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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배가 왜 이리 많이 나오셨어요? 임신이라도 하셨나?"
"배라뇨? 인격이죠, 인격."
"인격이요? 예전에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안 그래요. 배가 나왔다는 건 비만이라는 증거고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라고 그러잖아요."
"저는 배 나와서 불편한 게 하나도 없는데요? 불편함 없이 살면 되는 거죠 뭐."
"지금부터라도 운동하고 관리하면 배 들어가게 할 수 있어요."


얼마 전 한 지인과 나눈 대화이다.

배를 집어넣으려고 시도를 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실천을 해본 적도 없다.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내일부터 하자' 아니면 '이번 주까지만 먹고 다음 주부터는 운동도 하고 먹는 것도 조절하면 되지' 하면서 계속 미루어 왔다. 그러니 배가 들어갈 턱이 있나!

뱃살은 안 빠지고 헬스기구만 쌓이네

▲ 뱃살을 빼기 위해 구입한 운동기구들. 하지만 구입한 지 일주일도 안돼 관심에서 멀어진다. 왼쪽은 초기에 구입한 운동기구로 아예 차 트렁크 안에서 나뒹굴고 있고, 오른쪽 운동기구는 집 안에서 할 수 있다는 말에 혹해서 샀다가 지금은 한쪽 구석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 김동이
문제는 항상 결심만 한다는 점이다.

마음먹고 운동기구 사들였지만 결국 작심삼일로 끝나 혹자는 차라리 돈을 들여서 해보라고 권유하기도 한다. 이 말은 헬스클럽에 등록을 하고 운동을 시작하라는 말이다. 그런데 말을 듣고 헬스클럽에 등록을 해도 한 달이면 두세 번밖에 나가지 않아 돈만 버리는 경우가 되기 일쑤다. 그래서 차라리 헬스클럽 등록비로 운동기구를 사는 편이 나을 것 같아 TV홈쇼핑을 보고 운동기구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바닥에 엎드려 앞뒤로 왔다갔다하며 전신을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슬라이드(예전에 '날씬한 몸매를 원하십니까'라며 광고했던 헬스기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를 시작으로 기구 위에 올라가 좌우로 왔다갔다하면서 운동할 수 있다는 ○○슬랜더(이건 'TV를 보면서 방 안에서 쉽게 할 수 있습니다'라고 광고해 엄청난 매출을 기록했다)를 비롯해 최근에 구입까지 했다가 반품한 기구에 올라서만 있으면 기계의 떨림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다이어트가 된다는 헬스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이러한 헬스기구들도 사들인 뒤 며칠만 열심히 하다가 결국 집안 인테리어 장식품이 되고 말았다. 아니, 어디 둘 데가 없어 집 안에 방치시켜 놨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이러다 보니 뱃살이 빠지기는커녕 더 불어나지 않는 걸 오히려 다행으로 알아야 한다. 상황이 이러한데 지금도 결심만 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지금도 속으로는 '정말로 여름휴가 갔다 오면 그때부터 헬스클럽 등록해서 열심히 다녀야지'하고 또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반드시 비만 탈출 아니 질병 탈출을 위해 다짐을 행동으로 옮길 참이다.

신랑감을 고르는 기준

어느 날 웹쇼핑을 하다가 한 유머사이트에서 '신세대 여자들의 신랑감 선정 기준'에 대해서 본 적이 있다. 아직 미혼인 나로서는 아무리 유머라고는 하지만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 유머를 관심 갖고 읽어 보았다.

'신세대 여성들이 신랑감을 고르는 데 있어서의 조건

1. 머리칼 없는 것은 용서해도 머리에 든 것 없는 남자는 용서 못 한다.
2. 과거 있는 남자는 용서해도 미래 없는 남자는 용서할 수 없다.
3. 숏다리는 용서해도 배 나온 남자는 용서 못 한다.
4. 플레이보이는 용서해도 마마보이는 용서할 수 없다.
5. 귀 뚫은 남자는 용서해도 귀가 꽉 막힌 남자는 용서 못한다


이 중에 3번 항목 '숏다리는 용서해도 배 나온 남자는 용서 못 한다'는 내용이 마음속에 팍~ 다가왔다. 심지어 유머에도 배 나온 남자가 등장한다.

이제 배가 나왔다는 것은 더는 인격이 아닌 질병이요, 신랑감 자격도 못 되는 약점이 돼 버린 것이다.

이제는 만병의 근원이 되어 버린 비만.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이 복부비만이다. 이렇게 글까지 써가면서 공개적으로 밝힌 이상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운동을 해서 복부비만이라는 질병에서 벗어나야겠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운동을 시작하면서 변화되는 내 모습에 대해 글을 통해 공개하고 싶다. '비만 탈출, 마침내 정상인이 되다'라는 제목으로….

덧붙이는 글 | <'비만=질병'이라고?> 응모글


태그:#뱃살빼기, #다이어트, #운동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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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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