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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박 3일 제주를 여행한 숙박객이 묵었던 숙소로부터 받은 가스와 전기요금 문자.
 지난달 2박 3일 제주를 여행한 숙박객이 묵었던 숙소로부터 받은 가스와 전기요금 문자.
ⓒ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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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군인 4명이 제주에서 2박 3일 숙소를 이용한 후 전기요금만 36만 원을 청구받았다는 게시글이 큰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 12일 온라인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제주도 2박 3일 에어비앤비 숙소 전기료 이게 맞나요?"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 A씨는 자신처럼 군 복무 중인 군인 친구들과 함께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제주를 여행하고 돌아왔습니다. 군인이라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예약한 숙소는 숙박비와 별도로 전기요금과 가스비는 나중에 정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여행을 다녀오고 2주가 지난 후 A씨는 황당한 청구 문자를 받았습니다. A씨가 받은 문자를 보면 "게스트님에게 후불제 공과금인 가스, 전기 요금 정산이 완료돼 연락드렸다"라며 "2박3일간 가스비(온수,난방) 2707원과 전기료 36만 6040원. 총 36만 8747원이다. 송금 부탁드린다"라고 적혀있었습니다. 

A씨는 "저희가 따로 코드 꼽아서 뭘 하지도 않았고, 에어컨도 당시 비가 와서 추워서 켜지도 않았다. 외출할 때 소등도 확실하게 했다"면서 "제주도 여행 잘 아시는 분들, 에어비앤비 잘 아시는 분들 원래 이 가격이 맞는 건가. 저 포함 전부 20대 초의 사회 생활도 별로 안 해본 군인들이다.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여쭤본다"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2박 3일 전기요금이 36만 원이라는 글이 올라오자 누리꾼들은 "숙소에서 전기요금을 따로 내는 것 자체를 처음 본다"라면서 "여름철 4인 가구가 에어컨, 냉장고, 컴퓨터 등을 종일 틀며 살아도 전기료 20만 원이 넘는 일은 흔하지 않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군인이라 바가지 씌운 것 아니냐", "고지서 보여 달라고 해라"등의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사장 '실수' 
 
제주 전기요금 36만 원 사건을 다룬 언론 기사들
 제주 전기요금 36만 원 사건을 다룬 언론 기사들
ⓒ 네이버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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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13일 저녁 호스트(숙소 사장)와 통화한 내용을 정리한 글을 올렸습니다. A씨에 따르면 36만 원 전기요금에 대해 "호스트가 작년 한달살이 하던 이용객과 저의 요금이 착오가 생겨 뒤바뀐 것이라고 해명했다"라면서 "실제 요금은 6천 얼마"였다고 밝혔습니다. 

호스트는 "조카가 일을 도와주면서 계산에 착오가 있었다"라면서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당황스럽다. 절대 군인들 등쳐먹는 사람 아니다. 확실하게 체크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라고 해명했습니다. 

A씨는 온라인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 "비정상적인 전기요금과 합계까지 정확히 했다는 점에서 실수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라며 "고지서와 계량기 사진을 요구하는 문자에 하루가 넘도록 답장이 오지 않아 화가 났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둘이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성급하게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일을 너무 크게 벌였다"라면서 "호스트도 통화하는 내내 사과했다. 거짓말처럼 보이지 않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진실은 알 수 없지만 정말 호스트님의 말이 사실이라면 비난의 화살은 저한테 돌리셔도 될 것 같다"라며 "원글은 삭제하고 호스트님과 대화를 계속 나누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누리꾼들은 "공론화해서 사과했을 수도 있다"라면서 "문자에 2박 3일과 36만 원을 수기로 직접 쓰면서 이상함을 못 느끼고 재문의에도 반응이 적극적이지 않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단순 해프닝으로 넘어갈 일을 기사화시켰다"라며 "도가 지나친 비난을 자제하자"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일반적인 제주 숙소는 전기·가스 요금 별도로 청구하지 않아 
 
제주공항에 있는 'HELLO JEJU'
 제주공항에 있는 'HELLO JEJU'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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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에서 펜션을 운영 중인 업계 관계자는 "한 달 살기처럼  월세로 계약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펜션이나 민박에서는 전기나 가스 요금을 별도로 청구하지 않는다"라면서 "혹시라도 전기요금이 과도하게 나올 경우 먼저 한전에 문의하거나 누전 등을 의심하지 무조건 청구하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관계자는 "이 사건을 계기로 제주 숙박업소가 전기와 가스 요금을 별도로 청구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라며 "가뜩이나 숙박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런 사건까지 터져 걱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선 지난해 서울 마포구의 한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닷새 동안 머문 뒤 가스 요금 64만 원, 수도와 전기 요금 20만 원 등 총 84만 원이 나온 사례 때문에 개별 부과하는 곳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기요금 36만 원을 청구한 숙박업소는 소개 글에서 "전기, 가스 사용료를 게스트의 사용량에 따라 개별 부과한다"라며 "자기 돈을 지불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낭비를 막을 수 있다"라고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숙박객에게 낭비를 막기 위해 요금을 부과한다면서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요금을 과다하게 청구했다는 점에서 관광객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최근 비계 삼겹살 논란에 이어 전기 요금 사건이 벌어지자 누리꾼들은 "제주도에 비계 식문화가 있듯  (전기요금을 별도로 내는) 주거 문화가 따로 있는 거냐", "2박 전기요금으로 도쿄 왕복 항공권이 나왔다", "젠장 또 제주야" 등의 댓글을 달며 제주 관광의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제주도는 13일부터 7월 12일까지 두 달간 민관 합동으로 ▲ 오피스텔, 타운하우스, 주택, 빌라 등 숙박업이 불가한 시설에서 숙박영업 행위를 하는 업소 ▲ 숙박업으로 신고(등록)된 업소 중 불법 증축, 편법 운영이 의심되는 업소 위주로 불법 숙박 영업행위에 대한 일제 점검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제주숙소, #전기요금, #에어비앤비, #비계삼겹살, #제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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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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