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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둔 5일 현재 통과 가능성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둔 5일 현재 통과 가능성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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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둔 5일 오전, 이균용 후보자는 입장문을 내고 부결될 경우 "국가 기능의 마비 사태가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6일로 예정된 국회 표결에서 부결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후보자가 직접 나서 반대 여론을 설득하는 모양새다.

이균용 후보자는 입장문에서 다시 "송구하다",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재산신고 누락 등을 두고 연거푸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이 후보자는 "저는 국회의 청문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우려와 문제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여 성심성의껏 소명하고 그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려고 노력했다"면서 "그런데도 국민 여러분이나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에서 보시기에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면 이 기회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본인과 가족이 소유한 10억 원 상당의 처가 회사 비상장주식을 두고 "처가 회사의 비상장주식 신고를 빠뜨린 점에 대한 저의 불찰을 모두 인정하고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주식은 재산의 증식 목적으로 보유한 것은 전혀 아니지만, 공직자로서의 염결성에 대한 작은 의혹이라도 해소하기 위하여, 또한 부주의로 인한 재산신고 누락에 관하여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겠다는 생각에서 가장 깨끗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처분하겠다"라고 전했다. 처분 방식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본인과 가족 소유 주식을 모두 처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제가 받은 지적과 비판의 말씀을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저에게 대법원장으로 봉직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청문 과정에서 주신 말씀을 모두 깊이 새기고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며 낮은 자세로 봉사하고 헌신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재판 지연 문제 해결에 의욕을 보였다. "국민과 재판 당사자가 조속히 평온한 원래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상고심 역시 대법관을 8명 이상 증원하는 방식 등으로 충실하면서도 신속한 심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제도 개선을 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했다. 그는 또한 재판과 사법의 독립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입장문 말미에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될 경우의 우려도 내놓았다. 그는 "사법부가 공백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전원합의체 재판, 대법관 제청, 헌법재판관 지명, 각종 사법행정과 법관인사 등 중요한 국가 기능의 마비 사태가 우려된다"면서 "부디 후보자에게 대법원장 직위의 공백을 메우고 사심 없이 국가와 사회 그리고 법원을 위하여 봉직할 기회를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국회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 표결 결과는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부결' 당론 채택 여부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민주당 위원들은 이 후보자가 대법원장으로서 부적격 인물이라는 일치된 의견을 내놓은 상황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이 후보자에 대한) 전반적인 당내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라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은 6일 국회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다음은 이균용 후보자 입장문 전문이다.

[임명동의안 표결에 즈음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입장문]

1. 국민 여러분과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그동안 대법원장 후보자인 저에게 가져 주신 관심과 질책, 격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2. 대법원장 후보자는 어느 공직 후보자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자질을 갖추어야 하기에 저는 국회의 청문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우려와 문제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여 성심성의껏 소명하고 그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런데도 국민 여러분이나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에서 보시기에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면 이 기회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3. 특히 정기재산신고 시에 저와 가족이 보유하는 처가 회사의 비상장주식 신고를 빠뜨린 점에 대한 저의 불찰을 모두 인정하고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해당 주식은 재산의 증식 목적으로 보유한 것은 전혀 아니지만, 공직자로서의 염결성에 대한 작은 의혹이라도 해소하기 위하여, 또한 부주의로 인한 재산신고 누락에 관하여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겠다는 생각에서 가장 깨끗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처분하겠습니다.

4. 청문 과정에서 제가 한 판결, 저의 국가관과 역사인식 등에 대하여도 국민 여러분과 국민의 대표인 위원님들이 여러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제가 받은 지적과 비판의 말씀을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저에게 대법원장으로 봉직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청문 과정에서 주신 말씀을 모두 깊이 새기고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며 낮은 자세로 봉사하고 헌신하겠습니다.

5. 현재 사법부는 재판지연 등으로 인한 신뢰 상실의 문제를 비롯하여 사법의 본질적 기능이 저하되고 있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연일 언론 등을 통하여도 그 심각한 상황이 보도되고 있기도 합니다. 제가 대법원장으로 임명된다면 모든 역량을 바쳐 재판지연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함으로써 국민과 재판당사자가 조속히 평온한 원래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상고심 역시 대법관을 8명 이상 증원하는 방식 등으로 충실하면서도 신속한 심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제도 개선을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6. 아울러 제가 대법원장으로 임명된다면 재판과 사법의 독립을 수호하라는 국민과 역사의 준엄한 명령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고 사법부 구성원 전체를 통합하여 개개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소수자를 보호하며, 진실과 자유에 봉사하는 사법부의 책무를 당당하고 소신 있게 이어갈 수 있는 조직문화를 실현하겠습니다.

7. 현재 사법부는 35년 만의 대법원장 공백 사태로 여러 주요한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법부가 공백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전원합의체 재판, 대법관 제청, 헌법재판관 지명, 각종 사법행정과 법관인사 등 중요한 국가 기능의 마비 사태가 우려됩니다. 부디 후보자에게 대법원장 직위의 공백을 메우고 사심 없이 국가와 사회 그리고 법원을 위하여 봉직할 기회를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8.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그동안 후보자가 법관으로 걸어온 삶의 궤적과 여러 활동을 종합적이고 전체적으로 평가하여 주시기를 조심스럽게 희망하면서, 국민 여러분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 10. 5.
대법원장 후보자 이균용


 

태그:#이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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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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