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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망울을 간직하고 있는 하얀 목련이 금방이라도 활찍 기지개를 켤 것 같습니다.
▲ 목련 꽃망울을 간직하고 있는 하얀 목련이 금방이라도 활찍 기지개를 켤 것 같습니다.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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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목련이 금방이라도 꽃 봉우리를 터뜨릴 기세다. 겨우내 수줍은 듯 이파리 하나 내놓지 않던 목련이 완연한 봄을 맞이해 꽃 봉우리 기지개를 활짝 켤 상태다. 지난 해 꽃을 피운 이후 거의 1년 만에 피워내는 셈이다. 나무와 뿌리는 늘 그 자리에 있었건만 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사람들 눈길이 다시금 쏠리고 있다.

모든 것들은 만사의 때와 기한이 있다. 봄날에 피는 꽃들의 기한이 그렇고, 동물과 사람의 태와 자궁도 그렇다. 자연에서 정한 순리와 기한은 그래서 더욱더 귀한 법이다. 그 때와 기한을 함부로 바꾸려 하거나 인간 마음대로 조작하려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피조세계의 때와 기한은 조물주가 필요해서 자연세계에 허락한 날들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봄날의 때나 자연계의 순리를 어지럽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스스로 조물주가 되려는 자와 같다. 그는 기독교에서 흔히 말하는 창조주의 질서 위에 군림하려는 자이기 때문이다. 그런 자는 만사의 때와 기한을 제 힘과 제 권력으로 뒤집어엎으려는 포악무도한 폭력배와 같다. 그렇게 하고서도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 잠잠하던 돌들이 소리칠 것이다. 아니 자연계가 나서서 화를 불러 모을 것이다.

교회 앞에 봄을 알리는 하얀 목련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 목련 교회 앞에 봄을 알리는 하얀 목련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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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3일은 한국교회가 부활절로 기념하는 날이다. 부활절이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으셔서 무덤에 묻힌 지 3일 만에 다시 살아나신 날을 기념하는 절기다. 기독교에서는 가장 큰 축제의 절기요 의미심장한 날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다면 기독교도 존재할 수 없는 까닭이다.

그런데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조차도 의아해 하는 게 있다. 왜 하필 예수 그리스도가 3일 만에 다시 살아나셨는지, 하루나 이틀 혹은 4일이나 10일 만에 다시 살아날 수는 없었는지 의문을 품는다. 더욱이 한 달 가량이나 40일가량을 무덤 속에 시체로 있다가 다시 살아도 좋지 않았겠는가? 하는 의구심들이다.

그에 대해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그 3일간의 기간은 하나님의 뜻에 의해 계획된 일로 공감한다. 그 까닭에 피조물인 인간으로서 그 3일에 대해 논의하는 것조차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 3일간의 기간이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죽음을 알리는 데에 충분한 기간이며, 동시에 세상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에 완전히 동의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임을 믿고 있다.

더욱이 성경의 한 장인 베드로전서 3장 19절에서도 그 3일간에 대해서 밝혀놓고 있다. 그 기간 동안 예수 그리스도께서 옥에 있는 영들에게 친히 당신의 복음전파사역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체가 된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깨트리고 부활한 3일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에게나, 세상 사람들에게나, 심지어 옥에 있는 영들에게까지 의미심장한 기간이 아닐 수 없다.

그와 같이 하나님께서 정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3일간의 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조물인 인간 마음대로 그 기간을 앞당기거나 뒤로 물리려 한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인간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한 자는 자연의 순리를 따라 꽃피우려는 봄철의 목련을 짓밟으려는 자와 같지 않겠는가? 이는 동물과 사람이 생명을 잉태하는 그 기간까지도 인위적으로 조장하고 전복시키려 하는 자와 같은 것이다.

아무쪼록 목련꽃이 피어오르는 부활절에 기독교인들이 참된 생각을 견지하며 살았으면 한다. 모든 만사의 때와 기한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거나 짓밟으려 하지 말고, 그저 물 흐르듯 자연스레 흘러가도록 내어 맡겼으면 좋겠다. 더욱이 국민성공시대를 불러온다는 명목으로 자연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는 자가 있다면, 그야말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기간이 왜 3일인지를 더욱 깊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그것이 과연 자연생태계 내부에나, 자연생태계 외부와 인간의 삶에나, 그리고 영들의 세계에까지 좋은 일인지 깊이있게 숙고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태그:#하얀 목련, #부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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