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17년 3월 2일 서울회생법원이 개원한 이래 벌써 5년이 지났다. 서울회생법원에 접수된 신청에 대한 절차는 다른 지역 파산 회생 제도 처리속도에 비해 평균 2, 3배 빠르게 진행된다. 또 서울회생법원은 개인회생 시 기본적인 법정 최저생계비(*2022년 기준 1인 가구 법정 최저생계비는 1,166,887원(중위소득의 60%)이다) 외에도 주거비, 미성년자녀의 교육비, 의료비 등을 추가 생계비로 산정하는 데 있어 별도의 준칙을 마련하여 타 지방법원에 비해 보다 실효성 있는 변제계획안이 마련될 수 있는 데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왔다.

올해 11월 1일부터는 신용회복위원회와 연계하여 '신속면책제도'를 도입하여 소득 발생 가능성이 낮고 보유재산이 적거나 없는 취약계층(기초생활수급자, 70세 이상 고령자,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파산관재인을 선임하지 않고 파산선고와 동시에 면책을 하는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11월 29일부터는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를 통해 접수된 파산신청 건에 대해서도 신속면책제도를 확대 실시하였다. 이로써 서울 시민들은 신속면책제도를 적용받으면 파산신청 이후 빠르면 1개월 이내에도 면책결정이 가능해지고 파산관재인 선임을 위한 파산관재인 선임비(통상 30만원) 또한 면제받게 되는 등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파산 신청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절차가 파산선고 후 파산관재인의 면책심사 과정인데 최장 10년 동안의 재산변동이력, 소득활동이력 뿐 아니라 본인 서류 외에도 부모, 배우자, 자녀의 재산 관련 서류까지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또 3~5년간의 계좌거래내역을 제출하게 하여 100만원 이상의 거래에 대해서는 사용처를 소명하게 하는 등 필요 이상으로 까다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특별한 면책불허가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중도 포기하거나 오래전 일이라 소명이 불가능한 경우 면책불허가 결정이 나오는 경우도 많다. 연락이 두절된 가족의 서류나 이미 독립한 자녀의 계좌내역을 본인의 파산신청을 위해 협조해달라고 요청하는 건 어떤 신청인들에게는 어쩌면 두 번 비참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채무상담을 하는 현장에서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거주지는 서울이 아니지만 서울에서 파산신청을 진행할 수 없느냐는 문의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법원마다 처리속도나 절차 운용 실무준칙에 차이가 있어 같은 사례라도 결과가 다르게 나올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12월 5일 법원설치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로 수원과 부산에도 회생법원이 추가 설치될 수 있게 된 데에는 서울회생법원의 그간의 고무적인 성과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전국적으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통일성있고 합리적으로 제도 운영을 하고자 하는 법원의 의지도 주요했을 거라 미루어 짐작해본다. 끈질기게 회생전문법원 설치를 주장한 의원들의 목소리도 박수쳐줄만 하다.

서울회생법원 설립 후 회생법원의 전국 확대 설치 요구가 있어온 지 5년 만에 이룬 성과이나 앞으로는 이를 시작으로, 보다 더 속도를 내서 수원, 부산 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도 회생법원이 추가 설치되어 채무자들이 신속하게 경제적인 재기를 도모하는 데 더 많은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회생전문법원 설치 후 서울에서 운영중인 여러 준칙과 신속면책제도의 도입 또한 함께 준용되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금융복지상담사입니다.


태그:#가계부채, #빚문제, #채무문제, #개인회생, #개인파산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는 금융복지상담 현장에서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빚문제로 힘든 시민들을 만나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는 일을 합니다. 빚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