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세계적인 자연사진 작가 프란스 란팅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단독 전시회가 오는 5월 16일부터 서울 종로구 혜화동 JCC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 세계적인 자연사진 작가 프란스 란팅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단독 전시회가 오는 5월 16일부터 서울 종로구 혜화동 JCC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 플랫폼C

관련사진보기

 
"한국은 내일(15일)이 중요한 공휴일(석가탄신일)이라고 들었다. 다르게 보면 다양성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모두 하나다, 자연은 하나다,라는 인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자연사진 작가 프란스 란팅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란팅 작가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간담회는 오는 16일부터 7월 31일까지 개최되는 '프란스 란팅: 디어 포나' 사진전에 맞춰 진행됐습니다. 전시회는 유료 행사로, 서울 종로구 혜화동 JCC아트센터에서 열립니다. 사진전은 기후변화센터가 주최하고 플랫폼C가 주관합니다.

란팅 작가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대표하는 야생사진의 거장입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그를 두고 '과학자의 머리와 사냥꾼의 심장, 시인의 눈'을 가진 사진작가란 찬사를 보낸 바 있습니다. 영국 BBC가 선정한 "가장 위대한 야생사진 작가"로 한국에도 이름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사진전은 란팅 작가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단독 전시회란 점에서 주목받습니다.

40년 간 기록해온 90여 점 전시
 
프란스 란팅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한국을 최초 방문했다. 사진은 14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의 모습.
 프란스 란팅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한국을 최초 방문했다. 사진은 14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의 모습.
ⓒ 플랫폼C

관련사진보기

 
이번 전시회에서는 지구와 생물다양성에 대한 열정과 염려를 담아 40년간 기록해 온 란팅 작가의 작품 중 대표작 90여 점이 소개됩니다. 전시회 제목은 '디어 포나(Dear Fauna)'입니다. 이는 '동물계'를 뜻하는 라틴어입니다. '친애하는 동물들에게'란 뜻이 담겼습니다.

전시회는 이에 맞춰 ▲ 얼음나라의 황제들 ▲ 정글: 색, 소리와 향기 ▲ 아프리카, 오래된 미래 ▲ 지구, 멀리서 가까이서 ▲ 캘리포니아 와일드 ▲ 프란스 란팅의 카메라 등 총 6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한국 최초 대규모 개인전인 만큼, 작가가 직접 큐레이션에 참여해 더욱 풍성하고 완결된 구조를 갖게 됐다는 됐단 것이 주최 측의 설명입니다.

그의 작품에는 작가가 전 세계를 누비면서 살펴본 지구 자연의 아름다움과 동물들에 대한 따듯한 시선이 담겼습니다. 또, 그 과정에 느낀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함께 인간보다 훨씬 강한 자연의 회복력을 전달합니다.

'다이아몬드' 같은 전시회… 란팅 작가 "희망이란 회복 탄력성 전할 것"
 
작품명 ‘얼음 다이아몬드, 남극, 2016’. 프란스 란팅 작가는 이번에 한국에서 열린 전시회가 하나의 다이아몬드와 같다고 말했다.
 작품명 ‘얼음 다이아몬드, 남극, 2016’. 프란스 란팅 작가는 이번에 한국에서 열린 전시회가 하나의 다이아몬드와 같다고 말했다.
ⓒ 2024 Frans Lanting.

관련사진보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란팅 작가는 전시에 대해 "하나의 다이아몬드와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다이아몬드의 여러 면이 빛을 반사하듯, 전시회의 면면이 다양한 생명을 반사한단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란팅 작가는 전시에 소개된 사진 하나하나에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가 담겨있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동시에 동물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볼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사진들에 담겨 있는 "희망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언론에서는 불행하고 슬픈 뉴스를 가장 중요한 뉴스로 장식한단 것. 이러한 상황에 "희망과 자연의 회복 탄력성으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세계 최초 공개… 남극부터 '동네 앞' 캘리포니아까지, 다채로운 지구 담겨
 
작품명 ‘다시 태어나다, 몬터레이만, 2021’. 프란스 란팅 작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만에서 촬영했다. 당시 산불이 휘감고 지나간 미국삼나무 군락 사이에서 새로 돋은 싹은 자연의 회복력을 보여준다.
 작품명 ‘다시 태어나다, 몬터레이만, 2021’. 프란스 란팅 작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만에서 촬영했다. 당시 산불이 휘감고 지나간 미국삼나무 군락 사이에서 새로 돋은 싹은 자연의 회복력을 보여준다.
ⓒ 2024 Frans Lanting.

관련사진보기


동시에 그는 자연을 바라보는 '제대로 된 관점'의 필요성을 짚었습니다. 란팅 작가는 사진들이 찰나의 순간의 이야기를 담는 동시에 '영구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인간이 살아오기 전부터의 지구의 모습을 말합니다.

