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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중고교에서 교사들이 전공하지 않은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이른바 상치교사 관행이 여전한 것을 나타났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이에 대해 "정규수업의 질적 향상은 공교육의 출발이라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하지만 울산교육청 등 교육계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전교조 울산지부가 울산시교육청이 최근 교육위원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울산지역 중등교원의 5.5%인 296명의 교사가 상치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는 139명 고등학교 157명이었다.

하지만 이 숫치는 중학교의 경우 전체 61개 학교중 44개 학교만 제출된 자료라 실제로 울산지역 전 학교를 조사하면 훨씬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전교조 분석에 따르면 고등학교의 경우 사회(윤리 지리)관련교과의 상치교사가 18%로 가장 많았으며, 정보컴퓨터(18%) 논리학(13%) 과학(9%)의 순이었다. 울산전교조는 "일부 학교에서는 국어도 다른 과목의 교사가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학교의 경우 한문(50%)이 가장 많았으며 기술(9%) 도덕(9%) 정보(8%)의 순이었다.

 

전교조 분석 결과 울산 S여고는 국어과목을 윤리와 일반사회 한문교사들이 지도하고 있고, B고 등은 도덕 한문교사가 일어 지도를 하고 있었다.

 

또 H고의 경우 지리과목을 물리교사와 윤리교사가, 일반사회교사가 역사 과목을 지도하고, B고의 경우 윤리전공 교사가 아예 없어 역사교사가 도덕 교과를 지도하고 있었다. 또 J고의 경우 경제과목을 역사와 지리교사가 나눠서 지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지역 중학교의 경우 고교보다 더 심각했다. M중학교는 과학교사가 체육지도를, K중학교는 음악교사가 체육지도를, E중은 수학교사가 미술지도를. N중은 체육교사가 미술지도를, K중학교 등은 한문교사가 국어수업을 하고 있었다.

 

이외 K중학교 외 일부 학교는 미술교사가 도덕수업, 영어교사가 도덕수업, 체육교사가 도덕수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교조는 밝혔다.

 

울산전교조 권정오 정책실장은 "교과별로는 고등학교의 경우 사회과목의 경우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 고교의 경우 지리교사가 근현대사를 수업하고 있으며 물리교사가 지리를 가르치는 학교도 있었다"고 했다.

 

또 "국사교사가 도덕을 가르치는 등 교사들이 전공하지 않은 과목을 소위 유사 교과라는 관행으로 수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권 실장은 말했다.

 

특히 일부 고등학교의 경우 과목은 개설돼 있으나 전공교사 없이 교사들간의 수업시수 조정과목으로 전락한 과목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H고의 경우 논리학이라는 과목을 영어 한문 기술 미술 음악 지리교사들이 나눠서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교조는 밝혔다. 또 동구 N고의 경우 철학과목을 체육 화학 기술 가정 국어 일어 교사 등이 나눠서 수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정오 실장은 "진로와 직업 등의 과목이 이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며 "중학교 한문교과의 경우 국어교사가 많았지만 기술 도덕 특수교사가 한문을 가르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전교조는 상치교사의 근본적 원인은 교원정원부족으로 인한 수업시수 증가가 핵심요인으로 보고 있다. 증등교원의 절대적 부족으로 모든 교사들의 수업시수가 갑자기 증가함에 따라 일정시간 이상의 수업은 수업시수가 낮은 다른 과목의 교사들이 담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

 

이러한 양상은 신설학교와 소규모 중학교 등에서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인문계고교 수능과목의 상치교사 또한 심각한 문제로 전교조는 지적했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울산교육청은 정규수업 내실화에 대한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보충수업 자율학습 사설 모의고사 등만 양적으로 확대하는 정책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는 실정을 잘 모르는 학부모들을 현혹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교육감이 3년 정도의 장기적 계획으로 교원정원의 100%를 확보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예산타령에서 벗어나 전일제 시간강사 등을 채용을 통해 가장 시급한 문제인 상치교사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교자율화 정책에 따른 보충수업의 무분별한 확대는 정규수업의 부실로 이어지고 있음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상치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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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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