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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익산희망연대 사회창안사업의 임형택 팀장.
 시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익산희망연대 사회창안사업의 임형택 팀장.
ⓒ 고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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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택(익산희망연대 사회창안사업 팀장)씨와는 올해로 벌써 7년 인연이다. 희망연대가 새롭게 익산지역에 꾸려졌던 그 시절부터 취재원이었는데 지금은 취재원이라는 의미보다는 세상을 밝게 보고자하는 동지 같은 느낌이 많이 드는 사람이다. 언제나 진실함이 말 속에서, 행동에서 묻어나오는 '한결같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아마 그 사람과 친분을 맺고 있는 누구라도 기자의 생각과 비슷하리라 본다.

7년 동안 화내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를 못했다. 그 사람의 삶 속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그렇게 사람들을 세상 속으로 끄집어내고 지역에 익산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데 더 힘을 쏟았다.

2007년 7월,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사회 창안’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지역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때로는 단순한 상상에서, 때로는 불만에서 쏟아지는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유쾌하게 바꾸고 싶었다. 물론, 희망제작소가 먼저 시작하고 있는 사업이지만 지역에서는 익산이 최초이다.

사회창안, 다소 생소하지만 알고 보면 퍽도 간단하다.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아이디어로 제공하고 그 아이디어를 시민들이 참여해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며 고민하는 물꼬 같은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느낀 삶의 지혜, 다양한 의견을 구체적인 대안과 정책으로 만들어 ‘지역사회를 바꾸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가치’와 ‘필요’가 있는 공익적인 아이디어 집합체라고 생각하면 쉽다.

시민인 임욱씨가 밤이나 흐린 날에는 버스 번호판이 잘 보이지 않는데 야광 LED전광판으로 교체되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사회창안 홈페이지를 통해 제안, 아이디어가 현실화된 사례이다.
 시민인 임욱씨가 밤이나 흐린 날에는 버스 번호판이 잘 보이지 않는데 야광 LED전광판으로 교체되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사회창안 홈페이지를 통해 제안, 아이디어가 현실화된 사례이다.
ⓒ 익산희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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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위와 아래는 시내버스 번호표시기 전광판 설치의 전·후 모습.
 사진의 위와 아래는 시내버스 번호표시기 전광판 설치의 전·후 모습.
ⓒ 익산희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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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창안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시민의 작은 관심이 지역사회를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시민참여의 또 다른 방법론 같은 것이랄까요. 사회창안사업을 시작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디어가 시내버스 전광판이었습니다. 밤이나 흐린 날에는 버스 번호판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야광 LED 전광판을 만들면 어떻겠냐는 시민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된 사례입니다. 지금은 익산지역 시내버스 164대에 전광판 번호표시기가 설치되어 있어 볼 때마다 뿌듯합니다."

시민인 임욱씨가 2007년 사회창안 홈페이지에 제안을 했고 서포터스 정기모임에서 희망 아이디어로 선정해 2008년 익산시는 이 제안을 예산에 편성했다. 사람들의 눈에 가장 많이 띄고 가장 많이 이용하게 되는 시내버스를 도시의 얼굴이라고 표현하는 임형택씨의 표현만큼 익산의 얼굴인 시내버스가 사회창안을 통해 깔끔하고 화사하게 바뀌게 된 것이다.

또 있다. 익산시청의 얼굴도 바꿔 놓았다. 익산시청에 들어서면 맨 먼저 보이는 시청광장 정원은 수년간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그냥 정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1월 사회창안은 시민들이 더 많이 사용되는 공간으로 조성했으면 어떻겠냐고 익산시에 제안했고 중앙화단 정비계획 때 의견을 검토해 시민 모두가 이용하는 조경공간이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3개월이 지나고 그곳에 분수가 설치되고 인도가 환하게 열리는 등 시민들이 직접 이용하는 시민 친화적인 공간으로 탈바꿈되었다.

"평소 우리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상상력 넘치는 아이디어나 생활현장에서 체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작은 아이디어, 그리고 직업에서라야 발견할 수 있는 세심한 의견 등 시민들은 아이디어의 보고입니다. 단지 그런 사실을 우리들이 발견하고 있지 못할 뿐인 것이죠."

