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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2008 2월22일상' 수상자로 강기희 김종성 모종혁 서부원 손현희 안병기 안소민 양형석 엄두영 이윤기 조수영 등 총 11명의 시민기자를 선정했습니다. 2월22일상은 한 해 동안 꾸준히 좋은 기사를 쓴 시민기자들에게 드리는 상입니다.

시상식은 2008년 1월11일 오후 4시 <오마이뉴스> 상암동 사무실에서 치러집니다. <2월22일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0만원씩을 드립니다. 이 자리에서는 <2007 올해의 뉴스게릴라상>과 <2007 특별상>, 시민기자 명예의 전당, 제2회 대학생 기자상 시상식도 함께 열립니다. 수상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인사를 드립니다. [편집자말]
"글 쓰다 책상에서 엎어져 죽는 게 소원입니다"
[2008 2월 22일상] 한 줄 글로 세상을 바꾼다, 강기희 기자


강기희 시민기자
 강기희 시민기자
ⓒ 강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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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희 시민기자의  이름에는 여러 가지 수식이 붙는다.

제일 먼저 소설가, 그 다음에는 '도암댐 해체를 통한 범국민 동강 살리기 운동본부' 상임 대표, '의정비 인상저지 정선군민 긴급행동', '동강살리기 운동본부' 상임대표, <정선문화연대> 상임대표까지. 그런데 하나 같이 월급 한푼 안 나오는 자리들이다.

"어떤 분이 그러더군요. 강기희씨는 남들이 하기 싫은 일에만 나선다고. 좋은 일이야 나 말고도 나서는 사람이 줄을 서지만 권력자와 맞서는 이런 일은 안 그렇잖아요? 그게 병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전화를 했더니 지금도 막 정선 군의회 앞에서 '정선군의회 의정비 인상 저지'를 위한 천막농성을 하고 오는 길이란다. 비록 월급 한푼 나오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지라도 그는 앞으로도 '남들 하기 싫은 일'만 할 거라고 한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게 '자랑스럽다'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글 쓰다 책상에서 엎어져 죽는 것, 그것이 강기희 기자의 소원이다. 자신의 묘비명에 '글만 쓰다 죽은 놈'이라고 새겨 달라는 그에게 글쓰기는 삶의 '전부'다. 글을 통해 세상과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지난 1년간 동강 르포부터 나만의 자녀교육법, 여행기, 아들에게 주는 편지까지 총 146편의 기사를 썼다.

<개 같은 인생들> <동강에는 쉬리가 있다> 등 이미 여러 권의 소설책을 낸 강기희 기자는 앞으로는 인물이 등장하는 소설을 쓸 계획이다.

"글 소재를 만났을 때 밀려왔던 흥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필생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한번 써볼 생각입니다."

그가 살아가는 동안 가장 지키고 싶은 가치는 뭘까? 역시나 '정직'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한 줄의 글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좋아해요. 세상을 뒤집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죠."

☞ 동강, 그렇게 외면하다 끝내 죽여버려라
☞ "차라리 탄광에서 석탄캘 때가 나았지"

어렵고 따분한 정치외교도 설명하기 나름
[2008 2월 22일상] 친절하고 배려 깊은 역사 가이드 김종성 기자


김종성 시민기자
 김종성 시민기자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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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정세. 내 나라 정치도 잘 모르겠는데 동북아라니 생각만 해도 머리가 저려온다.

하지만 김종성 시민기자가 쓰는 국제 정치 기사는 다르다. 해박한 학문적 지식과 탄탄한 역사의식이 바탕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2004년 8월 2일인가 3일경에 <오마이뉴스>에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8월 4일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서 고구려사를 삭제했죠. 그 바람에 제 전공 분야인 한중관계를 바탕으로 기사를 쓸 수 있었죠. 가입하고 근 20일 동안 60건 정도의 역사 혹은 동아시아 관련 기사를 썼습니다."

김종성 기자가 직접 뽑은 자신의 베스트 기사는 <백두산이 중화명산이라고?> <중 외교부 홈피서 한국사 삭제된 이유> <당나라의 고구려 침공에서 배운다> <독도 무대응이 상책인가?> <조선 선교사 토마스는 침략자로 죽었다> 등이다. 민감한 동아시아 역사 문제를 다룬 만큼 독자 반응 역시도 뜨거웠다.

그는 야스쿠니신사 참배, 독도, 교과서 왜곡, 일본군 위안부, 대만 문제 등 사안이 생길 때 마다 독자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기사를 시의적절하게 써왔다. 국제 문제에 대해 그는 주체적인 시각을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미국의 영향력 하에 있기 때문에 자신의 과거 역사마저도 '서양의 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서양인들이 편집해 주는 자료에 기초해서 서양인들이 내린 결론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우리는 결국 로봇이나 다름없는 존재일 것입니다. 세계화 시대에 한국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의 기사가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는 이유도 김종성 기자만의 시각이 뚜렷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2004년 8월부터 지금까지 3년 4개월 동안 그가 써낸 기사는 520건에 달한다. 아무리 관련 학문을 연구하는 대학원생이라 할지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새해에는 새로운 분야에도 관심을 돌릴 예정이라고 한다.

"새해 봄부터는 중국 학술기관에서 연구하는 것과 별도로 특히 중국 및 동아시아 경제의 구도에 관한 유익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계속 해서 제 자신을 훈련하려고 합니다."

