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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들불처럼 번지던 티베트의 독립요구 시위가 결국 중국 당국의 무력 진압으로 인해 유혈사태로 비화됐다.

 

이에 따라 에베레스트 정상에 성화를 밝혀 전세계에 티베트 지배를 공고화하려던 중국 정부가 오히려 스포츠를 통한 국제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했다는 손가락질을 당할 처지가 됐다.

 

티베트인들이 중국의 지배에 항거해 봉기한 지 49년이 된 지난 10일 시작된 티베트인들의 시위는 티베트 수도인 라싸는 물론 달라이 라마가 망명 정부를 세운 인도와 인근 네팔 등지로 퍼져 나갔다.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1951년 군사력을 동원해 티베트를 장악한 뒤 57년간 종교와 문화를 탄압해온 중국의 이중성을 전세계에 알리겠다는 것이 이번 시위에 나선 티베트인들의 계획.

 

이런 티베트인들의 시위가 장기화하고 티베트 외에 독립을 주장하는 다른 소수민족들의 동요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혈 사태를 부른 중국의 무력 진압은 티베트를 포함한 소수 민족들의 독립 시위를 격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중국이 무력진압에 나서자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받는 달라이 라마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달라이 라마는 성명을 통해 "티베트 주민들의 뿌리깊은 분노의 표현"이라면서 "중국 정부는 들끓는 오랜 분노를 대화를 통해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서방 국가들의 시각도 우려 일색이다.

 

미국은 국무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티베트에서 발생한 시위사태에 대해 중국에 자제력 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백악관도 나서 중국이 달라이 라마와 대회에 나서라고 권유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도 무력진압에 대한 강력한 비난과 함께 중국정부의 자제와 인권 존중을 요청했다.

 

결국 우려했던 대로 중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소수민족을 유혈 탄압한 최초의 국가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또 경제적으로 성장했지만 인권 측면에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비아냥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파리 소재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의 발라리 니케 이사는 AFP통신에 "2001년 중국이 올림픽을 유치할 당시 우리는 중국이 이룩한 경제 기적 등 긍정적인 측면에 집중했지만, 중국은 전세계가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원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국제앰네스티(AI)의 중국담당 연구원인 코린나-바바라 프란시스는 "올림픽이 중국 국민들에게 분노만 자극했다"며 "중국 국민들은 시민들을 제대로 대접하지도 않으면서 올림픽을 통해 대접받으려 하는 정부의 태도에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meolak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티베트 시위 사망자 10명으로 늘어"

(베이징=연합뉴스) 티베트(시짱자치구) 수도 라싸(拉薩)에서 발생한 시위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7명에서 10명으로 늘어났다고 신화통신이 티베트 자치정부의 발표를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티베트 자치정부는 "희생들은 모두 일반 시민이며, 이들은 불에 타 숨졌다"고 밝혔다.

 

희생자 중에는 2명의 호텔 종업원과 2명의 상점 주인이 포함돼 있다고 정부 관리는 전했다.

 

중국 경찰은 라싸 시위현장에서 3명의 일본 여행객을 포함해 580명 이상의 시민을 구조해 낸 것으로 알려졌다.

 

ksi@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태그:#티베트, #유혈진압, #베이징올림픽, #달라이 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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