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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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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2일 경기도청, 경기도의회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것과 관련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민(民)주국가'가 아니라 '검(檢)주국가'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오후 SNS에 올린 "'검(檢)주국가'의 실체를 똑똑히 봤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이런 무도함이 계속된다면 국민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부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 수원시와 의정부시에 있는 경기도청 남·북부청사 등에 수사관 등을 보내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압수수색 대상은 남부청사(본청사) 내 도지사실 및 도지사 비서실, 경제부지사실(옛 평화부지사실), 도의회 기재위·농정위원회 등 20곳에 달했다.

그러나 경기도청 남부청사는 지난해 5월 수원시 팔달구에서 광교로 이전했고,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가 실제 근무했던 장소도 아니다. 게다가 이 전 부지사와 관계가 없는 김동연 지사 사무실까지 수사 대상이라는 점에서 이날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 배경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5분 만에 종료된 검찰 포렌식, "단 한 개의 파일도 없었다"

검찰은 이날 김동연 지사의 사무실에서 업무용 PC에 대한 포렌식까지 진행했다. 애초 경기도 측은 검찰에 김동연 지사의 PC까지 압수수색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반발했다. 김 지사의 PC 하드디스크의 제조년월이 2022년 3월이고, 김동연 지사가 지난해 7월 1일 취임한 이후부터 업무에 사용한 것이라 2020년 1월에 퇴직한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와 관련된 파일이 있을 리 만무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날 오후까지 검찰과 경기도 측은 김동연 지사의 업무용 PC에 대한 압수수색 여부를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검찰의 뜻대로 압수수색이 진행됐지만, 예상대로 검찰은 빈손으로 돌아섰다. 김진욱 경기도 대변인은 "15분여 만에 종료된 김동연 지사의 업무용 PC 압수수색에서 검찰이 가져간 것은 단 한 개의 파일도 없었다"고 전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2일 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 자신의 업무용 PC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자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2일 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 자신의 업무용 PC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자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 김동연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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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2일 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 자신의 업무용 PC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자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2일 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 자신의 업무용 PC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자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 김동연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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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는 "오늘 매우 어이없는 일을 겪었다"며 "수사 중인 사건은 수년 전 일이고, 저는 이화영 전 부지사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어 "지금 청사로 도청을 이전한 것은 22년 5월이고, 제 컴퓨터는 취임한 7월부터 사용한 새 컴퓨터"라며 "아무 것도 없을 것을 알면서 압수수색을 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또 실제로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고 분노했다.

일각에서는 경기도청에 대한 검찰의 반복적인 압수수색이 전임 도지사나 부지사가 아닌 김동연 지사를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야당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한 검찰의 무례한 행태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김동연 지사에 대한 미운털도 같이 박혀있는 것 아니겠냐"며 "검찰의 과도한 압수수색으로 경기도정이 사실상 멈춰져 있고, 결국 김동연 지사가 일을 못 하게 발목을 잡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도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개탄한 뒤, "그동안 경기도는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해왔다. 그러나 열세 차례 이상 진행된 압수수색과 검찰권 오·남용으로 도 행정 마비가 빈번했다"며 "그리고 그 피해는 온전히 도민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게 (윤석열) 대통령의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대한민국 시계를 얼마나 거꾸로 돌리려고 합니까? 권위주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정 멈춰 세운 검찰, 유감"

김진욱 대변인은 "오늘 현 청사에서 단 하루도 업무를 본 적 없는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의 흔적을 찾기 위해 김동연 지사의 PC까지 들여다본 만큼 더 이상의 불필요한 압수수색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이제 경기 도민의 민생을 책임지는 경기도청은 민생을 위한 일에만 매진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검찰 압수수색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경기도청에 대한 (검찰의) 과도한 압수수색은 이미 그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금번 압수수색은 사실상 도정을 멈춰 세운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관련기사 보기] 경기도 "김동연 PC까지 압수수색, 도 넘은 검찰" 맹비판

한편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 중인 이화영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해 달라고 요구한 의혹을 받는다.

그러나 이화영 전 부지사는 "쌍방울의 대북 송금이 이뤄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도를 위해 쌍방울이 북한에 금전을 제공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대북 송금이 필요한 경기도의 어떠한 대북 활동도 없다"고 반박했다.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등 경기도 관계자들도 이 전 부지사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이 제기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태그:#김동연, #경기도청압수수색, #검찰압수수색, #이화영대북송금의혹, #김진욱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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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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