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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김황식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서울시장 탈환을 위한 출정식'에서 붉은색 점퍼와 운동화를 신으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 서울시장 탈환은 내가, 엄지손가락 치켜든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김황식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서울시장 탈환을 위한 출정식'에서 붉은색 점퍼와 운동화를 신으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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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노들섬 대관람차 건설과 '오세훈표 서해뱃길사업' 재개 등을 담은 한강 공약을 발표한 가운데, '경선 경쟁자'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이혜훈 최고위원도 14일 일제히 노들섬 개발공약을 내놨다.

특히 김 전 총리는 한강변 건축물 높이규제를 철폐해 다양한 스카이라인을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35층 이하로 묶은 한강변 높이규제를 풀어 50층 내외의 초고층 빌딩 건축을 허용하는 한편, 그에 따른 공공부지를 확보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발상이다.

2009년 1월 오세훈 전 시장이 발표한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과 똑같은 구상이다.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중단됐던 오 전 시장의 '한강르네상스'가 6·4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새누리당 경선 후보들에 의해 확실하게 부활하고 있는 셈이다.

오세훈 때 좌초됐던 한강 스카이라인 재구성 부활?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노들섬에서 이 같은 한강 정책 공약을 내놨다. 그는 "지금까지의 한강은 강남북을 지역적·정서적으로 양분해왔다"라며 "'아파트 병풍'의 획일적이고 단조로운 한강주변경관에 대한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주거중심의 토지용을 업무·상업·문화 등 복합적인 도시구조로 개편하고 서울시민에게는 품격있고 풍부한 여가공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도 같은 얘기를 5년 전 한 바 있다. 그는 2009년 1월 한강 선유도공원에서 현장 설명회를 열고 "그동안 성냥갑 아파트에 가로막혔던 한강변을 시민의 공간으로 돌려드리고 스카이라인을 획기적으로 바꿔 홍콩 못지않은 야경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이를 위해 여의도·압구정·잠실 지역에 최고 층수 제한을 없애고 성수·이촌·반포·구의·자양·당산 등에 최고 50층 안팎의 빌딩 신축을 가능하게 했다. 대신 시는 순부담률 25% 이상의 기부채납을 통해 한강변에 공공용지 및 기반시설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김 전 총리의 '구상'은 오 전 시장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높이 올라갈수록 지상에 더 많은 오픈스페이스(공공용지)를 확보토록 하고 공공성 확보방안을 수립하여 사업주체의 자율성을 확대하겠다"라며 "특히 여의도는 서울의 맨하탄이 될 수 있도록 별도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의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은 당시 지역주민들의 강력한 반발과 시민단체들의 비판에 부딪혀 좌초됐다. 오 전 시장이 사퇴한 이후에는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사업철회 요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서울시 역시 지난해 4월 한강변 인접부 첫 건물은 10~15층 이하 중·저층으로 하고, 그 이후 건물은 상대적으로 높게 하는 방식을 가이드라인으로 하는 '한강변 관리 방향 및 현안 사업 가이드라인'을 발표, 사실상 오 전 시장의 구상을 철회했다.

오히려 김 전 총리는 오 전 시장의 정책을 뒤집은 박 시장을 비판했다. 그는 "한강이라는 오픈스페이스에 있는 이런 곳(노들섬)엔 높이규제가 필요 없고 법령상에도 규제가 없다"라며 "(박 시장의 한강변 관리방안은) 정말 법령상의 근거 없이 맘대로 하는 엿장수 맘대로 하는 규제"라고 주장했다.

이혜훈도 노들섬 개발 공약 합류..."박원순 시장, '오세훈 지우기'에 집중"

박 시장이 오 전 시장 때 추진됐던 한강 주요사업을 방치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전 총리는 "새빛둥둥섬은 당초 컨벤션시설로 계획돼 서울의 부족한 MICE인프라로 사용돼야 할 시설인데 이를 2년 넘게 방치했다"라며 "박 시장은 정치적 목적으로 운영을 방치했지만 오히려 외국언론에서 그 가치(새빛둥둥섬)를 높이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오페라하우스' 건립이 추진됐다가 현재 '시민텃밭'으로 활용 중인 노들섬에 대해서는 서울과 한강을 대표할 수 있는 랜드마크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민을 위한 문화예술섬 조성을 위해 부지매입과 설계용역비 등이 이미 투입된 노들섬을 소수의 텃밭이용자들만을 위한 시설로 이용하는 것은 사실상 방치"라고 주장했다.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이 노들섬에 '대관람차'를 설치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대관람차를) 서울의 랜드마크로 삼기엔 왜소한 것 같다"라며 "구체적으로 문화예술전문가들, 시민의견을 많이 참고할 것이다, 한류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복합공간시설을 확보하면 어떻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혜훈 최고위원 역시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노들섬을 '청소년 꿈터'와 '한류관광 거점'으로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 최고위원 역시 "서울의 대표적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노들섬을 박원순 시장은 취임한지 2년 후인 2013년이 돼서야 '노들섬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시행하고 그간 텃밭으로 방치하고 있었다"라며 "(박 시장이) 전임시장의 잘못 부각 및 흔적 지우기에만 연연했다"고 비판했다.


태그:#김황식, #한강르네상스, #오세훈, #정몽준, #이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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