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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일 오마이뉴스에 올라온 손석춘님의 '바보 노무현을 살리는 길' 이란 제목의 글을 읽었습니다. 그들은 '수백만 명의 애도의 행렬을 보며 민중의 위대성을 새삼 확인하였다'는 내용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손석춘님은 이어 '우리 민중은 전통적으로 이성계에 비해 최영에게 더 애정을 쏟은 데서 나타나 듯 실패한 사람을 따뜻하게 품어왔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때 보여 준 온 국민의 슬픔과 눈물이 실패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애틋함에서 출발한 것임을 강조하며 자연스럽게 노무현을 실패한 대통령으로 규정지었습니다.

급기야 손석춘님은  '나는 추모하는 사람들 가슴에 자리한 고인의 모습이 '대통령 노무현'이 아니라 '바보 노무현'이라' 확언하며 '대통령 노무현이 왜 실패했는지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그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대안을 마련할 때'라고 힘주어 역설하였습니다.

손석춘님께 묻고 싶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실패했다고 말하는 이유와 근거가 무엇인지를 답변해 주십시오. 500만 명 조문객 뿐만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가슴으로 통곡하는 대한민국의 대다수 국민들이 노무현이 실패한 대통령이라서 슬퍼한다고 단언하는 근거가 무엇인지를 설명해야 님의 주장이 객관적 타당성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님의 글에 어떤 분이 댓글을 달았더군요.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업적을 세웠다고 본다. 손석춘님이 추구하는 세상을 만들려면 독재를 했어야 했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독재를 해서라도 그걸 이루는 게 옳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손석춘님은 아주 기막힌 답변을 하셨더군요.

"노무현이 성공했다면 그는 비극으로 삶을 마칠 이유가 없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아주
간명한 사실입니다."

손석춘님이 노무현 대통령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자살'했기 때문이라니요.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하신 이유를 손석춘님은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라 이 땅의 기득권 세력에 의한 타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마십시오.

3.1운동은 성공한 독립운동

자살 때문에 실패한 대통령이라 단언한다면 총 맞아 죽임을 당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었던가요? 수많은 국민을 죽이고 수천억 원을 갈취하고도 '꿋꿋하게' 잘 살고 있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 IMF로 수많은 사람들을 자살하게 만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었는지 대답해 보십시오.

3·1운동을 통해 해방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3·1 독립운동이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항일 운동을 통해 독립이 되지 않았다고 해도 김구 선생 안중근·윤봉길 의사 등 이 땅의 애국지사들은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이 땅의 역사 그 이상입니다.

자신과 가치가 맞지 않았다고 해서 객관적 근거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패한 대통령이라 주장한다면 잃어버린 10년, 민생파탄, 세금폭탄, 봉하 아방궁 등등 아무런 근거도 없이 지난 참여정부 5년간 하이에나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물어 뜯은 조중동과 한나라당 도대체 그들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손석춘님. 노무현 대통령은 결코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그의 공적 중 으뜸은 권위주의를 타파하여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줌으로써 이 땅에 민주주의를 뿌리 내리게 한 최초의 대통령이었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더해 노무현은 대통령 직도 훌륭히 해 내신 분입니다. 국가의 정책 수립 및 집행 과정을 시스템화하여 관치경제를 청산하고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자제하여 주가 2천, 외환보유고 2500달러, 무역 6천억 달러, 국민소득 2만 달러의 안정적인 경제시대를 열었습니다.

100년이나 이어진 항운노조의 노무공급 독점권을 해결하였을 뿐 아니라 방사선 폐기물처리장 건설 용산 미군기지 이전, 전시작전 통제권 환수 등등 역대 대통령 어느 누구도 손 댈 엄두도 내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수십 년 묵은 과제를 노무현 대통령은  회피하지 않고 모두 해결해 놓았습니다.

그의 임기내에 복지 예산의 대폭적인 증액은 물론, 복지에 대한 개념과 시스템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동북아 평화정착, 지방 분권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 동반성장을 통해 성장과 복지가 함께가는 사회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철저한 역사인식에 의한 균형 외교를 펼쳤을 뿐 아니라 외교력을 통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하기도 했지 않았습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그가 남겨놓은 825만 건의 국가 기록물을  보아도 알 수 있을 것 입니다. 노무현은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 했고 그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고  당당했기에 그 수 많은 기록물을 남겨 놓았던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과 역사가 평가할 것

손석춘님, 연세대 김호기 교수가 어느 좌담회에서 한 말을 옮겨봅니다.

"한 정부와 정치적 리더에 대한 평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에 이뤄집니다. 노무현 정부도 비슷한 과정에 있었는데 돌연한 죽음이 우리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가치, 정신, 양심에 대해 제대로 평가를 못해왔다는 거죠. 인권, 민주주의 사회적 약자보호입니다.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은 이런 가치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감정을 갖는 것입니다. 도덕적 가치, 양심의 가치, 약자에 대한 배려 등등 죽어가고 있던 이런 가치들이 그의 죽음으로 다시 살아나 우리를 일으켜 주고 있다는 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살아계실 때도 그리 못마땅해 하시던 손석춘님이 그가 서거하자마자 아무런 근거 없이 그를 실패한 대통령이라 평가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무례일 뿐 아니라 인간의 도리 또한 아닙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성공하였는지 실패하였는지는 국민과 역사가 평가할 것입니다.

손석춘님,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강물같이 흘렸던 우리들의 눈물과 온 산하를 울렸던
우리들의 울음소리는 인간 노무현에 대한 애틋함 뿐 아니라 국민을 위해 애쓰고 헌신한, 진정 국민을 사랑하는 대통령이었다는 뒤늦은 깨달음의 통곡이었습니다.

도덕적 가치, 양심의 가치, 약자에 대한 배려 등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소중한 가치를 자신의 목숨으로 일깨워 준 사람 노무현…. 바로 그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습니다.


태그:#노무현, #손석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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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오마이뉴스의 정신에 공감하여 시민 기자로 가입하였으며 이 사회에서 약자에게 가해지는 차별을 글로 고발함으로써 이 사회가 평등한 사회가 되는 날을 앞당기는 역할을 작게나마 하고 싶었습니다. 여성문제, 노인문제등에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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