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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금강휴게소가 보인다. 휴게소 뒷편에서 바라본 모습. 맑은 금강이 흐르고 많은 강태공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다.
▲ 휴게소가 숨겨놓은 자연의 보고 금강유원지 저 멀리 금강휴게소가 보인다. 휴게소 뒷편에서 바라본 모습. 맑은 금강이 흐르고 많은 강태공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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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삶의 여유를 누려보신 적 있나요? 저도 그게 언제인가 싶을 정도로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조금만 짬을 내면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네요.

현충일로 3일간의 황금같은 연휴를 맞은 7일, 모처럼 만에 모든 것을 잊고 교외로 바람을 쐬러 나갔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찾은 여유도 고유가 앞에서는 어쩔 수 없더군요. 출발하기 전에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기로 했는데 막상 돌아다니려니 기름값 걱정에 멀리 떨어진 곳은 아예 가보지도 못했고, 가까운 곳도 몇 군데 밖에 돌아보질 못했습니다.

기름값도 기름값이지만 오랜만의 외출이라서 그런지 힘도 들었고, 피곤하더군요. 외출도 자주해야 되겠더라구요. 가끔 하다보니까 피곤만 하고. 충북 보은, 옥천 방면을 돌아보고 지친 몸으로 고속도로를 타고 대전으로 돌아오는데 휴게소가 보여 그곳에 잠시 들르기로 했습니다.

휴게소가 감추어 둔 절경, 자연의 보고 금강유원지

들어간 곳은 금강휴게소. 금강유원지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휴게소에 들어서자 왜 그리도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던지 깜짝 놀랐습니다. 나중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됐지만 말이죠.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난 뒤 잠시 목을 축이기 위해 음료수를 사러 가는데 아름다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갑자기 가슴이 확 뚫리면서 잠시 들르려던 일정을 취소하고 그곳에 머물렀습니다. 이곳을 보자 지금까지 구경했던 다른 곳은 일순간 머릿속에서 사라졌습니다.

'대전에서 가까운 곳에 이렇게 아름답고 삶의 여유가 묻어나는 곳이 있었다니.'

그동안 여행하면 멀리 떠날 생각만 했지 정작 주변은 살펴보지 못한 탓일 것입니다. 대전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20여분 거리 밖에 되지 않는 아주 가까운 곳이었지만 전 이날 처음으로 금강유원지를 찾았습니다.

"정말 처음이야? 난 또 여기 자주 왔었는지 알고 그동안 그냥 지나쳤던 건데. 어떻게 한번도 안 와봤냐?"
"글쎄다. 이렇게 괜찮은 곳인 줄 알았다면 진작에 와봤을 텐데. 그만큼 삶의 여유가 없었다는 말이지 뭐."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수상스키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 수상스키를 즐기는 사람들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수상스키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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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를 사들고 목을 축이며 휴게소 한 켠에 마련돼 있는 벤치에 앉아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을 감상했습니다. 한쪽에서는 모터보트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시원하게 강물을 반으로 가르고 있고, 그 뒤로는 보트에 줄을 매단 채 한 수상스키어가 묘기를 부리고 있습니다.

묘기가 펼쳐지는 상류와는 달리 하류에서는 가족단위 행락객들이 일렬로 나란히 앉아 민물낚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아래쪽에서는 물안경을 쓰고 올갱이를 잡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고, 다리 아래에서는 자리를 펴고 앉아 삼겹살을 구워먹는 사람들의 모습 등 삶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다채로운 모습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우리도 내려가서 한 번 둘러보자."
"그래, 시간도 많은데 구경하고 가자."


낚시 즐기며 삶의 여유 누려 보세요!