☞ 온달이 아차산에서 죽은 이유
☞ 진짜로 내시가 왕권을 위협했을까?

"중국에서 취재하기? 용감해질 수밖에 없어요"
[2008 2월22일상] 13억 '중국'의 이면 고발한 모종혁 기자


"개인적인 신분 보장과 안전에 위험이 있긴 하지만 앞으로도 중국의 소수민족 문제와 사회병폐, 역사왜곡, 지역문화풍습 등을 깊이 있게 조명할 생각입니다."

중국 사천의 성도에 살고 있는 모종혁 시민기자. 그는 <오마이뉴스> 해외통신원이다. 12년째 중국에 거주하며 개인 사업과 언론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그는 자타공인 오마이뉴스 대표 '중국통'.

언론의 자유가 없는 중국에서 외국인, 더구나 민간인의 신분으로 취재 활동을 하기는 쉽지 않다. 중국 정부의 간섭과 통제 때문. 하지만 모종혁 기자의 기사는 놀라울 정도로 용감하다. 지난 5월부터 4편에 나눠 내보낸 '싼샤댐 르포'가 좋은 예다. 이 르포에서 모종혁 기자는 중국 정부가 금기시하는 싼샤댐 문제를 신랄하게 파고들었다.

"싼샤댐은 제가 거주하는 지역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양쯔강 일대의 중국 전 성과 시, 크게는 동중국해 연안 국가와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치는 문제입니다. 싼샤댐 르포에서 중국 내에서 싼샤댐을 반대한 지식인과 전문가의 육성을 공개했고 댐 건설로 생겨난 이주민과 수몰 지역 주민들의 고단한 삶을 살펴보았습니다." 

싼샤댐 기사는 이명박 당선자의 한반도 운하 공약과 대비되면서 독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인간의 탐욕이 큰 재앙이 되어 다시 인간에게 돌아온다는 그의 경고에 독자들은 싼샤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모종혁 기자가 이렇게 중국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비판하는 것은 바로 중국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는 드러나 있는 중국보다는 현상 뒤에 숨어있는 본질과 원인을 파헤치는 데 중점을 두려고 한다. 2008 2월 22일 상 수상 소식에 그는 독자들에게 아직도 못 다한 말이 너무 많다고 했다.

"13억 인구가 토해내는 다양한 생활과 문화의 다이내믹한 이야기는 아직도 끝이 없습니다. 단순히 현지 언론을 취합해 쓰는 해외 리포트가 아닌 현장 취재에서 얻어지는 내용과 경험을 담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 썩어들어가는 양쯔강, 우려가 현실로
☞ 축첩 광풍, 중국 대륙이 멍든다

'그렇고 그런' 교사, 글쓰기로 거듭나다
[2008 2월 22일상] 안타까운 교육 현실 고발한 서부원 기자


서부원 시민기자
 서부원 시민기자
ⓒ 서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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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생활 5년차이던 지난 2002년, 저에게는 참 힘든 해였습니다. 다부진 포부와 각오로 교사 생활을 시작했지만 학교 현장을 변화 시키기는커녕 조직에 주눅든 채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그렇고 그런' 교사가 되어 가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투철한 시대정신으로 미래의 주역을 키워내야 할 학교. 하지만 우리의 학교 대부분은 철옹성처럼 굳게 닫혀 있다. 아무리 커다란 포부와 의욕을 갖고 시작해도 몇 년 못가 초심을 잃어버리게 되는 안타까운 현실. 서부원 기자는 그런 현실이 외로웠다.

"그 외로움을 어떻게 하면 넘어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지요. 몇 명이든 제 글을 읽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공감보다는 위안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스스로를 위안하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그의 기사에는 세상을 향한 외침이 담겨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 그와 함께 호흡하는 제자에 대한 사랑이 있다. <무더운 여름철 학교 교실은 여전히 19세기> <고3은 명문대, 중3은 특목고를 향하여> <제자의 일요병을 치료해 줄 수 없습니다>에는 그의 제자 사랑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명문대와 특목고에 진학하는 우등생 제자보다는 조금은 부족하지만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가지고 성실하는 노력하는 학생을 더 아끼고 사랑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서부원 기자가 학교만 아는 사람은 아니다. 그에게 여행은 또 다른 행복을 가져다 주는 에너지 충전소다. 고등학생 때부터 땡땡이(?)를 쳐가며 쌓은 내공이 적지 않다는 그의 여행 편력은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화려하다. 한 달에 한번 정도 중고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답사여행가이드 역할까지 하고 있다니 아마추어의 경지를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수상 소식을 전하니 기쁘고 고맙지만 상값(?)에 대한 두려움도 없지 않단다. 그리고 대학 다닐 적 사귀었다는 당찬 여자친구(지금의 아내는 아님)에게 들은 '멋진'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 '삐딱한' 제자가 내 스승이 될 줄이야!
☞ '수표 빤스' '화투 빤스'... 마트엔 없지?


태그:#2008 2월 22일상, #강기희, #김종성, #모종혁, #서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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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줌마가 앞치마를 입고 주방에서 바라 본 '오늘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 손엔 뒤집게를 한 손엔 마우스를. 도마위에 올려진 오늘의 '사는 이야기'를 아줌마 솜씨로 조리고 튀기고 볶아서 들려주는 아줌마 시민기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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