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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디풀 아무리 작은 꽃이라도 갖출 것은 다 갖추고 피어납니다. |
| ⓒ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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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아자 그리 크다할 수 없는 꽃이지만, 작은 꽃에 비하면 꽤나 큰 편입니다. |
| ⓒ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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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종종 초접사렌즈를 통해서 바라보는 들꽃을 통해서 나는 이 진실을 확인하곤 한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꽃, 꽃이 없나보다 살펴보다가 발견하는 작은 꽃은 신비 그 자체다.
오늘 여우구슬이 그랬다.
줄기와 이파리 아래에 둥글둥글 구술같은 열매는 종종 맺혀있지만, 여간해서 꽃은 보이지 않는다. 들춰보고 또 들춰보다 열매가 아닌 꽃이 보인다. 육안으로는 거의 확인할 수 없는 정도의 크기다.
그런데 그 작은 꽃 속에도 암술과 수술이 다 들어있고, 꽃받침까지 완벽하다. 작다고 대충 피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작다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꽃 취급도 하지 않았다. 허긴, 그들의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꽃 취급을 하든 안 하든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긴 하다. 그들은 누가 관심갖지 않아도 자기대로 피어나는 꽃들이니까.
이 세상에도 작은 꽃, 못 생긴 꽃처럼, 잡초 취급을 당하는 이들이 있다.
소위 예쁜 꽃들이라 할 수 있는 권력을 쥔자,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는 자, 배운 자가 아닌 그저 그렇게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다. 평범한 삶, 그 삶이라고 완벽하지 않은 삶일까? 작은 꽃이 대충 피어나는 법 없이 완벽하게 피어나듯 이 시대에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더욱더 치열하다.
세월호 참사로 사랑하는 아이들을 잃은 단원고 부모들, 그들은 여러모로 잘난 사람들이 아니라 어쩌면 주변부에서 살아가던 이들이었다. 대한민국 서울의 외곽, 소위 강남도 아니고 부자들이 사는 동네가 아닌 서민들이 살아가는 곳에서 살아가던 평범한 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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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며느리밑씻개 소박하게 부끄러운듯 살포시 피어난 며느리밑씻개입니다. |
| ⓒ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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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우구슬 오늘 만난 꽃 중 가장 작은 꽃, 돋보기를 들이대니 겨우 보이기 시작합니다. |
| ⓒ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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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정부나 정치권이나 그들을 대하는 자세는 도도하기 짝이없다.
세월호 참사로 숨진 아이들이 소위 강남의 아이들이었거나, 소위 고위직에 몸담은 부모들의 아이들이었어도 이런 식으로 대처했을까?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고 있음에도 콧방귀하나 뀌지 않는 도도한 대통령, 그들은 범부들이니 대한민국 국민도 아니란 말인가? 아니, 그들 모두는 크고 예쁜 꽃만 완벽한 꽃이 아니라 작은 꽃도 완벽한 꽃이듯 완벽한 오히려 부정부패와는 거리가 먼 아주 정직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소위 권력과 연결되어 고위직에 있는 이들의 행태를 보면 대한민국이 가히 범죄공화국이며, 비리공화국이다. 보통의 국민들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탈법적인 행위를 하면서도 뻔뻔스럽게 권좌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작은 꽃은 꽃도 아니라고 우습게 보지 마라.
보통의 국민이라고 우습게 보지 마라. 오히려 그들은 크고 예쁜 꽃보다 더 강인하며, 작아도 그 삶 온전하게 피워내고 있다. 그런 삶이 오히려 신비스러운 삶이고, 정감이 가는 삶이고, 보면 볼 수록 예쁜 삶이 아니겠는가?
덧붙이는 글 | 8월 10일, 경기도 퇴촌에서 만난 풀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