한 무리의 일행들이 강변으로 내려와 산과 금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 금강을 배경으로 찰칵! 한 무리의 일행들이 강변으로 내려와 산과 금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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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로부터 연결되어 있는 계단을 따라 강변으로 내려갔습니다. 강과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무리들의 모습도 보이고, 강변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노점상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곳의 별미인 도리뱅뱅과 올갱이, 쏘가리 매운탕 등 다양한 음식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아빠가 물고기를 잡자 딸이 다가와 물고기를 떼어내려 하고 있다.
▲ 낚시를 즐기는 부녀의 모습 아빠가 물고기를 잡자 딸이 다가와 물고기를 떼어내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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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낚더군요. 이게 전부 한 사람이 잡은 물고기랍니다.
▲ 한 사람이 잡은 물고기랍니다 정말 잘 낚더군요. 이게 전부 한 사람이 잡은 물고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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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을 지나면 반대편으로 건너갈 수 있는 둑이 나오는데 그곳에는 이미 가족 단위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물 속을 바라보자 수많은 물고기 떼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걸 물반 고기반이라고 하는 거여. 물도 맑고 고기도 엄청나게 많네."
"그러게, (낚시대) 던지면 잡히겠는데?"
아빠, 엄마와 함께 낚시를 즐기고 있는 최연소 강태공의 모습.
▲ 최연소 강태공 아빠, 엄마와 함께 낚시를 즐기고 있는 최연소 강태공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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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이쪽저쪽에서 탄성이 흘러나왔습니다.

"잡았다. 이번엔 진짜 크다."
"어디 어디? 와 진짜네."


한 명이 물고기를 낚으면 사방에 흩어져 있던 일행들이 한 곳으로 모입니다. 잡은 물고기를 보기 위해서죠.

이곳에서 낚시하는 낚시꾼들의 연령과 성별은 제한이 없습니다. 대여섯살 꼬마 낚시꾼에서부터 아이 엄마, 환갑을 훌쩍 넘긴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낚시를 즐기는 계층은 다양했습니다.

또한, 낚시를 즐기는 모습도 제 각기 다양합니다. 낚시대를 물에 담가 놓고 삼겹살을 구워먹는 아저씨, 한 마리도 낚지 못했지만 열심히 릴을 감는 아줌마, 물고기를 잡으려는 건지 계속해서 낚시대를 들었다놓았다 장난치는 어린 아이 등 모습도 다양했습니다.

즐기는 것도 좋지만 행락질서는 반드시 지킵시다!

이곳은 물살이 세 루어낚시를 하고 있다.
▲ 루어낚시를 즐기고 있는 강태공들 이곳은 물살이 세 루어낚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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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을 산책하다가 한 노점상의 어항속에 가득 차 있는 물고기들의 모습이 보여 사진을 찍었다.
▲ 어항속 물고기 강변을 산책하다가 한 노점상의 어항속에 가득 차 있는 물고기들의 모습이 보여 사진을 찍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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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난 뒤 둑을 건너 반대편 강변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그곳에는 조금전 잔잔한 강물에서 낚시를 즐기는 모습과는 달리 빠른 물살속에서 루어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연신 낚싯대를 감아올리는 모습이 조금전의 여유가 있어 보이던 낚시꾼들의 모습과는 매우 대조적이었습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본격적인 행락철이다. 자기가 가지고 온 쓰레기는 자기가 가져가는 행락질서를 지킵시다.
▲ 노는 것도 좋지만 쓰레기는 주워가야죠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본격적인 행락철이다. 자기가 가지고 온 쓰레기는 자기가 가져가는 행락질서를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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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을 지나 계속해서 강변을 따라 걸어가는데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쓰레기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습니다. 행락객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점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자기가 가지고 온 쓰레기는 자기가 챙겨가면 되는데 왜 그냥 두고 가서 다른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반대편 강변을 따라 산책을 즐기다 문득 고개를 돌려 휴게소 방향을 바라보았습니다. 석양과 어우러진 휴게소와 강에 반사돼 비치는 햇빛은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했습니다.

'주변에도 이렇게 좋은 곳이 많은데, 굳이 여행을 멀리 떠날 필요 있을까?'

잠깐 목이나 축이기 위해 들렀던 휴게소가 주 여행코스가 돼 버린 이날, 금강유원지는 잠시나마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동안 여유가 없어 제대로 여행을 다녀보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이곳 금강유원지를 추천합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본격적인 행락철이 다가옵니다.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것도 좋지만 멀리 떠나는 것보다 주변에 피서를 즐길 수 있는 피서지가 있다면 굳이 멀리 가지 않고서도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태그:#금강유원지, #금강휴게소, #낚시, #행락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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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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