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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병원까지 이송하는 시간이 가까운 광주보다 3배나 더 걸린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전라북도 소방관들 그렇게 게으르지 않습니다."

전국 16개 시·도와 중앙119구조대 등 17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응급현장과 병원 간 구급차 이송시간 비교'에서 전북이 가장 느리다고 밝힌 감사원 자료가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4일 감사원이 발표한 2009년 말 기준 '경비·구난장비 등 구매 및 유지관리실태'에 따르면, 전북은 응급환자 이송시간이 34.1분으로 전국에서 가장 길어 응급환자 구호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당 자료를 보면 이송시간이 30분을 넘긴 곳은 전북과 함께 경남(31.7분)이 유일했으며, 20분을 넘긴 곳도 시·군 중에서는 충북(24.6분)과 제주(20.9분), 경북(20.6분)뿐이었다. 나머지 시·도는 모두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전북도 소방본부에서 확인한 2009년도 응급현장-병원 이송시간은 전국 평균 19.2분보다 짧은 16.5분이었다. 감사원이 내놓은 34.1분은 소방서-응급현장-병원으로, 신고 접수 후 출동해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까지 포함된 수치였다.

도 소방본부가 제시한대로 응급현장-병원도착 시간만을 계산하면, 3개군을 관할하는 무진장소방서가 구역이 넓어 30.1분으로 다소 오래 걸렸지만, 익산소방서는 12.6분, 군산소방서는 13.3분에 불과했다.

감사원에 해당 자료를 직접 제공한 소방방재청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지금은 통합시스템이 도입돼 통일된 자료를 여기서 뽑아 제출하지만, 2009년까지만 해도 감사원 등에서 자료 요청이 있으면 시·군에서 만들어 올린 자료를 그대로 제출했다"며 "요구자료가 많다보니 이런 차이를 미처 다 확인하지 못해 발생한 일 같다"고 해명했다.

통합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2010년 응급현장-병원도착 소요시간은 17.7분이었다. 만약 감사원 자료가 맞는다면 1년 사이에 16.4분이 줄어든 셈이 된다. 도 소방본부의 주장이 신빙성을 얻는 부분이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응급현장에서는 심장마비만 아니라면 이송시간보다는 적정 병원으로의 이송이 더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고 있어, 이송시간만을 언급한 감사원의 잘못된 발표에 크게 동요하진 않는다"면서도 "그렇다하더라도 억울한 감정은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북도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응급환자, #이송시간, #감사원, #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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