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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의 오하이오와 텍사스 승리는, '대의원수는 오바마에게 뒤지지만 대형주에서는 오바마보다 오히려 힐러리 후보 자신이 더 강하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이 두 개 주는 오바마가 '클린턴 대통령 왕조' 건설 희망을 깨뜨릴 수 있는 기회였지만 유권자들은 힐러리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힐러리는 향후 오바마 뿐만 아니라 민주당 당직자의 눈총을 이겨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즉 상대 공화당은 이날 매케인 후보를 최종 결정하고, 민주당의 본선 후보가 없는 상황을 틈타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를 독주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힐러리 측에서 보면 4월 22일, 오하이오주와 유사한 펜실베니아주에서 오하이오주에서처럼 여성층, 백인층, 히스패닉 표를 기반으로 하여 다시 역전을 노려볼 수 있게 되었다.

여성표·백인표·히스패닉표가 승리요인

'백인여성후보' 대 '젊은 흑인남성후보' 경합구도에서 텍사스·오하이오 유권자들은 백인여성후보에게 손을 들어준 것이다. 미국사회에서 히스패닉은 일자리 등에서 흑인계층과 경합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오바마는 승리한 버몬트주는 물론이고 패배한 텍사스와 오하이오주에서도 충분한 대의원수를 확보함으로써, 힐러리가 단지 민주당의 통합과 단합을 깨는 훼방꾼에 불과하다며 몰아세울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오바마는 11월 본선에서 매우 큰 중요성을 갖는 오하이오주에서 패하여 본선 당선가능성에 의문을 던져주었다는 문제점을 안게 되었다.

힐러리는 작년도 출마 당시, 민주당 조직과 지도부 지지를 등에 업고 출발했으며, 기존 민주당 정치자금줄을 모두 물려받았고,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같은 대형주에서 이미 확고한 지지기반을 가지고 출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오바마에게 선수를 뺏긴 이후부터 민주당 지도부는 힐러리 후보가 공화당후보로 사실상 이미 확정된 매케인 후보와 싸워야 하는 민주당에게는 장애물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오히이오와 텍사스주에서 승리한 지금, 힐러리 선거본부 측은 전직 대통령인 남편 외에는 중도 사퇴하게 만들 인물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제 남편도 경선을 계속하도록 격려하고 있다.

물론 민주당 대통령후보 결정은 승리한 주가 몇 개 주인가 하는 것으로 이루어지진 않는다. 하지만 오바마가 대형주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이 역시 민주당으로선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백악관 새벽 3시 긴급전화 광고 효과

오하이오와 텍사스주 승리 요인은 힐러리 측에서 오바마의 위기 대처능력을 문제삼은 막판 선거유세와 TV 광고방송,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전쟁 청문회를 연 상원소위원회에 오바마가 결석한 점을 집중 거론한 데서 찾아볼 수 있다.

더군다는 바로 며칠전 오바마의 오랜 친구이자 후원자인 레즈코 사건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 것도 힐러리에겐 유리했다. 민주당의 힐러리에 대한 거액 정치자금 후원집단 측에서 이번 대승은 매일 1백만달러 꼴로 정치자금 기부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힐러리측에게 앞으로 든든한 원군이 되고 있다.

또한 힐러리는 이미 이긴 플로리다와 미시간주 프라이머리 선거결과를 인정해주도록 당지도부 설득을 더욱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힐러리 지지자인 플로리다 주지사는 프라이머리 선거를 아예 처음부터 새롭게 다시 실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힐러리측, 대의원 수 확보방안 없어

힐러리가 텍사스·오하이오 투표에서 이기기는 했지만 아직 대의원 수에서 오바마에게 뒤진다. 그래서 힐러리는 오바마 지지로 돌아선 수퍼대의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

수퍼대의원들 지지를 받아내기 위해서 힐러리는 오바마에 대한 인신공격을 강화하며, 오바마를 자극하여 실수를 범하게 몰아 세운다든가, 신문 방송 등을 동원하여 오바마의 어떤 획기적인 스캔들을 폭로하게 만든다든가 해서 오바마에게 일대 타격을 가해야만 한다.

