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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의 군인들이 반갑게 만나서 인사하고 예쁘게 만들어진 오솔길을 나란히 걸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것도 총부리를 겨누고 긴장도가 가장 높았던 DMZ에서 말이다. 젊은 시절 전방 초소 GP에서 영하 3~40도의 혹한을 견디면서 북의 철조망만 쳐다보며 고립된 군대 생활 경험이 있는 분들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한 사건이 GP 철거 시작과 남북철도 연결이다. 문제는 이런 역사적인 사건을 보면서도 생각보다 국민들의 반응이 덤덤하다는 것이다. 남북 간의 실제적인 종전선언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지만 당사국인 '남북미중 4자'가 참여하는 종전선언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최근 북미 간의 비핵화 협상도 지지부진하다. 하지만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과거 남북 간에 왕래가 시작되고 금강산과 개성공단이 열렸을 때 금방이라도 통일이 이루어질 것 같은 기대를 가졌지만 지난 10년간 단절됐던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어 그냥 조용하게 지켜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남북 병사들의 오솔길 만남과 남북철도 연결 착공식 소식을 접하면서 "新광개토시대를 열자"는 21년 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수락 연설문을 떠올렸다.

"저는 우리 민족의 위대한 영웅이었던 광개토대왕을 생각하곤 합니다. 강력한 외교, 강력한 경제력, 강력한 문화력을 가지고 세계 무대에 나가서 강력한 한국의 힘으로 세계 선진국의 최선두에 서는 새로운 광개토시대를 여러분과 더불어 반드시 이룩할 것을 약속합니다."

또한 당시 김대중 대통령 후보는 ▲ 세계 5강의 경제, ▲ 제2의 한강기적, ▲ 위대한 한국의 역사를 열어가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97.5.19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

물론 선거 과정에서 IMF 외환위기가 발생해서 '5강경제'는 공약집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모든 정책을 수정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이야 말로 남북관계를 진전시켜서 평화와 번영의 기본 틀을 공고히 하고 "5강 경제"와 같은 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단순히 GDP만 높은 경제강국이 아니라 삶의 질과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를 구상해야 한다.

조선일보는 2014년 1월 "통일이 미래다" 시리즈에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에 의뢰해 "남북한이 올해부터 상호 화해·교류·협력을 통해 점진적으로 경제·사회적 통합을 이뤄갈 경우 앞으로 16년 후인 2030년엔 영국·프랑스 등 선진국을 제치고 'G7 국가'(선진 7개국·Group of 7)로 뛰어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2050년 8만달러 넘어 경제력 4위를 한반도 통합 이후 예측 결과"로 기사화 한 적이 있다.

조선일보가 지금은 4년 전 "통일이 미래다" 시리즈 기사와 전혀 다른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기사를 계속 내보내고 있는 것은 유감이지만 보수적인 조선일보도 남북관계 진전이 G7 국가가 될 것 이라고 전망했던 것 이다.

해양수산부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세계지도를 거꾸로 뒤집어 만든 지도를 보면 우리나라는 대륙의 끝에 위치한 반도국가가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배후지로 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는 중심국가의 모습이다. 지정학적으로도 미국과 유럽 중심의 대서양 문명에서 아시아 중심의 태평양 문명으로 판이 바뀌는 시점에서 중심국가 로서의 역할을 하기에 유리하다.

비록, 중국과 미국에 비해 영토는 작지만 대륙문명과 해양문명을 융합하여 창조성을 통해 G5 국가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미래학자와 세계적인 투자가들도 남북관계가 진전된다면 한반도에 놀랄만한 발전이 가능하다고 밝게 전망하고 있다.

북한이 개방되었을 경우 ▲남한의 우호적이고 전략적인 지원 ▲신속하고 효율적인 정책 추진 ▲토지 보상이나 건설 비용 저렴 ▲기존 산업의 기득권 저항이 없기 때문에 3차산업혁명을 거치지 않고 4차산업혁명 같은 첨단산업으로 바로 이행하여 10여 년 이내에 큰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남북관계의 진전은 GDP 6% 성장률이 가능한 최고의 경제정책이라고 할 것이다. 이번에는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G5 국가가 될 수 있는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야 한다.

태그:#남북관계,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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