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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이라는 주제로 피라미드 토론을 하고 있는 삼척지역 중학생들
▲ 미래사회를 예측하라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이라는 주제로 피라미드 토론을 하고 있는 삼척지역 중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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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자격연수를 마치고 1급 정교사가 된 성현진(평창 대관령중) 교사는 안도의 목소리로 토론캠프 첫 날의 소감을 밝혔다. 삼척교육지원청 3층은 강원토론교육연구회(회장: 김지영, 이하 '강토연')가 주최한 삼척청소년토론캠프(8.11-12)에 참가한 46명의 삼척지역 중학생들의 토론 소리로 시끌시끌했다.

'토론이라면 찬반토론만을 생각했다'는 학생, '처음 생각과 달리 토론이 재미있다'고 이야기하는 학생들 덕분인지 강사들 표정이 밝았다. 이날 토론캠프 주강사로 나선 현직 교사는 세 명, 지원팀으로 참여한 교사는 여덟 명이었다. 모두 자발적인 교사연구모임인 강토연 소속 현직 강원지역 교사들이었다.

강토연은 2014년부터 소외된 강원지역을 돌아다니며 여름방학에 토론캠프를 개최하고 있다. 학생들 식비와 간식비는 연구회가 강원도교육청 또는 교육부로 지원받는 연구회비로 충당한다. 하지만 강사들은 강사비도 없고, 차비조차도 개인부담이다.

숙박은 인근 선배 교사의 집을 이용한다. 강토연 소속 교사들이 재능나눔 차원에서 2014년에 홍천청소년토론캠프를 시작한 것이 횡성을 거쳐 삼척에 이르렀다.

"우리가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하는 취지"

이들이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을 준비하여 중학생과 함께 할 토론캠프를 여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지영 회장(강릉 해람중 교사)은 "우리가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하는 취지"라며 "기왕이면 협력적 토론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소외된 지역에서 나눔을 실천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회고했다.

올해는 협력적 토론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해서인지 토론캠프 첫날 참여한 학생이 46명이나 되었다. 학생들은 '세 단어로 말하기', '창문 열기로 모둠 이름 정하기', '브레인 라이팅: 우리들의 버킷 리스트', '피라미드 토론', '가치관 경매' 등 여러 토론을 접하며 마음을 열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참여한다.

첫 강의를 맡은 성현진 교사는 "삼척시내 3개 중학교 학생들이 모여서 그런지 처음에는 말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어려웠다"며 "토론을 해나갈수록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협력적 토론의 매력"이라고 전했다.

삼척청소년토론캠프 주강사. 왼쪽부터 성현진(평창 대관령중), 문수정(평창고), 허은영(정선 나전중) 교사.
▲ 삼척청소년토론캠프 주강사 삼척청소년토론캠프 주강사. 왼쪽부터 성현진(평창 대관령중), 문수정(평창고), 허은영(정선 나전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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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교사들이 존경스러워"

올해로 교사 2년차인 허은영(정선 나전중) 교사는 "많은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해야 하니 준비를 많이 하느라 엄청 긴장했다"며 "이런 토론캠프를 3년째 열어온 선배 교사들이 존경스럽다"고 웃음을 지었다.

현재 허은영 교사는 전교생이 19명인 중학교에서 토론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허 교사가 강원토론교육연구회를 만난 것은 불과 9개월 전. 같이 근무하던 선배 교사가 <이야기가 꽃피는 교실 토론>이라는 책을 선물하면서였다.

이 책은 강원토론교육연구회가 2년 간 연구를 바탕으로 펴낸 단행본이었다. 허 교사는 이 책을 만난 후 강원토론교육연구회 회원 워크숍에 참석했다가 연구회에 덜컥 가입을 했다. "그날 이후 선배들이 이것 저것 많이 알려줘서 교사 생활의 자극이 되었다"며 "강토연을 만나지 않았다면 어떤 교사가 되어 있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며 '아직도 공부하면서 아는 것을 조금 실천하는 수준'이라는 허 교사는 이번 토론캠프 준비를 위해 여러 권의 책을 구입해서 연구를 했다고 고백했다.

협력적 토론에 "재미있고 유익해"

이날 캠프 마지막 강의를 맡은 문수정(평창고) 교사는 활력 넘치는 목소리로 '가치관 경매'를 진행했다. 가치관 경매는 '정직', '긍정'과 같은 가치를 경매 방식으로 사는 활동이다. 학생들은 모둠별로 어떤 가치를 살 것인지 협의한 후 경매 활동에 참여했다.

옥션 경매처럼 긴장감이 넘치고 활발한 것이 특징적이었다. 가치관 경매 활동을 마친 문 교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돌아보기 위해 가치관 경매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숨을 돌렸다. 가치관 경매까지 참여한 학생들은 "이틀간만 한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며 "내년에도 또 참여하고 싶다"고 아쉬움을 토론했다.

임소정 학부모는 "사실 토론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은 아침까지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오늘 캠프를 마치고 아이들이 재미있고 유익하다며 내일까지만 하는 게 아쉽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토론캠프 소식을 접한 심미영씨 역시 "학생들의 모습이 진지하다"며 "좋은 시간을 만들어준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강토연 측은 "회원인 현직 교사들과 함께 더 많은 지역에서 토론캠프처럼 유익한 프로그램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첫날 토론캠프를 마친 학생들이 각자 한 줄 가량의 소감을 쓴 메모지를 모아 만든 작품이다.
▲ 한 줄 소감문 첫날 토론캠프를 마친 학생들이 각자 한 줄 가량의 소감을 쓴 메모지를 모아 만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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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청소년토론캠프에 참여한 한 학생이 "재미있었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가 풀렸고 삶에 도움이 되었다."는 소감문을 남겼다.
▲ "스트레스가 풀렸고 삶에 도움이 되었다." 삼척청소년토론캠프에 참여한 한 학생이 "재미있었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가 풀렸고 삶에 도움이 되었다."는 소감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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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강원, #토론캠프, #삼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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