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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참 모순이다. 어떻게 비정부기구를 표방하면서 정부 기관의 부지를 사용한단 말일까? 비정부기구란 말 그대로 정부기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조직이 아닌가 말이다. 그러나 현하의 비정부기구는 정부로부터 예산도 배정받고 각종 지원도 받는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조직인 시민단체가 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으면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이야기는 일견 맞는 말이다. 반면에 어차피 시민들을 위한 기구라면 시민들이 낸 세금의 일부를 사용해도 괜찮다는 의견도 있다. 솔직히 어떤 의견이 꼭 맞다는 정답은 없다. 단지 그걸 바라보는 시각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어쨌든 세간의 논란을 뒤로하고 지난 10월 11에서 13일까지 열린 2007 부산 NGO대회는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이번 NGO대회의 취지는 비정부기구의 활동을 일반 시민과 청소년들에게 알리고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었다. 본 행사는 부산시청 야외광장과 연산동 지하철역 등에서 열렸다. 
  
내사랑부산운동추진협의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일반 시민 등 3만 여 명이 참가했다. ‘행복한 부산·행복한 시민'을 주제로 거리음악회, 학술포럼, 글짓기·및 그림그리기, NGO문화한마당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3일간 펼쳐졌던 것이다. 
 


개막식은 11일 오후 6시 부산시청 야외광장에서 부산지역 기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그리고 120여개 지역 시민단체들이 야외광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각 단체의 홍보물을 배부하고 상담활동을 펼쳤다. 또, 12일 오후2시30분 시청 국제회의실에서는 ‘살맛나는 지역 만들기를 위한 부산의 전략과 실천방안’이라는 주제의 학술포럼도 열렸다. 
 


참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같은 공간에서 부산의 발전이라는 주제로 모여 축제를 연다는 것이 참으로 생소했다. 예전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 아니었는가? 결국 시민단체를 하나로 모은 것은 순수한 의지와 열정이었을 것이다. 부산지역의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서로를 이해하면서 부산사랑으로 역량을 모으자는 순수함이었을 것이다. 
 


앞으로 비정부기구와 정부기구들도 상생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다. 정부기구가 나서지 못하는 일, 정부기구가 미처 챙기지 못하는 일을 비정부기구가 해결하고 그런 NGO를 정부가 보호해주고 지원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2007 부산 NGO대회는 그런 가능성을 보여준 아름다운 축제였다

덧붙이는 글 | 퓨포터에도 보냄


태그:#비정부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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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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