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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떼의 환영 속에 석모도로...
▲ 석모도 가는 길 ...갈매기떼의 환영 속에 석모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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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속의 섬, 석모도 가는 길

환영인사라도 하는 것일까. 카페리에 오르자 갈매기 떼들이 끼룩끼룩 날개를 퍼드덕거리며 몰려들어 석모도까지 동행한다. 갈매기들이 신기한 듯 미리 준비한 새우깡을 던지며 갈매기들을 유인하는 사람들, 배 뒷머리서 갈매기들과 함께 논다.

강화도 내가면 외포항에서 강화와 석모도를 잇는 카페리에 올랐다. 섬 속의 섬, 석모도행 오전 10시 배다. 석모도까지 실어 나르는 카페리는 30분 간격으로 있다. 차를 두고 가려했으나 마땅히 주차할 장소를 찾지 못 하고 또 시간도 임박한 데다 처음 가보는 섬이라 기왕에 나선 섬 산행, 섬 여행을 할 바엔 차를 타고 섬 전체를 한바퀴 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차를 배에 함께 실었다.

가는 카페리에서...저만치 석모도가 보이고...
▲ 석모도... 가는 카페리에서...저만치 석모도가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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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뒷전에 서서 갈매기 떼들 사이에서 사진 몇 장 찍다보니 어느새 석모도 항구에 도착했다. 배 타고 5분 거리였다. 선착장에 내리자 석모도에 발을 딛는다. 석모도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에 딸린 섬으로 면적 42.841㎢, 해안선 길이 41.8km, 강화도 외포항에서 서쪽으로 1.5km 해상에 위치해 있다.

해명산(327m)과 상봉산(316m), 상주산 세 개의 산이 있어 삼산면이라는 지명이 생겼다고 한다. 강화에서 석모도로 이제 막 출발했나 싶은데 금방 석모도에 도착하는 바람에 섬에 왔다는 느낌이 반감되기도 했지만, 어쨌든 석모도는 강화도와 지척에 있었다.

해명산 등반(해발 327m)

등반 길에...능선에서...
▲ 해명산... 등반 길에...능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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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에 내리자 횟집을 비롯한 상점들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이 길을 지나 한갓진 마을길을 탐색하듯 달린다. 차를 타고 낯선 섬을 눈으로 둘러보며 전득이 고개를 찾아간다. 오늘은 석모도의 해명산(327m)을 등반한다. 10시 40분, 전득이 고개에 도착, 몇 대의 차가 산 들머리 공터에 먼저 당도해 있다.

풀밭에 차를 주차하고 들머리로 들어선다. 많은 산꾼들이 이곳을 찾은 듯 산악회 리본이 주렁주렁 나뭇가지에 달렸다. 이 먼 곳까지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들이다. 숲에 들어서니 숲 향기 싱그럽다.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와 산행이 더욱 즐겁다.

솨~솨~ 바람소리에 맑은 새소리 섞여들고 그늘진 숲 속 길을 걸어 올라간다. 10시 50분, 넓은 숲 그늘 안부에 앉아 상쾌한 바람소리 듣는다. 흙길 부드럽고 길은 호젓하다. 한 20~30분 오르막길이었을까. 이제 완만한 능선 길 나오고 햇볕이 따갑다. 바람 부는 바위에 올라앉아 땀을 식힌다. 저만치 석모도 뒤편 마을이 보인다.

희부윰한 해무에 가려져 마을 앞 바다는 잘 드러나지 않고 바람 높다. 산행 길에서 대여섯 명의 여자들을 만난다. 인적 없는 산행이 되지 않아 좋다. 서울서 왔다는 사람들이다. 매주 화요일마다 함께 수영하는 팀들로 일주일에 한번은 꼭 산행을 한단다.

해명산 능선길에서 내려다본 석모도 풍경...
▲ 석모도... 해명산 능선길에서 내려다본 석모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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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1시간 30분이나 2시간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하니 아무래도 서울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 듯하다. 주거니 받거니 얘기 나누며 쉬고 있는데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간다. 생각보다 참 많은 사람들이 석모로 해명산을 찾아온 것 같다. 바다를 조망하며 걷는 능선 길… 양쪽 아래엔 산자락 아래 마을들과 바둑판 같은 넓디넓은 벌판과 바다, 먼 산들이 해무에 가려 희미하다.

