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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남동부 울위치(Woolwich)에서 발생한 영국 군인 살해사건의 10번째 용의자가 체포됐다. 영국 BBC 등 현지 언론은 27일(이하 현지시간) 리 릭비(Lee Rigby) 살해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런던 남동부 웰링(Welling) 지역에서 한 50대 남성을 살해공모 혐의로 체포했다고 전했다.

22일 사건 발생 이후 경찰이 체포한 10명 가운데 구금 중인 용의자는 총 4명. 2명은 '혐의 없음'으로, 4명은 보석으로 풀려났다. 사건 현장에서 경찰의 총을 맞고 검거된 마이클 아데볼라조(28)와 마이클 아데보왈(22)은 현재 각각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나이지리아계 영국인인 이들은 이슬람교로 개종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알려졌다. 런던 경찰청은 이들이 몸이 나아지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화염병 던지는 등 이슬람 사원 10곳 공격당해

이번 사건이 이슬람 극단주의의 영향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영국에서는 '이슬람 혐오(Isalamophobia)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7일 인종차별 사건 모니터링 단체 페이스 매터스(Faith Matters)를 인용해 "(22일 사건 발생 이후) 지난 6일간 발생한 이슬람 혐오범죄 건수는 193건"이라고 밝혔다. 지난 1년간 이 단체에 접수된 이슬람 혐오범죄 건수는 642건이었다. 지난 1년간 나타난 이슬람 혐오범죄의 3분의 1이 단 6일 만에 발생한 것이다.

페이스 매터스에 따르면, 이들에게 신고된 대부분의 범죄는 거리 그리고 인터넷에 있는 무슬림 전반에 대한 위협을 포함하고 있었다. 페이스 매터스를 운영하는 피야즈 무갈의 주소를 트위터에 올려놓고 그를 총으로 쏘라고 적어놓은 이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 일주일간 일어난 이슬람 혐오 범죄에는 이슬람 사원 공격도 포함된다. 페이스 매터스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10곳의 이슬람 사원이 화를 당했다. 지난 26일 오후 10시께, 그림스비(Grimsby) 이슬람 사원에서 화재 사건이 발생했다. 사원 측은 이를 "계획된 살인"이라고 규정했다. 화염병을 던진 방화 용의자로 2명이 체포됐고,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이곳은 지난 23일에도 10여명의 10대들에 의해 공격을 받았던 곳이다.

이에 대해 험버사이드 경찰은 "특정한 장소에서의 폭력을 조장하는 글들이 SNS에 올라오고 있다"면서 "모니터링을 통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극우성향단체 "무슬림은 떠나라, 이제는 영국의 봄"

27일에는 극우성향의 반 이슬람 단체인 영국 수호 리그(English Defence League, EDL)의 지지자 1000여 명이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영국 총리 데이비드 카메론의 관저가 있는 다우닝 스트리트를 향해 행진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파시즘에 반대하는 단체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 EDL을 이끄는 토비 로빈슨은 시위대에 외쳤다.

"그들은 아랍의 봄을 겪었다. 이제는 영국의 봄을 맞을 차례다."

지난 25일 뉴캐슬에서 열린 EDL 시위에서는 "무슬림은 영국을 떠나라"는 구호가 나왔다. EDL은 이슬람 율법이 영국사회를 전복시키려고 한다면서 이를 공격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살해 사건이 발생한 지 사흘 만에 휴가를 떠나 빈축을 샀던 데이비드 카메론 총리는 내무장관 테레사 메이를 중심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응하는 태스크 포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정부의 대응책에는 인터넷 사이트를 사전 검열하거나, 극단주의 종교 지도자가 대학이나 사원에서 설교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겨 있어 '표현의 자유' 침해가 예상된다.


태그:#런던테러, #울위치, #이슬람, #이슬람 혐오, #페이스 매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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