하지만 힐러리가 오하이오와 텍사스에서 이겼다고는 해도, 지난 16년 동안 너무도 잘 알려져 있는 힐러리를 수퍼대의원들이 새롭게 평가하여 지지로 돌어설 수 있을지 여부는 전혀 분명치 않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민주당 인사인 댄 거스타인은 "힐러리가 이제 '희망'의 후보가 되었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의 극치를 보여준다. 힐러리는 단지 기회를 포착하여 오바마 후보를 끌어내리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니수펴화요일 힐러리 연설요약

오하이오가 있는 곳에 미국이 있습니다.
오하이오가 대통령을 만들어냅니다
최근 역사에서 오하이오 프라이머리에서 이기지 못하면 본선에서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미국은 지금 해외에서 두 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는 경기후퇴 중입니다.
펜실바니아주가 여기 오하이오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제게 싱글맘이 두 개의 직업을 갖고 일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두 곳 모두 아이들 의료보험을 제공해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집을 잃게 된 어린 소녀는 제게 집 없는 사람들을 어떻게 할 건 지 물었습니다.

미국은 말뿐이 아닌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매케인 후보 결정을 축하하며, 진지한 토론을 고대합니다. 오하이오 주민과 테드 스트클랜드 주지에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몇 주 동안 오바마 후보와 국가현안들에 대해 대화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우린 해낼 것입니다(Yes we will.)

미니 수퍼화요일 오바마 연설요약

오하이오에서 힐러리가 이기고 텍사스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의원 수는 우리가 앞서 있습니다.

제가 10여 년 전 풀뿌리 시민운동을 시작할 때 워싱턴의 폐쇄된 정치구조로는 진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풀뿌리 정치, 풀뿌리 선거운동을 통해 희망을 일궈왔습니다. 가야할 길의 경사가 너무 급하며 냉소적인 시각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린 할 수 있습니다(Yes we can).

공화당 후보로 결정된 매케인은 부시의 잘못된 정책을 답습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전쟁, 각종 일방외교, 의료보험과 주택정책 등등에서 그렇습니다.

미국은 새로운 지도자와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매케인과 힐러리는 이런 변화의 외침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두 후보는 말뿐이지 해결책은 제시하고 있지 못합니다.

부동산 사태로 두 살 박이 아이를 안고 집을 비워 주어야만 하는 산안토니오시의 어머니의 도움 요청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3.01 달러짜리 수표와 성서 한 구절을 써보낸 할머니의 변화의 외침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시민들은 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순 없다는 걸 잘 알며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글로벌 시대 열심히 일하며 공부해야 한다는 걸 잘 압니다. 국가는 다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미국 말고 어느 나라에서, 케냐에서 염소를 치던 청년(오바마의 아버지)이 대학교육을 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었겠습니까?

미국 말고 어느 나라에서, 캔자스 처녀와 결혼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런 케냐인 자식이 미국 말고 어느 나라에서, 대통령직에까지 도전해볼 수 있었겠습니까?

21세기에도 미국이 이런 꿈을 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저의 희망입니다. 세계는 우리가 과연 해낼 수 있는지 주시하고 있습니다.

제 선거캠프에 우간다에 81세 된 할어버지가 사는 청년이 있습니다. 이 할어버지는 우간다에서 새벽 5시까지 아이오와 코카스 개표결과를 TV로 지켜보았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과연 테러와 기후변화, 인종학살과 질병 등 공동관심에 대해 지도자 국가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과연 지구상에서 가장 마지막 가장 좋은 희망의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세계인들에게 전해 줄 수 있는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태그:#미국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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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기자는 성균관대 정치학박사로서, 전국대학강사노조 사무처장, 국회 경찰정책 보좌관, 한국경찰발전연구학회 초대회장, 런던정치경제대학 법학과 연구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경찰정치학>, <경찰도 파업할 수 있다>, <경찰대학 무엇이 문제인가?>, <삼과 사람> 상하권, <옴부즈맨과 인권> 상하권 등의 저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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