름이나 당원들 입장을 존중해서 결정될 거라고 봐요. 그리고 아까 얘기했지만, 과거와 다른 민주당의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원들이 그것을 원한다면 그렇게 갈 수도 있다고 봐요. 총선에서 크게 이겼고 당 대표도 그동안 자기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든 구도가 있었잖아요. 이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거죠."

- 근데 이재명 대표는 사법 리스크도 있지 않나요?

"있긴 한데, 그것도 상당히 오랜 기간 했는데 특별히 나온 건 없잖아요. 사법 리스크는 많이 지나겠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번 선거에 국민들이 사법 리스크에 대한 입장도 어느 정도 반영이 된 거라고 봐요."

"민심을 읽지 못 해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해 각국 대사들의 신임장 전달을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정진석 의원을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임명했는데.

"저는 이것을 보면서 슬펐던 게 '윤석열 정권의 인력풀이 참 빈곤하다'는 거였어요. 이런 난국에 정진석 같은 분을 다시 내세웠을까... 한편으로는 너무 안타깝습니다. 돌려막기한 거잖아요. 정권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 인사라고 생각해요. 선거가 끝났음에도 정권이 뭔가 반성하고 새롭게 변하는 게 없어요. 희망을 가질 게 없지 않나, 인선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 윤 대통령은 정부 정책은 옳은 데 국민이 몰라서 그런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국정 최고 책임자면 민심을 잘 읽어야 하는데, 민심을 못 읽고 있어요. 그러면 자격이 없는 거죠. 그래서 국민들이 정권심판 선거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죠."
덧붙이는 글 '전북의 소리'에 중복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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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재 4.10 총선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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