완만한 길 이어지다가 다시 오르막 등산로 한참 이어지고 다시 산 하나를 넘는다. 바위 구간이다. 암봉 구간을 밧줄을 잡고 가는 사람들, 어느새 해명산에는 등산객들로 가득하다. 30분마다 석모도행 배가 있으니 우리 뒤에 온 배들에서 내려서 온 사람들인 것 같다.

정상에서...숲에 조금 가려져 있다...
▲ 해명산 ... 정상에서...숲에 조금 가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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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산을 중심으로 동과 서로 나뉘어지고, 서해 바다는 해무에 가려져 있다. 먼 산들 위에 구름이 내려앉았다. 조망바위에서 가끔 서해바다와 마을과 평야를 바라본다. 해무 점점 걷히면서 맑아지는 하늘, 암봉으로 된 봉우리 넘어 한참 걷다보니 11시 45분, 해명산 정상이다. 해명산 정상 옆 조망바위에 올라보니 석모도의 마을이 이쪽저쪽으로 나뉘어져 펼쳐져 있다.

가가호호 사람 사는 마을들 앞에는 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다. 보문사로 간다. 산봉우리들은 도대체 몇 개나 넘고 있는 것일까 이쯤이면 정상이겠다 싶었는데 계속 걷고 또 걸어서 해명산 정상에 도착한 것처럼 보문사 찍고 거기서 하산하려고 하는데 봉우리를 몇 개나 넘고 또 넘고 있다.

해발 327m의 산이라지만, 바닥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니 그 오름도 만만치 않거니와 일단 산에 오르면 오르락내리락하며 제법 긴 시간을 걸어야 하는 산이다. 걸어온 길 돌아보니 아득하다. 가끔 쉴 때마다 높이 부는 바람에 땀을 씻는다. 산길에서 여러 개의 조망바위와 안부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해명산의 배려요 특징이다.

쉼 없이 부는 바람, 바람 불어 산행 즐겁고 덜 지친다. 막힘없이 부는 바람 앞에서 땀을 씻으며 바윗길 지나 이제 흙길 또 이어지기를 반복한다. 상봉산과 해명산 사이에 있다는 보문사는 아직도 멀다. 계속 오르막길 가다보니 넓은 조망바위 앞에 선다. 잠시 휴식,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중도에 밧줄잡고 내려가다가 다시 완만한 흙길이다. 보문사, 해명산, 매음리, 석모리 사거리이다. 12시 45분이다. 사거리 넓은 공터 그늘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봉우리 두 개 넘고 다시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사다리 고개에서 깎아지른 듯 가파른 경사로를 올라보니 거대한 봉우리들 앞에 서고, 조망하기 좋다.

1시 45분, 조망바위, 바로 아래에 보문사가 보인다. 삼봉산, 보문사, 해명산 삼거리이다. 보문사(0.6km)쪽으로 내려간다. 조망바위 바로 아래 보문사다. 여기서 구르면 보문사에 바로 닿을 듯한 높은 경사로에는 밧줄 잡고 내려가도록 만든 것이 없어지고 밧줄과 밧줄을 이어주던 기둥만 남아있다.

길이 아니라고 철수시킨 지름길인가. 가파른 흙길 내려 가다보니 오른쪽에서 길이 합쳐지는 곳이 있다. 좀더 수월한 길이 옆에 있었나보다. 이제 완만한 길을 따라 내려간다. 보문사 옆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 가보니 철조망으로 막아놓았다. 보문사 정문 아닌 길을 다 막아놓은 것이다. 보문사 앞 주차장(2:20)에 도착, 많은 사람들이 보문사 안팎으로 붐비고 있다.

보문사 입구 바로 밑에는 식당들과 특산품들을 파는 작은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뜨거운 유월의 태양이 쏟아진다. 배 시간에 맞춰 한대씩 있다는 버스가 방금 지나가버리고 기다리다 못해 도로가에서서 지나가는 차를 겨우 얻어 타고 전득이 고개에 도착한다. 오후 3시 10분이다. 나무그늘 아래 자리를 깔고 앉아 라면을 끓여먹는다.