인간이 지구에 머무는 순간은 짧지만, 자연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허나, 그 짧은 시간 인류가 지구의 미래를 결정한단 것. 그렇기에 책임감을 갖고 자연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단 것이 란팅 작가가 전하고 싶은 말입니다.

란팅 작가는 전시 기간 TED형 오픈 클래스, 야생사진 마스터클래스 등 여러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할 예정입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란팅 작가가 담은 남극의 사진이 세계 최초로 공개됩니다. 아프리카·아시아의 정글부터 란팅 작가가 사는 캘리포니아의 야생까지 다채로운 자연의 모습 역시 전시됩니다. 전시회에 소개될 90여 장의 작품 중 꼭 감상해야 할 사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작품명 ‘빙산 대성당, 남극, 1994’. 이번 전시회에서는 프란스 란팅 작가가 남극을 담은 최근작이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작품명 ‘빙산 대성당, 남극, 1994’. 이번 전시회에서는 프란스 란팅 작가가 남극을 담은 최근작이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 2024 Frans Lanting.

관련사진보기

 
얼음나라의 황제들|"60㎞를 돌아도 결국 길을 찾는다"

린팅 작가가 남극에서 주목한 주인공은 황제펭귄이었습니다.

그의 사진에는 남극의 둥지로 알을 낳으러 여정을 떠나는 황제펭귄들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북극의 북극곰과 같이 남극에서는 황제펭귄이 상징이란 것이 작가의 말입니다. 북극곰과 마찬가지로 얼음 위에서 모든 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래대로면 얼음 땅을 가로질러 가야 할 황제펭귄들은 녹고 깨진 빙판을 마주합니다. 황제펭귄들이 어떤 건너가야 할지, 이런 저런 길을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데요. 길을 찾았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란팅 작가는 "결국에는 항상 길을 찾는다"면서도 "다만, 50~60㎞를 돌아가야 했다고 답했습니다.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에서 만난 안경원숭이의 사진. 프란스 란팅 작가는 안경원숭이는 인류 이전부터 살아온 영장류라며, 자연의 영구성과 그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에서 만난 안경원숭이의 사진. 프란스 란팅 작가는 안경원숭이는 인류 이전부터 살아온 영장류라며, 자연의 영구성과 그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강조했다.
ⓒ 그리니엄

관련사진보기

 
정글, 색, 소리와 향기|인간보다 앞선 안경원숭이

앞서 란팅 작가는 자연에 대한 인류의 책임감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의 안경원숭이 사진입니다.

그는 사진 속 안경원숭이들은 사람이 살기도 전에 가장 초창기 영장류로서 서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런 아이들이 뛰어놀지 않았다면 500만 년 뒤에 우리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북부 사막의 나무를 찍은 작품.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프란스 란팅 작가는 이 사진을 통해 자연의 회복 탄력성과 한계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북부 사막의 나무를 찍은 작품.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프란스 란팅 작가는 이 사진을 통해 자연의 회복 탄력성과 한계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그리니엄

관련사진보기


아프리카, 오래된 미래|회복탄력성과 한계 사이

란팅 작가의 사진을 살펴보면 일견 그림이나 합성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위 사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명 '사막의 빛'이란 작품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촬영됐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자연의 회복 탄력성과 한계 모두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작가는 말했습니다. 척박한 사막에서도 나무가 자란다는 사실, 나아가 이런 나무조차도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현실을 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배경의 죽은 나무와 전경의 살아있는 나무가 대비되며 작가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관객들이 작가의 시각을 느낄 수 있도록 별도의 설치물이 전시가 열리는 JCC아트센터에 함께 전시됐다.
 관객들이 작가의 시각을 느낄 수 있도록 별도의 설치물이 전시가 열리는 JCC아트센터에 함께 전시됐다.
ⓒ 그리니엄

관련사진보기

 
지구, 멀리서 가까이|지구의 표면, 위에서 바라보면

한편, 이번 전시회는 란팅 작가의 시각을 다방면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습니다.
위 사진이 이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하마가 강을 지나며 만든 길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카메라로 찍은 사진입니다. 관객들 또한 전시회의 계단을 내려가며 내려다볼 수 있도록 별도의 설치물이 전시됐습니다.

이를 통해 촬영 당시 작가의 감상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연상케 하는 지층의 사진,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를 연상케 하는 파도의 사진 등 여러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후테크·순환경제 전문매체 그리니엄(https://greenium.kr/)에도 실립니다


태그:#생물다양성, #자연, #야생, #프란스란팅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기후테크·순환경제 전문매체 그리니엄의 에디터.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방법을 찾다 그리니엄에서 순환경제를 접했다. 스토리텔링 역량을 살려서 쉽고 재미있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