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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대지의 미소라면 봄나물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매년 봄이 되면 꽃보다 먼저 봄나물이 계절을 알린다. 시장에는 봄나물들이 한겨울부터 넘쳐 난다. 그러나 진정한 봄나물은 제철에 직접 들로 나가 뜯어야 제 맛이 난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 주변 곳곳이 봄나물 천지다. 종류도 다양한데 쑥, 냉이, 달래, 돌나물, 씀바귀, 고들빼기에 두릅까지 있다. 며칠 전부터 짬이 날 때마다 사무실 주변을 돌며 쑥과 냉이, 달래를 캤다. 조금 있으면 돌나물과 다른 것들도 내 손을 거쳐 밥상에 오를 것이다. 기왕에 이야기가 나온 김에 봄나물의 효능과 조리법을 알아보자.

▲ 메마른 대지를 뚫고 고개를 내민 쑥
ⓒ 송봉근
우선 쑥은 식물 중 가장 생명력이 강해 히로시마 원폭 후에도 살아남은 식물로 유명하다. 쑥은 어디에나 있고 내 사무실 주변에도 많다. 요즘 퇴근시간에 잠시 짬을 내서 채취하여 저녁 국거리로 이용한다. 조금 더 자라면 대량으로 채취해서 쑥떡을 만들 생각이다.

쑥은 강력한 지혈작용과 모세혈관을 강화 효능이 있어 혈액순환에 좋다. 성미는 따듯하며, 쓰고 매워 몸이 찬 소음인에게 특히 좋다. 그러나 약간의 독성이 있으므로 수분부족으로 열이 나는 사람과 진액이 부족한 사람, 과다 출혈을 한 사람은 피해야 한다.

쑥의 한약재명은 애엽이고 동의보감에는 의초(醫草)라 불린다고 쓰여 있다. 쑥은 쑥떡, 쑥국, 쑥버무리 등으로 쓰이고 한의에서는 뜸의 재료로 많이 쓴다.

▲ 곱게 다듬은 냉이
ⓒ 송봉근
냉이는 춘곤증을 치료하는 봄나물의 대표다. 무기질과 단백질이 풍부하고 위장을 씻어준다 해서 '청장초'라고도 한다. 사진은 사무실 주변 화단에서 채취한 냉이를 다듬어 놓은 것이다.

냉이는 눈을 밝게 하고 간을 이롭게 한다. 한약재명은 제채(薺菜)이다. 냉이는 경기에 좋고 속을 편하게 하고 오장에 이롭다. 또한 혈액순환, 안질, 이질, 지혈, 이뇨, 해열, 고혈압, 부종, 간질환 등에 사용한다.

동의보감에 냉이(제채 薺菜)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간기를 잘 통하게 하고 속을 고르게 하며 오장을 편안하게 한다고 나와 있다. 냉이는 오래 끓일수록 향이 짙어진다. 향긋한 냉잇국으로 봄을 음미해 보면 어떨까?

▲ 막 캐낸 달래
ⓒ 송봉근
달래는 백합과 다년초로 소산이라 한다. 비타민 C와 칼슘이 풍부하며 파와 마늘과 달리 알칼리성 식품이다. 사무실 주변 비탈에 많은 달래가 자란다. 매년 조금씩 채취하곤 했는데 생각난 김에 채취했다.

달래는 빈혈과 간장에 좋고 한방에서는 자궁출혈, 월경불순 및 보혈제로 쓴다. 민간에서는 정력증강제, 강장제, 편도선, 타박상, 뱀이나 독충에 물린 데 사용한다. 특히 부신피질호르몬의 분비와 조절에 관여하므로 피부를 곱고 건강하게 한다. 요리할 때는 비타민 C를 파괴하지 않도록 열을 피하고 식초를 쳐서 먹으면 좋다.

▲ 간장질환에 좋은 돌나물
ⓒ 송봉근
돌나물은 간에 좋은 나물이다. 간염 치료에 주로 쓰며 타박상, 해독제로도 쓴다. 또한 청열해독, 살균, 소염작용과 아울러 항바이러스, 항암 보조 치료제로 활용한다. 이뇨, 이담, 소황, 소석작용이 있어 담즙 분비 장애, 황달, 담석증, 담낭염, 부종 등 간장 질환에 많이 활용된다.

아직 충분히 자라지 않아 채취는 뒤로 미루었다. 어릴 적 봄이면 밥상엔 늘 봄나물 김치가 올라오곤 했다. 요즘에는 초장에 무친 나물로 많이 먹는다. 주의할 점은 조리할 때 많이 주무르면 풋내가 난다.

온 대지가 생기를 얻고 산천초목이 제각기 살아 있음을 뽐내는 계절이 바로 봄이다. 음양으로 구분하면 식물은 음이고 동물은 양이기 때문에 봄에는 양기가 많아지므로 음에 속하는 식물이 생기를 얻는다. 반면에 양에 속하는 동물들은 나른함과 피곤함으로 인해 춘곤증을 느끼게 된다.

이때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것이 바로 봄나물이다. 대기의 양기를 한껏 머금어 음 기운을 발산하며 솟아나는 새싹을 섭취하면 피로와 춘곤증은 스스로 멀어지고 활력이 새록새록 솟을 것이다. 잠시 짬을 내서 봄나물 나들이를 할 것을 권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원자력문화재단 Atomania 웹진에도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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