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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충남 보령시 독산해수욕장. 여행객들이 바다에서 해루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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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에서 해루질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조례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해루질은 얕은 바다에서 수산물을 채취하는 것을 뜻한다.

앞서 서해안 일대의 어촌은 해루질로 몸살을 앓아왔다. 10여 년 전부터 바닷가에서 채집을 즐기는 레저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지역 어민과의 크고 작은 마찰도 증가하고 있다.

생계 수단인 어족자원을 보호하려는 어민들의 입장에선 해루질을 하는 여행객들이 전혀 반갑지가 않다고 호소했다. 이들의 해루질이 '적정 수준'을 넘어 어족자원을 파괴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어패류 채취, 법적으로 문제 없어서..."

지난 11일 서해안에 위치한 보령시 독산해수욕장을 찾았다. 이른 아침부터 꽤 많은 여행객들이 해루질을 하고 있었다. 이들이 주로 채취하는 것은 개조개와 맛조개 등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여행객은 "맛(조개)을 잡으러 왔는데 확실히 예전보다는 양이 많이 줄었다. 씨가 말라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보령시와 어민들은 "해루질은 뜰채나 모종삽과 같은 작은 도구로 소량을 채취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어업과는 구분된다"고 강조했다. 채집이 금지된 기간이 아닐 경우 혹은 어업 허가 구역이 아닌 이상, 작은 도구로 소량의 어패류를 채취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하지만 해루질에 대한 어민들의 시선은 곱지가 않다.

보령시의 한 어촌계 관계자는 "여행객들은 단순히 해루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남김없이 다 캐가는 것이 문제다. 그 때문에 어족자원이 씨가 마르고 있다"며 "어린 조개의 경우 성체로 자랄 수 있도록 놔두어야 하는데 그것조차도 모조리 잡아간다. 어민들의 피해가 크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독산 해수욕장 어촌계는 자구책으로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경계 근무까지 서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바닷가 모래사장에 말뚝을 박아 어업 관리 구역 표시를 하기 위해 측량까지 마친 상태이다. 마을 어촌계의 피해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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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 기간인 지난 11일. 독산 해수욕장 해루질을 하고 있는 여행객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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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산해수욕장 인근 어촌계 관계자는 "한 7~8년전 쯤부터 해루질을 오는 사람들이 늘었다. 마을 주민들과 싸움이 자주 일어나기도 한다"며 "여행객들이 해루질을 빙자해 바지락과 해삼을 다 잡아간다. 채집량도 만만치가 않다. 피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1년에 20회 이상 바지락을 채취하는데, 최근에는 바지락 채취도 7회 정도로 줄었다. 요즘 같은 산란기에는 바다에 들어가면 안 된다. 바지락 포자(알)가 물 위를 떠다니는데 사람이 돌아다니며 밟으면 모두 죽어버린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종패(종자가 되는 패류)를 3000만 원어치 심었다. 1년에 1억 2천만 원의 수익을 올려야 하지만 최근 수익은 4~5천만 원 수준이다"라고 토로했다.

충남도 "해루질 갈등 해결 위한 조례 준비 중"

보령시 관계자는 "비어업자도 포획이나 채취가 가능한 것이 해루질의 개념이다. 다만 적당한 도구가 아니거나 작은 크기, 어업시기가 아닐 경우 채집이 제한 될 수 있다. 이외에는 채취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라며 "문제는 어촌계 (어업)면허 허가 구역을 침범해 어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보령시와 충남도 차원에서도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해양수산부에서 각 광역 시도에 맞는 조례를 자율적으로 제정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했다"며 "충남도에서도 관련 조례를 제정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어민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해 분쟁을 방지하고, 어족자원을 보호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조례를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도의회 의원 발의 형태로 해루질 관련 조례를 준비하고 있다. 도에서도 의원발의안을 가지고 의견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라며 "총선 이후 조례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