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사색적인 작업
.. 내게 인화란 사색적인 작업이다 .. 《필립 퍼키스/박태희 옮김-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눈빛,2005) 93쪽
사진 일을 하는 분들은 ‘인화(印畵)’와 ‘현상(現像)’이라는 말을 씁니다. 이와 같은 낱말은 전문 낱말이니 그대로 써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필름 찾기’와 ‘사진 찾기’로, 또는 ‘필름 만들기’와 ‘사진 만들기’로 풀어내 주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 사색적(思索的) : 사색을 많이 하거나 좋아하는
│ - 사색적 분위기 / 사색적 인간형 / 사색적인 사람
├ 사색(思索) : 어떤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짐
│ - 사색의 계절 / 사색에 잠기다 / 사색을 즐기다
│
├ 사색적인 작업이다
│→ 생각을 하는 일이다
│→ 생각을 즐기는 일이다
│→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일이다
│→ 깊은 생각을 해 보는 일이다
│→ 깊이 생각하게 해 주는 일이다
└ …
깊이 생각하는 일을 한자말로 적으면 ‘思索’입니다. 우리 말로 적으면 ‘깊은생각’이고요. ‘깊은생각’은 아직 한 낱말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짧은생각-깊은생각-너른생각-좁은생각-밝은생각-궂긴생각’ 들처럼 새롭게 우리 말을 빚어내 보아도 좋으리라 봅니다.
┌ 사색의 계절 → 생각하는 철
├ 사색에 잠기다 → 생각에 잠기다
└ 사색을 즐기다 → 생각을 즐기다
먼저 ‘사색’을 털어내 보면, 이 낱말에 ‘-적’을 붙인 여러 가지 말도 술술 풀립니다. “생각에 잠긴 분위기”, “생각 깊은 사람 모습”, “생각 깊은 사람”쯤으로.
ㄴ. 사색적인 채
.. 난 여전히 외골수였고 도전적이었으며 사색적인 체했다 .. 《김유미-내 안의 야생공원》(신구문화사,1999) 70쪽
‘도전적(挑戰的)이었으며’는 ‘당찼으며’나 ‘야무졌으며’로 손봅니다. ‘여전(如前)히’는 ‘언제나처럼’이나 ‘늘’로 다듬고요.
┌ 사색적인 체
│
│→ 생각 많은 체
│→ 생각 깊은 체
└ …
생각, 생각입니다. 우리들은 생각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생각이 많은 사람이 멋있어 보이거나, 생각이 깊은 사람이 대단해 보이는지 모릅니다만, 그래서 생각이 적은 사람은 어설퍼 보이거나, 생각이 얕은 사람은 모자라 보이는지 모릅니다만, 우리들은 크건 작건 많건 적건 깊건 얕건 생각을 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도 우리 말로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양사람들은 서양말로 생각을 키웁니다. 그러할 테지요. 독일사람은 독일말로 생각합니다. 영국사람은 영국말로 생각합니다. 벨기에사람은 네덜란드말이나 프랑스말로 생각합니다. 헝가리사람은 헝가리말(마쟈르말)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들 한국사람은 한국말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설픈 중국말에다가 일본말과 미국말이 섞갈린 채로 생각을 합니다. 아니, 어쩌면 아무 생각이 없이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 생각있다 / 생각없다
└ 생각깊다 / 생각얕다
생각하는 우리 모습을 이 모습 그대로 낱말에 담아내면 어떨까 헤아려 봅니다. 생각을 하고 있으니 ‘생각있다’로, 생각을 안 하며 살아가니 ‘생각없다’로 적어 주면서. 생각을 깊이 하면서 살아가니 ‘생각깊다’로,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너무 얕아서 ‘생각얕다’로 적어 보는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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