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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환경운동연합과 울산시민연대 회원들이 16일 울산 남구의회 앞에서 남구청이 추진하는 삼산배수장 복개와 골프연습장 건립 사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울산환경운동연합과 울산시민연대 회원들이 16일 울산 남구의회 앞에서 남구청이 추진하는 삼산배수장 복개와 골프연습장 건립 사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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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급식비 지원 거부, 고래잡이 허용 서명운동 추진에 이어 이제 골프연습장까지 밀어붙이나?"

울산 남구청장이 태화강에 있는 남구 삼산배수장을 복개하고 배수장 상부에 3층 규모의 공공 골프연습장을 건립하겠다고 밝혀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남구청장은 그동안 친환경급식비 지원을 거부해 시민단체의 반발을 불러온 데 이어 최근에는 고래잡이를 허용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추진해 환경단체의 비난을 받고 있다.

16일 울산환경운동연합과 울산시민연대는 남구청 내 남구의회 정문 앞에서 이를 성토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앞선 15일에는 남구청을 항의 방문하면서 남구청장과 골프연습장 건립을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남구청장은 "이번 계획(배수장 복개와 그 위에 골프연습장 설치)은 주민들을 위한 악취 해소가 목적"이라며 "예산 부족에 따라 민간업자를 유치해 배수장을 복개하고, 그 위에 실외골프연습장을 지은 후 그 수익을 다시 사업자가 가져갈 것"이라며 주민의 요구를 거부했다.

삼산배수장은 지난 1990년 태화강에 대규모 홍수가 나자 이 지역의 침수를 막기 위해 건설한 곳이다. 그동안 주민들은 배수장에서 발생하는 악취 완화 시설과 휴식 시설 설치를 요구해 왔고  남구청도 주민 불편 해소 방안으로 공원설립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남구청이 최근 느닷없이 "이곳에 골프연습장을 설치하면 수익이 증대해 재정여건이 개선된다"며 공영 골프연습장 추진을 서두르고 있는 것.

남구청은 현재 '삼산배수장 체육시설 설치 기본조사 설계 용역비'를 남구의회에 예산안으로 올려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16일 환경운동연합은 남구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는 기본조사 설계용역비를 전면 삭감하라"고 요구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등은 "골프장 타격소음은 단발적 소음이지만 이용객이 몰리는 저녁시간대의 연속적 타격소음은 인근 주민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줄 것"이라며 "'소음진동규제법 제21조 별표 8'에 따르면 도시녹지지역과 주거 지역의 경우 낮(6:00~22:00)에는 65dB, 밤(22:00~6:00)에는 55dB을 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대한건축학회에서 발표한 '골프연습장에서 발생하는 타격소음의 영향에 관한 연구결과를 들어 "사용된 골프채의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타격 시 평균 60~80㏈ 정도의 소음을 발생시키며, 이는 법적기준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는 남구청의 골프연습장 추진이 울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에코폴리스 울산'과도 전면 배치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삼산 배수장은 태화강변 경관계획 상 보전경관관리구역으로 지정돼 시민을 위한 녹지공간으로 적극개방 및 활용방안이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태화강 강남북을 연결하는 주요 보행로이자 조망축 형성에 유리한 이 지역에 골프연습장이 들어서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곳이 인공적으로 조성되기는 했으나 도심에서 보기 드문 유수지로 수생식물들이 서식하는 습지가 형성되어 있고, 태화강을 찾아오는 철새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며 환경 파괴 우려를 제기했다.

환경련 등은 "삼산배수장이 복개 될 경우 햇볕이 차단돼 수질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이 때문에 악취가 가중되는 것은 물론 이 물이 그대로 태화강에 유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삼산배수장 복개 및 골프연습장 건립계획은 주민들의 권리와 불편을 모두 무시하면서 사업자의 배만 불리겠다는 비상식적인 계획"이라며 "그야말로 시대착오적 일방적 행정행위"라고 성토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등은 남구청이 골프연습장 건립을 계속 진행하면 '민선에 의한 지방자치제의 원리를 완전히 파괴하려는 의도'로 판단, 남구청장의 행태를 고발하고 피해주민들과 연대해 백지화 될 때까지 행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 남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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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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