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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4대강 사업'과 관련 그중 남한강 사업구간인 한강 7공구와 8공구에서 진행중인 선도사업지구와 충주천생태하천복원사업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충북환경운동연대는 30일 보도자료등을 통해 이들 사업지구에서 예산낭비와 환경파괴가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충북환경운동연대 박일선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구체적 문제점을 들어보았다. 

 

-4대강 사업이 대통령의 말과는 달리 친환경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렇다. 4대강사업의 최고 전도사는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과 관련 '단순한 토목공사여선 안 되고 생태와 문화, 관광이 어우러진 종합적인 사업이 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최근 지사들이 해당 지역의 사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협의하겠다는 뜻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 같은 대통령의 뜻은 확인하기 어렵다.

 

충주에서는 한강 7공구와 8공구, 선도사업지구, 충주천생태하천복원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강 생태계를 본질적으로 변형시키는 대형보 건설계획이 없고 대통령과 충주를 방문한 한승수 국무총리도 "강살리기 사업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녹색뉴딜정책이다. 단순한 SOC사업이 아니라 강을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이 구간이 역사와 문화. 관광, 환경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모범적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말에 기대를 가지기도 했지만 이 같은 말과는 달리 현장에서는 환경파괴적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문제다."

 

-중국의 경우 이 같은 유형의 사업이 생태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데.

작년에 송화강 중심도시 할빈의 하중도(河中島)인 태양섬, 강을 관통하는 케이블카, 습지생태공원, 흑룡강성 수목원((樹木園)을 견학했었다. 갈대와 습지식물이 가득한 드넓은 습지를 노 저으며 돌아보는 단순한 생태관광지에 많은 중국인들이 오고 있었다.

 

이를 보니 탄금대 앞의 용(龍)섬과 앙성온천에 인접한 비내(伐川))섬은 직선형의 샛강복원을 하지 말고 도랑을 촘촘히 내어 갈대터널 수로를 만든다면 환상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목원하면 특별한 나무들과 꽃들만 관리되고 있을 줄 알았는데 각종 유기(遊技)시설과 식당, 조형물이 많아 생태관광공원이라는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시설물 가운데, 희(囍)자 가운데 '♡'모양을 넣은 조형물엔 연인들과 예비부부들이 적지 않게 찾아와 사진 연출을 했고 그 주변은 결혼식이나 연회도 할 수 있을 정도의 무대와 잔디마당도 있었다.

 

넓지 않은 인공연못에 있는 수중 줄타기와 수중 징검다리는 젊은이들이 추억 만들기에 바빴다. 여기에서 벤치마킹을 통해 한강살리기 선도사업지구인 충주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민관협력 모델을 만들어보자고 했지만 우리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충주지구 사업지구에서 환경영향 평가가 엉망이었나?

"그렇다. 황금박쥐나 고니 등의 조사는 부실했다. 적어도 4계절 조사를 기본으로 해야 하는데 불과 한 철 조사에 무슨 환경평가를 할 수 있겠는가. 고수부지나 경작지에 체육·여가시설,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것은 주민들이 요구에 부응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강물과 가까워 육상과 수생태계의 전이지대를 없애버려 여기서 살아가는 수달과 물새, 수변생물들의 서식지를 훼손하게 된다.

 

이런 시설로 발생될 물오염과 불빛, 소음공해를 줄일 대안으로 수충부(물과 뭍이 맞닿는 부분)에 폭 5-10미터의 '녹지대'를 정해야 한다고 충청지역 4대강 최고책임자에게 의견을 냈지만 설계엔 반영되지 않고 있다.

 

또 남한강 제방에 길이 4미터 기둥 열 개를 세운다고 해서 '강의 경치를 해치니 아이 눈높이 내로 낮춰서 수달조형물을 만드는 것이 어떤가?'하는 의견을 냈지만 누구도 이를 구체화하지 않았다. 설계변경에 따른 책임을 지기 싫고 공사속도에 지장을 주기 때문인 것 같다."

 

-선도사업지구에서 예산 낭비가 심하다고 하는데.

"경복건설이 담당하는 선도사업지구의 경우 멀쩡한 남한강제방에서 자연스럽게 자란 수목을 제거하고 식생매트를 하여 다시 조경했다. 곳곳이 부실공사로 과거 제방으로부터 매트가 이격되어 슬라이딩발생과 풀의 안전한 뿌리내림에 문제를 돌출하고 있다.

 

또한 남한강자전거도로로 이용되어 온 제방은 이미 조정지댐 건설당시 500년 홍수빈도를 적용하였고 홍수 한번 없이 안전하게 유지되었는데 이를 인위적으로 변형하는 것은 그 어떤 명분도 없는 혈세낭비다."

 

 

-습지 복원은 어떻게 되고 있는가.

"장천습지를 비롯한 봉황섬과 비내섬에서 샛강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지역의 남한강은 통수면적이 충분하여 샛강을 복원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기어이 정부가 한다니 하중도 (河中島)에 작은 수로를 내어 갈대와 버드나무터널습지를 만들어 무동력선이 이를 통과하는 관광개발이라도 하라는 의견을 냈으나 묵살됐다. 대표적으로 장천습지는 고속도로를 낸 것 처럼 복원했다."

 

-단양쑥부쟁이 비내섬 공사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식물인 단양쑥부쟁이 군락지서식지가 발견된 비내섬의 샛강복원이 예정대로 이루어지면 군락지에 블도저가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약간의 설계변경만 하면 원형보전을 할 수 있는데도 이전하려고 한다.

 

'4대강 사업은 단순한 토목공사가 아니라 문화와 관광, 지역경제를 고려한 사업이 되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뜻을 찾기 힘들다. 남한강 제방에 건설될 상징열주와 전망관찰대가 아름다운 탄금호의 경관을 훼손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국민참여자문단 회의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국민참여자문단회의'에 몇 번 갔지만 한 두 시간 설전하다가 밥 먹으러 가는게 전부였다. 설사 좋은 안이라고 해도 '예산상 반영이 어렵다. 이래서 저래서 어렵다'는 것으로 대체적인 결론이 나는 것 같았다. 이같은 자문단회의에서 나온 결과를 보고할 때에는 '국민참여단회의 몇 번 개최, 국민의견수렴 충실' ···이렇게 문서화 하지는 않을련지 걱정된다."

 

-그렇다면 4대강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어떤 광역자치단체가 4대강사업 검증기구를 만들었는데 반대일색의 특정지역 사람들로 구성해서 비판했다지만 그간 정부도 4대강 사업에 이견이 있는 인물은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에 소홀했다. 대통령은 이 사업을 임기 중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4대강 사업이 있는 모든 광역자치단체 별로 객관적인 검증기구를 만들어 그 의견을 존중해 진행해야만 할 것이다.

 

충주지역만 놓고 본다면 첫째는 충주시와 충주환경단체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환경적이고 지역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국민참여자문단이 아니라 '4대강관리 민관위원회'를 구성해야 할 것이다. 셋째는 충북도는 청주권 4대강 검증위원회를 해체하고 정부와 협의하여 '4대강관리 민관위원회'구성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넷째는 충주시도 4대강 사업에 대한 시민여론수렴을 제도적으로 진행하고 이를 정부에 적극 건의해 생태적이며 지역관광에 필요한 4대강 사업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4대강, #박일선, #단양쑥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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