순환도로 타고 석모도 한바퀴

순환도로 따라 석모도 한 바퀴...넓기도 하다...넓은 평원을 달리다가...
▲ 석모도... 순환도로 따라 석모도 한 바퀴...넓기도 하다...넓은 평원을 달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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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석모도를 한바퀴 돌아본다. 전득이 고개를 벗어나 넓게 펼쳐진 평원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아까 해명산 능선에서 멀리 보이던 염전, 지금도 염전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초록으로 물든 논과 논 사이 농로를 따라 길을 가다보니 바닷물이 저만치 물러나 있는 갯벌이 넓게 펼쳐진 것이 보이고 조금 더 가다보니 우리가 찾던 염전이 나왔다.

가까이 와서 보니 염전이었던 흔적만 남아있는 넓은 땅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그 중에 한 곳, 염전주인은 보이지 않고, 햇볕에 소금알갱이가 물 속에 만들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곳 역시 폐염전일까, 아직도 하고 있는 곳일까 의아스러웠다.

유일하게 소금이 만들어지고 있는 염전...소금 만드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 석모도... 유일하게 소금이 만들어지고 있는 염전...소금 만드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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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폐염전에는 풀이 돋고, 얼마나 오래되었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낡은 소금창고들, 넓디넓은 폐염전 길에서 사람 얼굴 만나기도 힘들다. 어쩌다 경운기를 타고 지나가는 아저씨한테 물었다. 지금은 염전이 없어졌다고, 아무도 염전을 안 한다고 도리질을 했다.

한때는 염전으로 생업을 삼았던 이곳 사람들이 많았을 것임을 염전 터로 보아 짐작만 할 수 있었다. 폐염전을 벗어나 이어서 가는 길에 석모도에서 하나밖에 없다는 민머루해수욕장을 잠시 둘러보고 돌아 나온다. 그냥 작은 마을의 해안가 같은 수준의 해수욕장이다. 해안도로를 타고 석모도를 돈다.

갯벌...
▲ 석모도... 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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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섬, 어업과 농업으로 대부분 생업을 이어가던 섬이지만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서인지 길은 잘 닦여져 있고 산과 바다를 끼고 팬션들과 찻집, 음식점 등이 전망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논밭 사이로 달리다보니 하리선착장이 나온다. 가는 길 다시 돌아나간다.

탁 트인 평야, 양쪽에 초록빛 벌판을 끼고 달리는 환히 트인 길… 전체가 평지이다. 마을은 주로 산자락 아래 형성되어 있고, 먼 산들을 배경으로 넓게 펼쳐진 평원은 초록으로 짙게 물들었다. 막힘없이 탁 트인 평야가 저 멀리까지 조망되게 한다. 다시 해안도로로 접어든다.

염전이었던 흔적만 남아 있는 곳...
▲ 석모도... 염전이었던 흔적만 남아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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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를 지나 해안도로를 따라 바다를 한참 달린다. 섬에서 보는 바다, 바다 건너 크고 작은 섬들… 한참을 달리다보니 석모도 선착장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석모도 안을 한바퀴 차로 둘러보는 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석모도가 꽤 넓은 섬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해명산을 한가운데 두고 펼쳐진 해안 섬을 해안순환도로를 따라 한 바퀴 돌아본 뒤 다시 선착장으로 향했다.

석모도에서 강화로...돌아오는 길...뱃길에 동행하는 갈매기들...
▲ 석모도... 석모도에서 강화로...돌아오는 길...뱃길에 동행하는 갈매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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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40분, 배에 승선하고 강화도로 출발한다. 강화에서 석모도로 출발할 때 환영의 날개짓 하던 갈매기 떼들이 석모도에서 강화로 가는 배를 따라와 배웅을 한다. 카페리 뒷전에서 갈매기들 사이에 서 있다가 보니 다시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한다.

강화 외포리 선착장 젓갈 수산시장 주변에는 많은 갈매기 떼들이 끼룩 끼룩 반공중을 선회하며 맴돌고 있다. 오후 5시 55분, 강화에 다시 발을 딛는다. 왠지 아직도 내가 석모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돌아서니 다시 가고 싶어진다.

산행수첩

1. 일시:2009.6.23(화).맑음
2. 산행기점: 전득이고개
3. 산행시간: 3시간 40분
4. 진행: 전득이고개(10:40)-해명산 정상(11:45)-사거리(석모리, 매음리 갈림길(12:45)-보문사 앞(2:20)
5. 특징: ①강화도 내가면 외포리-석모도:30분 간격(배 2,000원, 차 14,000원(왕복요금)
②석모도 일주로 있음.


태그:#강화도, #석모도, #해명산,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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