2007년 12월에 익산시내버스 개선 100분 토론을 진행해 패널들과 함께 열띤 토론을 진행했으며 익산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시내버스 관련 공론의 장이 되기도 했다.
 2007년 12월에 익산시내버스 개선 100분 토론을 진행해 패널들과 함께 열띤 토론을 진행했으며 익산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시내버스 관련 공론의 장이 되기도 했다.
ⓒ 고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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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주민자치센터 발전방안과 자원봉사, 기부문화 활성화 방안에 대해 2가지의 중심주제로 180여개의 아이디어가 접수되기도 했다. 사진은 청소년 자원봉사활성화에 관한 시민토론회의 한 장면.
 지난해에는 주민자치센터 발전방안과 자원봉사, 기부문화 활성화 방안에 대해 2가지의 중심주제로 180여개의 아이디어가 접수되기도 했다. 사진은 청소년 자원봉사활성화에 관한 시민토론회의 한 장면.
ⓒ 익산희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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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결정해 이루어지는 정책, 행정이라는 것이 개인이나 시민들이 사회에 접근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며 시민들에게는 너무 먼 얘기 같이 들리기도 한다.

"전문가 몇 사람이나 행정가가 책상에서 만드는 정책이 아닌 시민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정책이나 대안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추상적인 이론보다는 현장 속에서 지역의 문제와 이를 해결하는 대안과 방법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대안 없는 비판을 넘어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는 고민 중에 발견한 것이 사회창안이었다. 2007년 3월부터 사회창안사업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토론에 토론을 거듭했다. 사회창안팀을 희망연대에 신설해 사회창안 서포터스를 모집, 그해 7월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전국사회창안 네트워크를 결성해 대내외적으로 선포하고 본격적으로 시민들의 아이디어 공모를 시작했다.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평가하며 자료조사와 현장실사도 병행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모아진 아이디어만도 565개. 이중 53개의 아이디어는 익산시에 제안했고 17개는 실제로 실효를 거두었다. 또한 14개는 앞으로 익산시에서 반영하겠다는 약속도 받아 놓았다. 하지만 단순히 노력하겠다는 형식적인 답변만 들은 아이디어도 22개나 된다.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끄집어내는 것은 사회창안에서 할 몫이지만 아무리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도 지자체의 의지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공무원들이 좀 더 적극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워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고 발 벗고 나서줬으면 좋겠는데 하는 아쉬움이 크기도 합니다."

약간의 개선이 필요한 시민 제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수용해주는 편이지만 예산이 수반되거나 큰 변화가 있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향후 추진하겠다는 말을 많이 해서 못내 아쉽기도 하다. 현실성이 적더라도 시민들의 아이디어에 귀 기울여줬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시민의 아이디어가 단순히 생각에만 머물지 않기 위해 평가와 자료조사, 토론, 현장 실사 등이 뒤따른다. 특히 거리 캠페인이나 설문조사는 시민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는데 밑바탕이 되고 있다.
 시민의 아이디어가 단순히 생각에만 머물지 않기 위해 평가와 자료조사, 토론, 현장 실사 등이 뒤따른다. 특히 거리 캠페인이나 설문조사는 시민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는데 밑바탕이 되고 있다.
ⓒ 익산희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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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정책과 대안도 시민들의 동의와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죽은 정책과 대안일 수 밖에 없고 그동안 그런 사례를 수없이 많이 보아왔습니다. 이제는 뜬 구름만 잡을 것이 아닌 시민의 아이디어 속에서 지역사회에 맞는, 가장 지역사회다운 모습으로 새롭게 변화시키는 해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아직은 사회창안이라는 용어가 덜 대중화 되었다. 혼자서 사회창안사업을 담당하며 진행해 오다보니 한계에 부딪힐 때도 많다. 하지만 지역사회 어느 한 가지도 예사로이 보이지가 않는다. 지역사회 곳곳에 대해 고민하고 관심 있게 바라보게 되며 수없이 다양한 시민아이디어가 더욱 빛이 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와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바로 우리주변에서 살아가고 있는 시민 모두가 희망이고 아이디어 뱅크인 것처럼 사회창안에는 희망이 있다는 그의 ‘믿음’. 그 믿음 때문에 시민들, 개미들이 사는 세상에 눈높이가 맞춰질 것이라는 작은 기대에도 조금은 더 욕심을 가져보고 싶어진다.

덧붙이는 글 | 좋은 아이디어는 익산희망연대 사회창안 사업으로 www.goodidea.or.kr



태그:#익산희망연대, #사회창안사업, #임형택, #시민 아이디어, #모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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