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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설치 작업 중인 낸시랭
 작품 설치 작업 중인 낸시랭
ⓒ 이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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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돌을 던지는 건 자유지만, 나보다 더 열심히 사는 사람이길 바란다. 낸시랭이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가는 전시회를 보고 판단해달라."

팝아티스트 낸시랭이 14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TV12 갤러리에서 '낸시랭과 강남친구들'이라는 개인전을 열고 회화 12점을 출품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건희, 오바마, 워렌 버핏, 오사마 빈 라덴, 카다피, 스티브 잡스, 마이클 잭슨 등 유명인사들을 풍자한 대형 유화 작품이 소개될 예정이다. 지난 10일 작품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던 낸시랭을 작업실을 찾아 이야기를 들었다.

늘 열정과 긍정에너지로 충만한 낸시랭
 늘 열정과 긍정에너지로 충만한 낸시랭
ⓒ 이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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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될 작품들을 보니 지난 대선 무렵의 '내정간섭' 전시회와 비슷한 콘셉트인 듯하다.
"맞다. 사실 '내정간섭' 전시회에 걸린 작품들은 이번에 전시될 예정이었는데, 대선 정국에 맞춰서 정치인들 작품들로만 구성했던 것이다. 온 국민의 관심이 몰렸고 감정이 격해져 있을 때라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게 대중 예술의 모습이고 팝아티스트의 자세라고 본다."

- 유명인의 어깨에 그저 낸시랭의 고양이를 얹어놓은 그림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잘 이해가 안 간다는 시선도 있다.
"저명한 정치인, 회장, 독재자, 팝의 황제 등이 권위를 떼어내고 대중들과 친숙한 이미지로 보이길 바라는 의도였다. 똑같은 고양이라도 누구에게 얹혀지느냐에 따라서 선과 악, 조롱과 유머의 이미지로 다 달라 보인다. 일례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고양이를 얹었더니, 역시 '쥐를 잡는 건 고양이'라는 댓글이 달렸더라. 난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음에도 말이다. 이게 바로 팝아트의 묘미이자 역할이다. 그 그림 이미 팔렸다~앙!"

이명박 대통령을 풍자한 낸시랭의 작품
 이명박 대통령을 풍자한 낸시랭의 작품
ⓒ 낸시랭(이충섭 재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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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호짜리 대형 유화를 10여점 그리려면 꽤 많은 시간이 들었겠다. 작업은 주로 언제 하는가?
"얘기 잘 꺼냈다. 2년에 걸친 작업이었다. 방송 출연 안 할 때, 놀 때 빼곤 그림만 그렸다. 남들은 나를 그저 놀고먹는 계집으로만 보는데, 학교 졸업 이후 매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개인전을 해왔다. 매년 전시회를 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그래서 난 남들 앞에서 현역 예술가라고 당당히 말할 자격이 있다.

개인전 한 번 하려면 비용만 1500만 원 이상 든다. 그 비용 마련하기 위해서 각종 방송을 통해 비용을 마련한다. 손연재도 똑같은 말을 하더라. CF 찍어서 러시아로 전지훈련 간다고. 그 상황을 너무 잘 알기에 맘이 짠했다."

마무리 작업 중인 낸시랭
 마무리 작업 중인 낸시랭
ⓒ 이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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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논객을 자처하는 변희재가 국정원 초청강연에서 '낸시랭은 종북주의자'라고 얘기했고, 그 이전에도 트위터나 TV토론을 통해 설전이 오가고 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북한 관련 발언을 한 적도 없고, 독재자 김정일의 아들 김정은이 나라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게 북한에 대해 아는 전부다. 변희재가 나를 비난하는 건 내가 보수만을 표방하는 자기 편이 아니어서라고 이해는 한다. 내 눈에 낯설다고 게다가 내 패거리에 속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단 돌팔매질을 하기보다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너그러이 품을 수 있는 똘레랑스가 필요하고, 그것이 정치인들이 고민해야 할 이 시대의 과제라고 본다."

늘 거침없고 당당한 낸시랭
 늘 거침없고 당당한 낸시랭
ⓒ 이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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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욕을 먹든 칭찬을 듣든 난 그저 감사하다. 그 어떤 예술가라도 인지도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건데, 많은 사람들이 날 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소수의 평론가에 의해 인정받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에 의해 검증되는 것이 더 가치가 있다. 적어도 난 검증받을 기회를 가진 것 자체가 성공이고 축복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강남을, 서울을 런던이나 뉴욕 같은 현대 미술의 메카로 만들어 국가에 이바지하는 게 낸시랭의 인생 목표다. 이왕이면 '낸시랭이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전시회장을 찾아주면 좋겠다. 낸시랭이 무슨 일을 하고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가는 전시회를 보고 판단해달라."

14일부터 개막하는 낸시랭의 '강남친구들' 전시회
 14일부터 개막하는 낸시랭의 '강남친구들' 전시회
ⓒ 이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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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낸시랭, #강남친구들, #내정간섭, #이명박, #이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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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선수협의회 제1회 명예기자 가나안농군학교 전임강사 <저서>면접잔혹사(2012), 아프니까 격투기다(2012),사이버공간에서만난아버지(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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