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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의 집중 감찰이 진행되고 있는 광주광역시경찰청 산하 광산경찰서 입구에서 교통 경찰관이 본청 감찰요원과 함께 숙취 운전 단속을 벌이고 있다.
 경찰청의 집중 감찰이 진행되고 있는 광주광역시경찰청 산하 광산경찰서 입구에서 교통 경찰관이 본청 감찰요원과 함께 숙취 운전 단속을 벌이고 있다.
ⓒ 광주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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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땐 숙취, 점심 땐 근태, 심야엔 당직 점검까지. '기강 잡기'도 좋지만 죄인 취급에 일할 맛이 안납니다."

경찰청의 집중 감찰을 받고 있는 광주광역시경찰청 일선 경찰관들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새벽 1시30분께 광주경찰청 한 경찰서에 감찰요원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본청 소속이 아닌 대전경찰청 소속 감찰요원들로 시·도 경찰청 간 교류 감찰의 일환으로 광주를 찾았다.

감찰의 목적은 상황실과 형사과, 여성청소년과 등 교대부서 당직자들의 복무 상태 점검. 교류 감찰요원들은 이날 새벽에만 일선 경찰서 두 곳을 예고 없이 방문해 복무 상태를 점검했다.

교류 감찰은 현재 광주경찰청에 상주하는 본청 감찰반 활동과는 별개로 진행됐다. 경찰청 감사관실은 윤희근 청장의 지시에 따라 지난 11일부터 총경급 지휘관을 필두로 감찰반을 투입해 집중 감찰을 펼치고 있다.

본청 집중 감찰에 이어 교류 감찰이 시작되자 일선 경찰관들의 긴장도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 아흐레 동안 경찰관서 곳곳에서는 본청 감찰요원들의 불시 점검이 지속됐다.

아침에는 청사 입구에서 숙취 단속이 벌어지고, 점심시간이 끝남과 동시에는 근태 점검이 이어졌다. 각 기능별로는 감찰반이 요구한 각종 서류들을 제출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밤낮 없는 점검에 한순간도 마음 편하게 근무하는 날이 없다는 게 일선의 하소연이다.

광주청 안팎 흉흉한 소문 나돌아…징계 받은 간부 사직도

집중 감찰이 지속되면서 광주경찰청 안팎에서는 흉흉한 소문도 돌고 있다. 감찰이 일선 과장급 지휘관의 의무위반 건을 조사 중이라는 얘기부터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한 서장급 지휘관의 타깃설 등이 그것이다.

도박 혐의로 체포된 외국인 피의자들이 지구대에서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집단으로 도주해 감찰을 받았던 광산경찰서 소속 지구대 간부는 징계 이후 사직서를 제출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또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 충북경찰청이 국무조정실로부터 감찰을 받는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전전긍긍하는 모습니다. 광주경찰청도 최근 교육에서 복귀한 총경급 간부들을 수해가 발생한 전남경찰청으로 출장 조치했다.

광주경찰청 경위급 한 경찰관은 "광주청 소속 경찰관들의 비위 사건이 잇따라 터진 것은 맞지만, 99% 이상의 경찰관들은 성실하게 본연의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며 "대형사고 전에 경미한 사고 징후가 수백 번 나타난다는 하인리히 법칙처럼 이를 간과한 지휘부와 감찰부서는 면책되고, 하위직 경찰관들만 때려잡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서 경사급 한 경찰관은 "강제추행 혐의로 해임된 총경급 간부와 음주운전으로 파면된 순경급 직원의 처벌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얘기도 많이 나온다"며 "본때를 보이는 기장 잡기보다는 썩은 부분만 도려내는 감찰이 이뤄져야 공정성도 담보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광주경찰청 청사
 광주경찰청 청사
ⓒ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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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광주경찰청, #집중감찰, #교류감찰, #복무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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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통신 기자를 거쳐 오마이뉴스 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사 제보와 제휴·광고 문의는 pre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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